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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축협조직 어제와 오늘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5.09.29 12:5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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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협중앙회는 출범당시 축협의 경영은 협동조합이라는 특수성으로 일반기업과 뚜렷하게 구별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며 축협법 제1조에 명시된 ‘양축가의 자주적인 협동조직을 육성하여 축산업의 진흥과 그 구성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향상을 도모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을 기함’을 경영목적으로 정하고 있었다. 이 당시 축협경영의 특징은 ‘실비경영·비영리경영·최대봉사적 경영·민주적 경영·공개경영·종합경영·계통경영·계획경영의 용이성’으로 요약된다. 이 원칙은 축협중앙회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기 전까지 ‘축협인’의 사업에 임하는 기본정신으로 자리 잡았다.
설립당시 중앙회 사업의 요체인 지역조합을 전국적으로 갖추지 못했던 축협중앙회는 80년대 중반까지 협동조직의 기반 확충에 주력, 86년부터는 성장기에 접어든다. 이 때 축협중앙회는 축산물 가격안정과 유통개선, 축산자금 조성과 지원확대에 주력하면서 전업화되어 가는 축산업을 견인하는 역할을 본격적으로 수행한다.
축협중앙회는 83년 1월 개정 시행된 은행법에 따라 같은 해 12월 여의도에서 첫 신용사업을 시작했으며 일선축협은 6월11일 안양축협을 시작으로 상호금융업무를 취급하게 된다. 84년 시작된 소값 파동으로 85년, 87년까지 암송아지 가격이 20만원 수준에 불과하던 것을 적극적인 소 수매비축과 한우포장육 생산판매 등으로 소값 안정대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도 했다.
85년에는 가축시장 공정거래질서 확립 결의대회의 개최하고 축협업무 전산화 기본계획수립, 가축개량협의회를 발족했다. 한우 후대검정사업에 착수한 것과 서산목장 한우개량 사업소 확대개편, 사료검사소를 신축 이전한 것도 이때이다. 또한 상호금융 1천억원 돌파 기록도 85년에 세웠다.
86년에는 갑류외국환업무를 취급하기 시작했으며 안동·횡성배합사료공장을 준공했다. 서울공판장 준공이전도 같은 해 있었다.
87년에는 축산종합연수원을 개원하고 종돈사업소를 새롭게 준공했다. 88년에는 축산경영시범사육장을 개설하고 가축시장 일원화 대책협의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89년에는 식육유통센터를 목포축협에서 최초로 준공했으며, 조합장 직선제 실시에 따라 청주축협에서 최초로 선출직 조합장이 탄생했다. 상호금융 1조원 시대를 열며 성내동으로 중앙회 신청사를 마련해 이전하기도 했다.
90년대의 축협중앙회는 도약기로 기억된다. 협동조직의 민주화가 정착되고 수입쇠고기 불매운동을 비롯한 수입개방 대응, 중앙집권적 관리방식을 사업별로 분권화해 다수인 관리체제로 전환하면서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해 간 것도 이 시기이다.
90년에는 전국축협조합장협의회 발족과 중앙회 최초 민선회장 선출, 국제 통상협력대책실 설치 운영, 중앙회 예수금 4천억원 돌파, 양돈·양계 계열화사업협의회 개최 등이 기억된다. 91년 창립10주년을 맞은 축협중앙회는 축산유통과 축산무역을 설립했으며 덴마크와 육가공분야 기술협력을 체결하는등 세계 축산업계를 대상으로 한 활동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90년대 중반까지 우리나라 축산업의 중심조직으로 축산과 관련된 전 분야에서 기반구축과 사업약진을 보이던 축협중앙회는 90년대 후반 정부의 통폐합 작업이 추진되면서 조직 효율성을 도모하고 자체적인 구조조정을 전개하는등 양축농가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문성’있는 조직의 필요성을 역설했지만 결국 2000년 7월 농협중앙회와 통합되는 아픔을 겪게 된다. 통합농협의 축산경제부문으로 축소된 것.
통합농협이 출범하면서 축산경제부문은 부실사업·한계사업장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한동안 통합 휴유증에 시달리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강력한 리더십과 조직원들의 단합으로 통합 1기를 마친 2004년에는 통합농협 내부에서 경제사업 모델로 칭찬받는 조직으로 거듭 태어나는 성과를 거두었다. 올해는 명실상부한 자립경영기반 구축으로 안팎에서 인정받는 축산업 중심 조직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특히 축산경제부문은 축산경영 전기업화 시대를 맞아 일선축협과 상생하면서 양축농가가 생산한 축산물을 팔아주는 기능 확대와 함께 경영역량도 더욱 전문화시켜 나간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축산농가는 전기업화를 통해 갈수록 줄어들고 축산물 생산액을 늘어나는 상황에서 일선축협과 농협 축산경제도 현장에 걸 맞는 전문성을 확보해 실질적으로 축산업 발전을 견인하는 조직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축협중앙회 출범 당시 1백개(지역 92·업종 8)였던 일선축협은 85년 1백51개(지역 1백37·업종 14), 88년 1백61개(지역 1백44·업종 17), 90년 1백67개(지역 1백44·업종 23)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농·축협중앙회를 통합한 2000년에는 1백93개 축협이 전국에 있었다.
그러나 농·축협중앙회 출범 이후 일시에 적립해야 했던 각종 충당금과 새롭게 적용된 기준, 과거 정책사업 대행 등으로 인해 안고 있었던 부실 등은 일선축협의 생존을 크게 위협했다.
결국 일선축협은 통합 원년 제정된 ‘농협구조개선법’에 따라 강제합병등 구조조정을 통해 2003년말 1백57개로, 2005년 현재 1백49개까지 줄어들었다. 통합농협에서 44개 축협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축협 관계자들은 앞으로 10년, 20년 후 양축농가는 정예화된 전문경영인 시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기업화된 축산농가가 우리나라 전체 축산물 생산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에 따라 축협 조직도 더욱 전문성을 확보해 전기업화된 조합원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조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결과적으로 앞으로 축협 조직은 기존의 개량·컨설팅 기능은 더욱 확대하면서 유통분야에 역량을 집중, 우리나라 육류 유통시장 장악력을 높여나가 양축조합원에게 실익을 주는 조직으로 변화해 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물론 이에 대한 전제조건으로 지금도 추진되고 있는 공동브랜드 사업등 규모의 경쟁력 확보와 사업 전문성 확대가 축협 조직의 지향점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신정훈 jhshin@chuksa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