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계자조금 대의원선거 첫날인 지난 24일 투표마감이 임박한 오후 6시경. 충북과 전북지역 16개선거구 가운데 충주 한지역만을 제외한 15개 선거구의 투표율이 대의원 당선요건인 50%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되면서 어둠이 짙던 육계의무자조활동자금공동준비위원회 관계자들의 얼굴에 점차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 첫날 높은 투표율을 기록, 이번 선거에 바람몰이의 주인공이 되줄 것으로 믿어왔던 전북지역 마저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전망이 이어지면서 잔뜩 긴장해 있던 준비위 관계자들은 “어려운 첫발을 내딪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일부 선거구에서 차량을 동원한 '투표인 모시기' 작전(?)까지 전개된 뒤에야 간신히 미달사태를 피할 수 있었다는데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만큼 이번 대의원 선거를 통해 육계자조금 사업에 대한 육계인들의 부정적 시각과 무관심이 적지않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는 투표소에서 만난 육계인들에게서도 여실히 느낄수 있었다. 지난 24일 청주·청원지역 투표소인 양계협회 충북도지회사무실. 오후 2시경 이미 투표율 50%를 넘기며 2명의 대의원선출을 확정한 이지역 육계인들은 투표를 끝낸뒤 삼삼오여 모여 자조금사업에 대한 기대와 우려로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었다. 이중 한 농가가 “계열사가 주도하고 있는 국내 육계시장하에서 농가에게 돌아 올 실익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개운치 않은 모습을 보이자 다들 공감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익산·군산 선거구 투표소가 마련된 익산군산축협 제일지점에서 만난 토종닭농가도 “자조금 사업은 반드시 실시돼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계열화업체의 들러리를 설수는 없지 않느냐는 분위기도 팽배하다”고 전했다. 익산의 한 육계농가는 “아예 관심도 없는 농가들도 상당수”라며 “일부에서는 ‘농가 피를 빨아먹는 짓을 왜 하려고 하느냐’며 자조금자체에 강한 거부감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반응에 투표독려차 전북의 한 투표소를 찾은 계열화업체 임원은 “국내 육계산업의 활로인 자조금사업이 마치 일부 집단만을 위한 것인냥 비하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 모두 자조금사업에 대한 홍보와 이해부족, 그리고 계열화업체와 농가간 깊은 불신의 골이 자조금 사업 출범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데는 이의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계업계에서는 투표 참여 농가 대부분이 자조금사업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26일 현재 축종 가운데 처음으로 사육두수가 아닌 농가의 투표참여율만으로 대의원 선출 요건을 갖출 가능성도 높다는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에 자조금 사업을 육계업계 대화합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자조금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와 함께 계열업체와 농가 상호간 불신해소를 위한 대승적 차원의 노력이 전개돼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일호·이희영 ■현장서 만난 사람 “대의원은 공인으로서 역할 다해야” 지난 24일 청주 오창지역 선거구에서 대의원으로 선출된 이준동 대한양계협회 충북도지회장. 그는 육계자조금이 육계농가들에게 실익을 제공하기 위한 대의원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강조했다. 이 지회장은 육계자조금 준비과정에서 불거진 계열업체들과 농가간 문제점들이 아직도 꺼지지 않은 불씨로 남아 있음을 지적, 시행과정에서 합리적인 방법을 모색해 계열업체와 농가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에 선출된 육계자조금 대의원들은 육계인들을 대표하는 공인의 위치에서 희생과 봉사정신으로 역할을 다해야 할 것임을 거듭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