■왜 깨끗한 목(농)장이어야 하나? 성 경 일 교수 <강원대 동물자원과학대학> 가. 머리말 우유소비 촉진을 위하여 년간 1,500억원이라는 홍보비를 투자하고 있으나 우유소비는 매년 감소하고 있다. 우유소비가 감소하는 원인으로 여러 가지를 열거할 수 있겠으나, 최근 급변하는 사회환경 속에서 소비자들의 환경과 축산물에 대한 인식이 크게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축산물에 대한 위생과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의 소비패턴 조사결과(2005)에 의하면 소비자들은 농산물을 구입할 때 가격보다는 품질이나 안전성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특히, 2004년 12월 서울우유 통계자료에 따르면 전체 목장의 평균세균수가 16,000/ml, 체세포수가 245,000/ml로 고품질의 우유생산을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뉴질랜드에서 생산된 분유로 만든 아기분유를 소비자가 선호하는 것은 그 나라의 푸른 초지위의 목장전경을 그림으로 보고(이미지) 우유의 질을 평가한다고 보고하고 있다(이광용, 낙농유우협회). 즉, 소비자들은 착유와 관련된 위생기준이나 우유의 질이 우리보다 낮아도 목장의 아름다운 외부환경 앞에서는 관대해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국낙농육우협회와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전국 1,000여명의 낙농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상에서 응답농가의 40%정도가 분뇨문제로 주변으로부터 항의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대답하고 있다(이종순, 농민신문). 주된 이유로는 하천오염, 악취, 해충, 지하수 오염 등의 순이었다. 우리와 축산사정이 비슷한 일본의 경우 분뇨에 따른 주위의 불만 등의 문제는 일본에서 동일하여 1973년 11,676건을 정점으로 1999년에는 2,588건으로 1994년 이후부터는 이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축종별로는 젖소(33.5%), 돼지(31.8%), 닭(20.0%), 육우(11.8%)였으며, 내용별로 보면 악취 61.1%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수질오염(37.9%), 충해발생(10.9%)순 이었다(일본 농림수산성, 1999). 따라서 소비자들의 축산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부정적이어서 축산분뇨를 환경오염의 주범(원흉)으로 여기고 있을 정도이다. 이상에서 서술한 내용은 1)목(농)장의 외부환경개선과 2)축산분뇨의 효율적 처리 및 활용의 2가지로 요약되며, 이를 통하여 목(농)장에 대한 소비자의 축산에 대한 이미지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목표의식은 “깨끗한 목장 가꾸기 운동” 추진계획(농림부 축산경영과, 2005. 5)의 추진 배경에서도 소비자들의 환경과 축산물 위생,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증대로 낙농가들의 환경 및 위생관리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서술하고 있다. 또한 젖소농가의 사육환경 개선을 통해 원유의 품질 및 위생수준을 향상시키고, 악취방지법 등 환경규제에 따른 대응 노력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 축산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축산에 대한 소비자의 이미지(사회적 인식)를 바뀌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문제의식을 정확히 파악하고 대응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며, 그 해답중의 하나가 “아름다운/깨끗한 목장 만들기”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축산농가는 쿼터량, 악취방지법, 의무자조금 등 제도적, 법적 규제가 많아 경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려운 축산경영 속에서도 그래도 깨끗한 목장을 가꾸는데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 이유는 소비자의 목장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잘못된 인식을 바꾸지 않는 한 축산물의 소비 증가는 기대할 수 없으며 이것은 축산문제의 악순환을 초래할 뿐이기 때문이다. 나. 깨끗한 목장 가꾸기 운동의 최종 목적 소비자의 축산에 대한 이미지 개선이 이 운동의 당면 목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운동의 기본적인 시각은 생산자와 소비자, 축산과 환경 그리고 인간과 동물이 상호 공존하는 공생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깨끗한 목장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부각시켜 안정적인 축산업의 전개를 도모하며, 최종적으로는 지역의 활성화로 연계되도록 하는 것이 이 운동의 목적이며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다. 