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번 국감은 예상대로 쌀 국감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여야의원 모두가 쌀에 매달렸다. 이러다보니 축산은 아예 뒷전일 수 밖에. 그러나 이처럼 축산의 이슈가 없었던 것은 축산정책이 잘 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강기갑의원, 홍문표의원, 김낙성의원, 조일현의원, 신중식의원 등은 축산분야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건설적인 정책대안을 내놔 그나마 축산인들에게 희망을 줬다. 특히 홍문표의원은 축산업이 쌀 생산 규모를 앞지른 만큼 축산업에 대한 더 많은 투자와 정책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축산 부국론을 펼쳐 축산인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홍 의원은 이 같은 주장을 농림부 감사에서 뿐만 아니라 농촌진흥청과 마지막 종합감사에서도 반복적으로 펼쳐 축산업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김낙성의원도 방역에 관심을 갖고, 민간방역 인력 활용과 방역 예산의 효율적인 투자를 통한 소 부루세라병, 돼지 소모성질병과 같은 만성적으로 양축농가를 골병들게 하는 질병을 근절시켜야 함을 강조함으로써 가뭄에 단비와도 같은 지적이었다는 평가를 축산업계로부터 받고 있다. 농지법개정을 발의해 놓고 있는 조일현의원은 마지막 종합감사에서 축산인들의 한을 풀어주는 농지에서의 축사 신축 문제를 거론하자 역시 조의원이었다는 주위의 평가다. 뿐만 아니라 강기갑의원은 농업·농촌·농민의 현장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함으로써 역시 농민운동가다운 모습을 보였다는데 이견을 다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강의원은 외로이 특히 농협을 향해 신·경분리를 통한 개혁을 촉구했으나 왠지 힘이 달려보였다. 이처럼 올 국정감사는 축산분야만 볼 때 의원들의 관심과 사랑이 빈약해 보이기는 했으나 오히려 한건주의 폭로성이 없었던 것이 더 나았다는 게 일반적인 중론이기도 하다. 그도 그럴것이 예년의 경우를 보면 확실한 근거도 없이 폭로위주의 감사로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와 감사무용론까지 제기되기도 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의 국정감사는 대체적으로 차분한 가운데 정책감사 위주였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로 이영호의원은 ‘농어촌 영·유아보육시설의 효율적 운영방안’과 ‘고령사회 한국의 농어촌 노인보호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고 ‘미곡종합처리장의 정책 및 운영실태 조사분석’ 등 3권의 정책자료집을 내놔 사안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의 대안까지도 제시하는 등 정책감사의 전형을 보여줬다. 역시 농업·농촌·농민 문제에 대해서는 여야가 따로 없음이 올 국정감사에서도 확인됐다. 김영란 yrkim@chuksan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