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21세기로 접어들면서 우리나라의 축산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날로 악화되어 가고 있다. 최근의 경영환경의 악화요인은 대체로 세가지로 요약해볼수 있을 것이다. 첫째 WTO체제하에서의 완전한 수입개방으로 국경을 초월한 경쟁이 본격화되고, 둘째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환율상승으로 축산물 소비둔화와 원가상승이라는 마이너스요인이 겹치게 되었다. 셋째 구제역 및 광우병파동등으로 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증대해 소비위축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이런 악조건을 극복하고 축산업을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개별농가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확고한 정책방향 제시와 농업인들의 조직적이고 쳬계적인 대응이 무엇보다도 절실하다. 농협은 협동조합 통합과정에서의 혼란과 상처를 하루빨리 가다듬고 우리나라 농업발전의 올바른 방향ㅇ르 제시하고 이끌어 나가는견인차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는 이런 문제의식하에 악화된 경영환경하에서의 우리나라 축산업의 발전방향에 관해 정리하고 축협과 농협중앙회가 이를 위해 어떤 조직과 기능을 가지면서 발전해 나아가야 할지 제시해 보고자 한다. 2. 완전개방시대의 축산업의 과제와 협동조합의 기능 WTO의 개방체제하에서 우리나라 축산업의 발전은 무엇보다도 수입축산물에 대한 경쟁의 여부에 달려 있다. 수입축산물에 대한 경쟁력은 장기적으로는 생산성제고에 의한 가격경쟁력의 확보에 달려 있지만 이는 생산기반의 정비등 상당한 시간을 요하는 것이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소비자들의 기호와 신뢰에 바탕을 둔 제품차별화의 유지 강화가 경쟁력확보에 필수적인 요건이 될 수 밖에 없다. (1)규모확대와 농협의 역할 ○규모확대의 당위성과 전망 생산성제고에 있어서 중요한 관건이 되는 것은 규모의 경제성을 실현하기 위한 규모확대이다. 규모의 경제성은 축산업에 있어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표1) 적어도 최소최적 규모를 실현할수 잇는 수준의 규모확대가 필요하다. 농업에 있어서의 규모확대는 일반적으로는 경지면적의 확대가 전제되는 것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영세한 경지규모와 농지유동성의 부족으로 규모확대에 큰 제약을 받아 왔다. 그러나 양돈, 양계등의 시설형 축산의 경우에는 규모에 대한 토지의 제약이 적어 자본집약적인 규모확대가 이루어져 왔으며 수입개방이 본격화와 더불어 사육규모의 확대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표2) 농촌경제연구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농어가수는 1995년의 1백67만호에서 2020년에는 50만호로 감소하고 전체농산물의 60%이상을 12만호의 전업농가가 생산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규모화에 대응한 협동조합의 역할 ▲안정적인 투자 연건의 조성 규모확대는 단순한 사육두수의 증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생산성 향상을 위한 설비투자가 뒷받침되어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축산물의 가격안정과 장기 저리의 자금조달원 확보등 안정적인 투자여건이 조성되어야 한다. ▲경영 컨설턴트 및 지도·교육의 강화 기업적 축산경영의 증가에 따라 영세농과는 다른 새로운 경영문제가 대두되게 될 것이다. 즉 농업은 기술과 자본 경영능력 및 마케팅능력이 보다 중요해지는 산업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농업분야에도 기업적 경영을 발전시킬 수 있는 과학적 경영 기법이 도입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경영분석 및 진단 등의 컨설턴트와 농업인에 대한 경영기술의 지도, 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 ▲경영리스크의 분산 규모 확대에 따른 리스크의 증가를 분산시키기 위해 작물공제, 가축공제 등 손해공제사업을 내실화하고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 농협의 공제사업은 생명공제(공제료 약 4조)가 대부분이며 손해공제는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공제료 약3백역원). 또한 방역치료비의 절감과 가축질병에 의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가축의료공제의 실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방역치료비는 특히 낙농, 양돈, 육계생산비에서 비교적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역조합으로서의 역할 강화와 대체품목 개발 축산의 기업농화의 심화와 영세농의 이·탈농 및 품목 전환등으로 인해 지역축협의 조직기반은 크게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지역축협은 지역협동조합으로서의 활로를 모색하는 한편 광역화된 사업연합회 등을 통해 품목별 전문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경쟁의 격화로 인해 효율성이 떨어지는 품목은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고 이에따라 농가의 생산품목도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협동조합은 각 지역 및 농가의 실정에 맞는 새로운 대체품목의 개발과 그 시장 개척 및 경영지도를 위해 기획 판매 및 지도기능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생산비 절감 및 환경 친화적 축산을 위한 협동조합의 역할 향후 우리나라 축산물의 생산에 있어서 가장 큰 과제로 대두되게 될 것은 무엇보다도 사료자원의 부족과 분뇨처리를 중심으로한 환경문제라 생각된다. 