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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에 축사진입 환경침해 우려 씻었다”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5.11.07 11: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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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현장에서 가축분뇨처리 문제는 어렵지만 반드시 해결해야할 숙제다. 그런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축산인들은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는 해답을 쉽게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수원축협과 학계전문가들의 일본 분뇨처리현장 시찰도 분뇨처리이 해답을 찾기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4박5일동안 일본의 가축분뇨처리 현장을 살피고 온 정찬길 축산경제연구원장과 우용식 수원축협조합의 대담을 통해 가축분뇨처리 문제에 대한 해법은 무엇인지 들어봤다.<편집자>

▲우용식=가축분뇨 처리는 축산농가들의 한결같은 고민거리다. 수원축협에서는 이같은 축산농가들의 고민거리를 적극 해결하기 위해 일본의 분뇨처리현황을 살피고 왔다. 특히 개별농가의 분뇨처리와 함께 친환경 농축산업을 위한 집단적 분뇨처리 방법을 찾기위해 일본의 분뇨처리 현장을 유심히 둘러봤다.
▲정찬길=이번 일본의 분뇨처리 현장 시찰을 통해 철저한 가축분뇨처리를 통한 친환경 축산은 더 이상 환경침해산업이 아님을 확인하고 왔다. 현재 일본에서는 축산경영체, 정부, 농가가 함께 우리 보다 총체적 종합적 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시찰 기간중 전통적인 방법으로 분뇨처리하는 낙농목장 2곳과 현대화된 낙농목장 분뇨처리장 2곳, 그리고 대규모 양돈장의 분뇨 처리 시설과 분뇨처리와 비료 생산을 유기적으로 생산하는 리사이클링 센타를 방문했다.
▲우용식=둘째날 방문한 동산양돈장의 경우 1만2천두의 처리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현재는 7천두를 사육하고 있다. 먼저 기억나는 것은 양돈장 주변에서 쉽게 맡을 수 있는 악취가 농장에 들어섰음에도 전혀 맡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또한, 분과 뇨를 고액분리해서 BOD 3만ppm에서 방류할 때는 BOD 9.5ppm, 농토에 살포할 때는 BOD 1천5백ppm까지 낮추고 있음을 인상깊게 봤다.
▲정찬길=고액분리와 발효, 퇴비처리를 하나의 통합적 시스템으로 연계되어 움직이고 있는 점이 주목됐다. 또한, 악취저감제 등 환경첨가제를 일체 사용하지 않고 있었고, 고액분리된 분과 뇨는 6개월 저장 후 방류하고 있었다. 방류되는 분과 뇨는 BOD 10ppm까지 낮춰져 있었고 식수처럼 투명하게 보였다. 이 조차도 강에다 방류하지 않고 산에 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용식=물론 우리나라도 비슷하게 분뇨를 처리하고 있는 농가들이 있다. 그러나 우리와 다른 것은 일본의 경우 처리방법이 우리보다 현대화되어 있고, 일본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첨가제(악취탈취제)를 많이 첨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수분과 퇴비를 짜서 분리 후 액비를 따로 저장을 하는 것이 위생적이고 과학적으로 보였다. 특히 마지막날 본 모찌기정 유기물 리사이클 센터의 경우, 산에서 채취한 가랑잎과 음식물찌꺼기에 분과 뇨를 비율에 맞춰 혼합해 유기질 비료를 생산해 농가에 100% 공급하는 시스템은 그야말로 자원순환형 농업의 표본으로서 우리에게 바로 적용해도 별 문제가 없을 정도로 완벽해 보였다.
▲정찬길=일본은 새로운 분뇨처리 시스템을 도입하는데 정부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의 낙농과 육우 목장이 인구밀집지역에서 지방의 넓은 지역으로 분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농장들이 우리나라와는 달리 대부분 넓은 목초지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자연스럽게 자원순환적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최근 현대적 시설을 도입한 목장은 악취는 물론 파리 등의 해충이 전혀 없다. 액비저장탱크와 천장이 있는 퇴비발효사 등 완벽한 시설에서 장기간 발효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장주 역시 기본적인 논리와 시스템을 잘 지켜주고 있다. 시설비 6억원 중 목장주 1억 부담하고 나머지 5억을 중앙 및 지방정부가 부담하고 있다. 그만큼 정부가 환경적인 측면에 관심이 많다.
우리나라는 초지를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가능한 지 고민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모찌기정 리사이클 센터는 주변에 5천 농가가 있고, 중산간지에 위치하고 있다. 낙엽잎, 축산분뇨, 5천 농가중 2천여농가에서 수집된 음식폐기물을 모아 유기질 비료를 만들어 농가에 환원하고 있다. 이를 방치하면 환경을 해치게 되지만. 이를 종합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해 자원으로 재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인 고액분리, 액비저장조, 발효저장조, 퇴비발효사, 냄새제거조 등 기본적 시스템은 같다. 지역에서 나는 폐기물을 섞어 폐기물 문제를 해결한다는 사실이 특이했다.
▲우용식=시설비로 60억이 투입됐다. 이것도 현에서 50% 보조했다고 한다. 폐기물을 재활용해 유기질비료를 생산해 농가에 공급한다는 사실에 감명을 받았다. 시설 투자 후 경영 상태는 연간 약 2억원 정도 적자를 내고 있는데 이 적자도 지자체가 부담하고 있었다. 정부나 지자체의 의지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정찬길=연간 2억원의 적자는 월 60만원의 전기료, 인부 6명의 인건비 등이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2억원의 적자는 환경 개선으로 인한 간접적인 효과를 감안하면 결코 적자라고 할 수 없다. 오히려 환경 개선효과를 계산하면 엄청난 흑자라고 할 수 있다.
▲우용식=현재 수원에서는 화홍단지 개발을 추진중인데, 이같은 일본의 가축분뇨처리 시스템과 리싸이클센터 방문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었다.
▲정찬길=축산업의 비중이 2004년 기준 전체 농업 생산의 비중 3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농가소득에 큰 공헌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의 상황에서 축산의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축산인프라의 구축, 현대적 시스템화된 축산분뇨처리 시스템이 도입돼야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위치를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 축산업계에서는 농지에서 친환경 축산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농지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번 일본 분뇨처리현장 시찰을 통해 농지에 친환경 축산 진입에 따른 환경침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거듭 확인했다.


■주목! 이 시스템

‘고액분리·발효저장’ 일괄 처리
국내에 바로 도입해도 될 듯

일본의 한 낙농목장에 설치된 분뇨처리시스템이다. 고액분리와 발효 저장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초지나 사료포, 또는 경작지가 충분하면 우리나라 낙농목장에서도 바로 도입해도 될 만큼 효율적인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 설치에는 6억원 정도가 소요되는데 이중 1억원만 농가 자부담이고 5억원이 정부나 지자체의 보조로 이뤄지고 있음이 주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