소비자의 축산에 대한 이미지향상 방안 소비자의 축산에 대한 이미지향상 방안은 다음과 5가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1) 기술적 부분 2) 경제적 부분 3) 정책적 부분 4) 사회, 문화적 부분 5) 외형적ㆍ정신적 부분이다. 본고에서는 이 운동의 취지에 가장 가까운 “사회, 문화적인 부분” 과 “외형적, 정신적 부분”을 중심으로 서술하고자 한다. 1. 사회적, 문화적 부분 축산분뇨가 환경오염원(악취, 수질 및 토양오염 등)아니라 중요한 자원이라는 인식이 요구된다. 친환경 농산물, 더 나아가서는 유기농산물은 유기질비료 자원인 축산분뇨 없이는 생산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축산분뇨는 공해물질이 아니라 적절한 처리와 토양으로의 환원을 통하여 물질순환농업의 기본이 된다는 것을 소비자에게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즉, 축산농가와 경종농가 또는 임업농가 등의 타산업과 상호연계를 통하여 친환경 농림축산물 이 생산되는 시스템을 갖추므로서 축산에 대한 올바른 사회적 인식을 제고할 수 있다. 또한 축산은 먹거리를 제공하는 단순한 산업이 아니라 우리 인간의 의식과 문화를 바꾸는 관념적인 사고까지 영향을 준다. 그러므로 축산을 기술적인 관점(자연과학적 사고)에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인문ㆍ사회과학적인 관점을 접목시키므로서 소비자가 축산을 지켜주고 발전시켜주는 견인차 역할을 하도록 “축산을 문화로 인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2. 외형적ㆍ정신적 부분 축산농가는 지저분하고 불결하며 주위 환경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소비자의 인식이다. 이러한 부정적인 인식은 대부분 외형적으로 보이는 것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축산농가의 이러한 외형적 모습은 소비자의 뇌리에 새겨져 정신적으로도 축산을 보는 시각이 여유롭거나 풍요로운 것이 아니라 피곤하고 지쳐 보이는 이미지로 보여지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부정적인 모습을 극복하려는 노력의 시작이 깨끗한 목장 가꾸기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라. 깨끗한 목장 가꾸기 운동의 접근방법 이 운동이 축산농가에 보다 효율적으로 보급되고 인식되기 위해서는 접근 방법이 단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목장경영 내에서 시간적, 경제적 부담이 적으면서 쉽게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기적으로 이 운동은 축산농가 입장에서는 시간과 노력이 일방적으로 투자되어야 하는 상황이므로 보다 장기적인 안목을 바라보는 축산농가의 의식 전환이 중요하다. 동시에 지역의 특성(농가의 특성, 지리적, 농업적 특성 등)을 정확히 파악하여 지역산업과 유기적인 연계가 되도록 해야 한다. 앞에서 서술한 “소비자의 축산에 대한 이미지향상 방안”의 사회적, 문화적인 부분과 외형적, 정신적 부분 이라고 할지라도 너무 이상적인 목장을 추구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여 정확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목표가 설정되고 단계적이고 점진적인 접근 방법을 통하여 이 운동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면 목표달성은 물론 파급효과도 아주 커질 것으로 사료된다. 이러한 목표위에 정부 및 관련기관은 행정적, 재정적 지원책을 강구하여 이 운동의 목적이 달성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마. 기축분뇨의 효율적 처리 및 이용 1. 분뇨처리시설 축산농가의 분뇨처리시설(퇴비화, 저장액비화 시설)의 설치여부와 운영이 잘 되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또한 분뇨처리시설의 처리용량이 적절한지 등에 대한 점검이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2. 처리된 분뇨의 이용방안 적절한 방법으로 처리된 기축분뇨(유기질 비료)는 자가 이용 형태로 축산농가의 초지나 사료포 등에 환원할 수 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내의 논농사, 원예 채소 등의 경종농가 또는 임업농가 등과 연계하여 공급할 수 있는 상호 유통체계를 갖추는 것이 축산의 이미지개선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축산농가로부터 처리된 축산분뇨가 경종농가(임업농가)에 공급되는 것은 토양의 물리화학적 성질의 개선, 화학비료 사용감소, 양질의 농산물 생산 등의 효과를 발휘한다. 