사료비는 축산물 생산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며, 환율상승과 광우병 파동으로 인해 가격상승이 전망되고 있어 생산비 절감노력에 큰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최근 축산분뇨의 비료로서의 재활용과 농업부산물의 사료로의 재활용이 유력한 해결방안으로 대두되고 있으나 아직 널리 보급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의 실현을 위해서는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대책과 농업인의 개별적 대응이 아닌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지역단위의 조직적 대응이 필요하다. 축산분뇨에 의해 생산된 액비 또는 퇴비와 농업부산물의 사료화에 의한 지역적 분업을 위해서는 협동조합이 퇴비의 생산 또는 품질유지를 담당하면서 농업부산물 또는 답리작 이용권과의 교환을 중개알선하는 세터로서의 역할을 맡는 것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유통체계의 확립과 협동조합의 역할 WTO체제로 외국농산물과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유통비용의 절감과 브랜드화 전략이 중시되고 있다. 또한 소득증가와 최근의 구제역, 광우병 등으로 인해 안전성과 고품질 간편성 등 이 소비자의 식품소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대두되게 되면서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유통체계의 개선이 시급해지고 있다. 협동조합은 일반적으로 유통과정에 개재하여 조합원의 경제적 편익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생산자 협동조합 뿐만 아니라 소비자 협동조합도 이런 유통체계 개선의 유력한 주역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농축산물 유통의 개혁과제고서는 다음 5가지가 제기되고 있다.1) 첫째 직거래의 확대에 의한 유통마진의 축소, 둘째 공영도매시장의 개혁, 셋째 산지유통의 혁신, 넷째 농축산물 물류 및 정보체계의 개선, 다섯째 농축산물 수급 및 가격안정. 여기서는 이중 협동조합의 직접적인 역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만 살펴 보기로 한다. ▲직거래의 체계적 확대 농산물 직거래는 "생산자가 도매시장이나 중간상인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거래방식"을 의미하나 일반적으로 생산자단체와 소비자단체가 직접 거래하는 것도 포함한다. 실물을 직접 확인한 후 거래하는 재래식 직거래는 유통단계를 단축시킬 수 있지만 거래단위의 대량화가 어려워 효율화가 어려운 문제점이 있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한 현대식 직거래는 통명거래를 전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물류센터와 같은 유통시설의 확충이 필요하다. 현대식 직거래를 위해서는 농산물의 표준규격화 브랜드화, 생산규모의 대량화, 콜드체인시스템 등 신선도를 유지할수 있는 유통체계의 확립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소비자 협동조합과의 연계를 통한 직거래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농축산물을 확보할 필요가 있어 타 조합과의 협동조합간 협동이 요구된다. ▲산지유통의 혁신과 농협의 시설투자 유통시장의 개방으로 선진화된 외국유통업체와 대자본이 농산물 유통에 진출함으로써 대형 소매기구 및 물류센터의 확산 등 새로운 농산물 유통경로가 형성되고 있다. 이로 인해 선별 포장 집출하 기능 등의 발전 정도에 따라 도매시장에서의 산지간 경쟁력이 결정되게 되어 산지유통은 더욱 중시되게 되었다. 이런 산지 유통시스템의 운영주체가 될 수 있는 것은 농·축협 밖에 없으며 이를 위한 시설투자가 필수적이다. 시설투자에 대한 채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주산 품목을 복수화하여 생산을 주년화 함으로써 가동율을 높이고 사업연합등을 통해 물량을 대량화할 필요가 있다. ▲가공사업의 재정비 가공사업은 1980년대 후반 농산물 수입개방이 본격화됨에 따라 정부가 그 대책의 일환으로 1990년부터 농산물가공사업에 대한 자금지원에 착수하면서 활성화되기 시작하였다. 농협 가공사업의 급성장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첫째로는 마케팅의 취약과 홍보부족으로 인한 판매장의 곤란이며, 둘째로는 무리한 시설투자에 의한 자금압박과 원료확보의 곤란 및 가동율의 저하 때문이다. 가공사업은 소비자의 욕구가 고도화됨에 따라 높은 부가가치를 실현할수 있는 성장사업부문이기는 하지만 규모의 경제실현과 판매력의 향상이성공의 관건이 되고 있으며 중앙회의 조정、보완기능 및 협동조합간 협동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제품차별화를 위한 브랜드화이 추진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제품차별화는 가격경쟁력이 취약한 우리나라 농업이 단기적으로 취할수 있는 가장 유력한 대응방안이다. 브랜드화는 이런 제품차별화를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과정이자 결과물이라고 할수 있다. 브랜드화를 위해서는 품질의 일관성, 가능한 광범위하게 인지되고 유통될수 있는 수량의 확보와 소비자에 대한 홍보전략등이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철저한 품질관리에 의해 품질의 일관성을 유지할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생산자를 조직해서 물량을 확보하고 철저한 선별과 표준규격화 작업을 조직·운여할수 있는 건실한 운영주체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농·축협은 작목반 영농조합법인등의 생산조직을 육성하고 지원해 나가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