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소모성질병에 따른 피해가 양돈업계의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선 농장에서는 여전히 전문가에 의한 현장진단 실시에 미온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돈농가 및 수의수의사들에 따르면 여전히 많은 농장들이 질병 또는 문제발생시 자가진단이나 단순 거검물 의뢰검사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자가진단의 위험성외에 가검물 검사를 통해 수의학적인 질병원인을 밝혀내더라도 농장시설이나 수질, 관리 등 각종 농장환경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근본적인 질병의 피해에서 벗어나기는 힘들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연구기관에 의뢰해서 얻어진 혈청검사 또는 가검물검사 결과만을 놓고 해당농장의 질병이나 피해의 원인을 단정지을수는 없을 뿐 만 아니라 잘못된 샘플의 검사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기 때문이다. 준동물병원의 김준영원장은 “PMWS로 50%이상 폐사 피해를 입은 한 농장의 경우 비육단계에 적용할 급수기를 사용하다보니 자돈이 물을 제대로 먹지 못한게 높은 폐사율의 원인이었다”며 “특이한 경우이긴 하지만 이처럼 현장진단이 아닌 실험실 결과에 의존하다 더 큰 피해를 입는 사례가 적지않다”고 전했다. 여기에 진단을 실시하는 농가라도 1회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 반면 폐사의 원인이 바뀌어가는 추세에서는 정확한 원인규명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도드람양돈조합의 정현규 상무는 “질병이 한참 진행돼 4~5개월 동안 30%이상 폐사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단한번 안받은 농장도 있다”며 “특히 폐사가 발생했을 때는 1~2주간격으로 지속적인 진단이 이뤄져야 제대로 문제의 원인을 파악할수 있을 것” 이라고 분석했다. 이에대해 업계관계자들은 “농장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진단은 기본”이라며 “하지만 끊임없는 개선 요구에도 불구하고 우리 양돈업계에서는 이러한 기본이 무시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따라서 평소는 아니더라도 폐사가 발생하거나 질병우려가 있을 경우 초기부터 농장전반에 대한 진단과 함께 자신의 농장 특성과 병력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는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대처해 나가는 게 질병피해 최소화는 물론 최종생산비도 낮출수 있는 방법이라고 당부하고 있다. 이일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