특히 상호연대를 통하여 농가의 입장을 서로 이해하게 되므로서 좋은 이웃을 만들게 되고 지역사회에서 물질순환 농업으로 발전, 지역 활성화에 기여하게 되는 효과를 유도할 수 있다. 3. 가축분뇨의 유효활용을 통한 지역농업 활성화 시스템 구축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분뇨처리 관련 업무(축산농가 조직, 퇴비생산 등)는 시군의 축협, 농협이 중심이 되고, 경종농가, 친환경 농업 추진협의회 및 시민(소비자)과의 교류 등 상호유기적인 체계를 구축한다. 4. 퇴비화시설 및 퇴비살포 축산농가 개인, 몇 개의 축산농가 공동 또는 조합법인이 퇴비화시설을 설치할 수 있다. 축산농가, 지역 또는 단체 등의 실정에 맞는 시설을 설치하되 우선은 기존시설의 보완, 이용하도록 하며, 새로운 투자는 최소한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퇴비 살포의 경우도 기존의 살포장비 또는 방법을 최대로 활용하도록 한다. 특히 지역내 청년회 등의 조직을 통하여 공동으로 살포하는 방안은 노동력 측면은 물론 지역내 구성원간의 상호 지원협조체계 구축 및 상호관심사의 이해폭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5. 가축분뇨(유기질비료)에 의한 농산물 생산 축산농가에서 생산된 유기질비료가 품목이 다양한 경종농가에서의 농산물생산을 위하여 활용되어 최종생산물이 나오도록 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가축분뇨가 배추생산, 감귤농장, 사과재배 및 호박 등을 생산하는데 이용되므로서 양질의 농산물 생산에 기여함은 물론 타 산업분야에는 축산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높이는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바. 환경미화운동 목장을 구성하는 요소는 아주 다양하며, 여기에는 목장간판, 목장 진입로, 집, 축사, 초지(사료작물) 및 시설/기계(사일로/농기계) 등을 열거할 수 있다. 그러나 축산농가 이러한 구성요소 전부를 깨끗하게 한다는 것은 어렵다. 따라서 각 구성요소 중 크게 노동력이나 경비를 투자하지 않고 환경미화를 할 수 있는 일부터 점진적으로 실시한다. 1. 목장진입로 및 간판 목장의 진입로를 정리 정돈하는 것만으로도 그 목장에 대한 첫인상은 달라지며, 여기에 작은 화단을 만들거나 화분 몇 개 정도만을 놓아도 이미지는 상당히 올라가게 된다. 우리나라 목장의 대부분의 경우 목장간판이 눈에 띄지 않거나, 색이 퇴색하여 보이지 않거나, 아직 간판조차도 없는 경우가 많다. 그림 2에서와 같이 목장의 얼굴인 간판에는 투자를 하라고 강력히 권유하고 싶다. 2. 목장주의 집 집은 가족의 생활 근거지이다. 그리고 많은 일가친척과 다양한 손님들이 찾아오는 곳이다. 따라서 외부인이 목장의 이미지를 가장 많이 체험(?)하고 가는 곳이기도 하다. 집에 초대되어 가보니 불쾌한 냄새가 나거나, 어수선한 분위기라면 목장의 이미지는 그것에 의하여 지배를 받게 된다. 따라서 집창문이나 현관입구 등에 작은 화분을 두거나, 집 앞마당에 꽃밭이 만드는 세심한 배려가 요구된다. 3. 축사/퇴비시설 축사는 외부와 내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축사외부 또는 퇴비장 주위에도 작은 꽃밭을 조성하며, 축사 창문 등에 화분을 걸두는 것만으로도 깨끗하고 이미지의 축사가 된다. 축사내부는 특히 환기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축사내에서 발생하는 악취를 최소한으로 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4. 기타 초지나 사료작물포의 경우 목초나 사료작물을 재배하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경관을 이룬다. 착유실의 청소, 시설장비의 정리정돈, 깨끗한 작업복이나 장화 등 세심한 것에 배려가 목장의 전체 이미지를 향상시킨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사. 맺음말 1. 깨끗한 목장 가꾸기 운동에 따른 파급효과 o 자연스럽게 농촌관광(green tourism)으로 연계되는 효과를 발휘한다 o 지역내 타산업과 연계되므로 지역사회와의 유대를 강화하는 기회가 된다 o 농촌의 경관을 유지하고 보호하는 기능을 하게 되므로 어메니티가 향상된다. o 친환경축산 직불제, 경관보전 직불제 및 조건불리지역 직불제로 자연스럽게 연계되므 로 소득창출의 효과를 얻게 된다 2. 깨끗한 목장 가꾸기 운동 성공을 위한 과제 o 농가중심의 자발적인 운동으로 전개하므로서 이 운동의 필요성(중요성)과 그 효과를 인식하게 한다 o 깨끗한 목장에 대한 우수사례를 선정, 시상하고 사례집을 발간하여 이 운동이 확산되 도록 한다. o 효율적이고 상호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하기 위하여 조합단위/지역단위 차원에서 이 운동을 전개하도록 한다 o 축산농가와 경종농가의 상호 공존을 위하여 조직체를 만드는 것이 요구된다 o 정부는 제도적, 법적, 정책적 지원책을 정비하고, 지원제도를 사례집발간시 소개한다. o 우리가 기마민족의 후예라고 하듯이 축산(목축)을 단순한 먹거리로 간주하지 말고 문화로 인식하고 재조명하는 작업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