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희권 수석부장<(주)하림> 육계를 온도, 습도, 환기가 자동조절되는 무창계사에서 3㎏까지 건강하게 사육해서 HACCP인증을 받고, 위생이 완벽한 가공공장에서 가슴살을 패션화된 포장 용기에 담아서 유명 백화점이나 할인점에서 만족한 가격에 구입하여 유비쿼터스가 갖춰진 아파트에서 전자오븐에 요리하여 고급스런 포도주를 곁들여서 귀한 손님과 맛있게 닭고기를 먹는다. 소비자들은 생산이력제가 완성되어 사육농가, 장소, 가공업체, 원산지를 먼저 확인하고 브랜드명을 보면서 선호하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위의 그림은 먼 훗날이 아닌 몇년후면 가능한 모습이다. 우리는 약 30년전에 어머니가 장에가서 병아리를 사다가 손수 집뒷뜰에서 키우고, 아버지가 잡아서 온가족이 모여 앉아 먹었던 닭고기의 맛을 잊을 수가 없다. 또한 10여년전에는 어머니의 손을 잡고 재래시장에 가서 살아있는 닭을 즉석에서 털 뽑아 잡은 닭으로 해주신 닭도리탕의 맛 또한 세계 제일이었고, 가장 신선한 닭고기로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신선한 닭고기의 평가 기준이 바뀌었다. 현대화된 계사에서 사육되고, 최첨단 가공라인에서 가공된 닭이 완벽한 콜드체인을 통하여 유통점에서 구입한 제품이 가장 맛있고, 신선하다는 것으로 통한다. 닭고기 소비 형태가 또한 많이 바뀌었다. 과거 한 마리의 통닭 중심의 유통에서 다리면 다리, 날개면 날개만 별도로 포장해서 판매되는 제품의 물량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굳이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예를 들지 않아도 내가 좋아하는 부위만 골라서 먹을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 닭고기 시장도 발전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현재 닭고기 유통형태를 보면 통닭 유통이 약 40%, 체인점을 통한 후라이드치킨이 약 30~35%, 다리, 날개, 가슴육 등 부분육이 약 20~25%를 차지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통닭보다는 부분육 유통이 급속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닭고기의 포장 유통 의무화 제도가 시행되면 생산이력제 시행이 가능하고 브랜드 닭고기가 시장을 석권할 것이다. 제조원과 판매원의 표시로 문제 발생시 추적이 용이하고, 선진국처럼 투명하고 위생적인 유통을 하여 소비자가 닭고기의 안전성을 믿게되어 소비량은 그만큼 확대된다. 또한 제조업체에서는 자기 회사 제품에 대한 브랜드를 만들어서 소비자의 인지도를 높일 것이고, 그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여 자사 제품의 판매량 신장을 위해 전력투구 할 것이다. 현재 닭고기를 원료로 하는 육가공 제품에는 치킨너겟, 치즈스틱 등 여러 종류의 제품들이 유통되고 있으며, 닭고기를 원료로한 햄과 소세지는 기존의 돼지고기를 주원료로 한 제품과 경쟁하여 맛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맞벌이 부부의 증가와 간편식품 선호 추세에 맞추어서 닭불갈비등 조리용기에 부어서 바로 요리해서 먹을 수 있는 제품들이 속속 개발되어 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면서 판매량이 급신장하고 있다. 21세기 사회의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우선 속도감이 있어야 한다. 닭고기 특성이 빠른 속도이다. 타축종보다 생산기간이 짧고(돼지는 사육기간이 150일이지만 닭은 35일이다) 생산비용도 가장 저렴하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우리나라 닭고기 산업은 돼지 등 타축종에 비해 늦게 신업화되었지만 사육기간이 짧아 자금회전율이 높고, 닭고기 소비량이 급격하게 증가하여 산업 발전 속도는 매우 빠르다. 앞으로 10년후에는 닭고기가 가장 많은 소비가 이뤄질 것이고, 모든 제품은 브랜드화되어 전문 매장 진열대에 나와 소비자를 기다리고, 닭고기 전문식당이 시내 곳곳에서 성업하여 년중 맛있는 닭고기를 즐기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