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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사업이원화 통합 약속 위반”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5.10.24 12: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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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축산사업 창구일원화 문제가 한 치의 진전도 없는 가운데 최근 이의 조속한 시정을 바라는 일선축협 조합장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농협 내 축산사업 일원화문제는 2000년 7월 농·축협중앙회 통합이후 축협조합장들이 줄기차게 건의해온 사안으로서 일선축협의 최대현안이다.
일선축협이 축산사업의 창구를 축협으로 일원화해달라는 것은 단위농협이 사료구매 등 각종 축산사업에 참여함으로써 계통조직간 갈등이 야기되고 시장질서가 문란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료의 경우 거의 대부분의 단위농협이 참여해 계통조직이 생산한 사료가 동일지역 내에서 서로 다른 가격으로 공급되는 등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축산물의 경우에도 일부지역에 국한된 것이긴 하지만 구 축협시절부터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으며 한우고급육 생산 사업에 나서 브랜드 쇠고기의 성가를 높이고 있는 축협의 인근 단위농협이 타지에서까지 마구잡이로 수집한 한우를 대도시로 공급하는 등 고급육사업에 역행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선축협은 통합이후 줄곧 이러한 문제를 거론하며 시정을 요구했지만 그때마다 농협중앙회는 ‘검토하겠다’는 긍정적인 답변만 내놓았을 뿐 가시적 조치는 전혀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축산사업 창구일원화 문제가 한 치의 진전도 없는 상황에서 일선축협의 불만은 조직적인 반발차원으로 발전하고 있다. 축협조합장들 사이에서 농·축협 통합당시 각기 전문성을 살리며 시너지효과를 거양하자던 말은 결국 통합을 유인하기 위한 구호에 불과했음이 드러난 만큼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강경론이 힘을 얻고 있다.
일선축협의 이러한 분위기는 지난 14일 강원도 홍천에서 있었던 축산발전협의회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시도협의회장단과 중앙회 이사조합장, 품목축협조합장협의회장들이 멤버인 이날 회의에서 조합장들은 “지난 5년간의 건의가 묵살당하고, 시너지효과니 전문성보장이니 하는 약속들이 거짓으로 드러났는데도 조합장들이 손 놓고 있어야 하느냐”는 등 거친 말들을 쏟아냈다.
일부 조합장들은 특히 “조합장 대표들로 구성된 축산발전협의회가 축협의 최대 현안을 해결할 수 없다면 존속할 이유가 없다”며 집행부와 중앙회 축산경제부문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축협조합장들의 격앙된 감정은 지난 11일 농업경영인출신 조합장모임에서 더욱 극명히 드러났다. 이날 모임에서는 “지난 5년간 검토만 하고 있는 중앙회에 더 이상 기대할게 없는 만큼 일선축협의 사활을 걸고 천막농성이라도 해야 한다”는 얘기들이 마구 쏟아졌다. 집행부가 축산발전협의회에 건의하는 등 적극 나서기로 해 다소 누그러졌지만 이날 모임의 분위기는 이 문제가 연내 해결이 안 될 경우 전국축협이 천막농성에 나서야 한다는 강경론이 주조를 이뤘다.
중앙회가 물량이 얼마 되지도 않는 단위농협의 사료공급을 업적평가점수로 인정하고, 교통정리를 요구하는 축협의 요구에 조합을 강제할 수 없다는 식의 태도를 취하는 걸 볼 때 축산사업 일원화와 관련한 농협의 의지는 없다는게 축협조합장들의 인식이란 점에서 일선축협의 반발은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일부 조합장들은 농협사료도 일반사료처럼 1군1대리점 체제를 도입, 해당지역의 축협에만 대리점자격을 주어야 한다며 이것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일선축협은 컨소시엄구성을 통한 주문사료 생산 등 비상한 자구책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인식을 내비치고 있어 농협 내 축산사업 창구일원화 논란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신정훈 jhshin@chuksa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