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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인플루엔자 상업적 이용에 ‘분노’

양계농가, ‘AI 인체 백신 개발 세미나’ 주최측에 항의…세미나 의도 등 따져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5.11.14 11: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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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양계농가들의 입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를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일부 업체에 대해 양계농가들이 분노했다.
지난 8일 충남대 산학협력단 주최로 개최된 ‘조류독감의 치명적 위험성 및 국내최초 인체예방백신 개발을 위한 세미나’ 장소인 서울 프라자호텔에 10여명의 분노한 양계인들이 몰려와 주최측의 공식사과를 요구하며 강력히 항의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양계인들은 세미나 시작 전부터 공식명칭인 조류인플루엔자(AI)가 아닌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는 ‘조류독감’이란 용어를 사용해 신문광고를 게재한 것에 대해 사과를 촉구했다.
특히 최근 각종 언론보도로 인해 양계산물 가격이 폭락하고 있는 시점에서 양계농가들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고 이 같은 세미나를 개최한 의도가 무엇이냐며 따지기도 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자 중 한 양계관련 종사자는 “충남대에 고병원성 세균 등을 연구하는 고도의 생물보안 수준인 ‘BSL(Bio Safety Level) 3+’급 연구 시설을 지원하고 이번 세미나를 공동으로 주최한 (주)세신은 몇 년간 적자를 보는 기업”이라며 “수억원에 달하는 시설 설치 자금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통 학술세미나를 개최하면서 주요 경제일간지에 광고를 게재하는 것 자체도 이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아직 실험이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세미나를 개최한 의도가 무엇이며 광고 문구 중에 백신개발을 80%까지 완료했다는 근거는 어디에서 나온 것이냐?”고 따졌다.
더욱이 국립보건연구원에서 백신관련업무를 담당했던 전 연구원은 “H5N1형 조류인플루엔자는 아직까지 국내에 발생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바이러스를 구할 수 있었느냐?”고 지적했다.
한편 이와 관련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조류질병과 권준헌 과장은 “조류인플루엔자 관련 보도로 인해 양계농가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를 이용해 업체들이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양계인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주최측은 세미나를 진행하면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이희영 Lhyoung@chuksa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