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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 죽이기 중단” 촉구

축협조합장·축산계, 농협 목우촌·계육분사 자회사 추진에 거센 반발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5.11.21 15: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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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는 지난 15일 경영위원회에서 축산경제부문 계육가공분사와 육가공분사를 2006년 12월 이후 통합자회사로 전환한다는 내용을 담은 2006년 직제개편안을 통과시켰다. 중앙회를 슬림화하겠다는 명분으로 만들어진 이번 직제개편안은 지도·경제부문을 줄여 신용사업을 확대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으며 오는 24일 오전 8시30분 이사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농·축협중앙회 통합 이후 지속적으로 축산경제 조직과 사업장을 축소시켜온 농협중앙회의 이번 방침에 대한 축산단체장과 학계, 조합장, 농민의 의견을 소개한다.

▲박종수 교수(충남대)=농협중앙회가 이제 막 걸음마 수준을 넘어서고 있는 육가공과 계육가공사업을 자회사로 전환한다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생각이다.
단순히 경영부문만을 고려해 자회사로 전환시키겠다는 것은 협동조합 정신에도 위배되는 것이다. 협동조합 경제사업은 조합원과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적자를 낼 수 있는 상황이 발생될 수 있다.
특히 과거 농협중앙회가 목우촌 우유사업을 폐쇄하면서 국내 원유수급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점 등을 고려해 육가공분사와 계육분사의 자회사 전환은 신중하게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남호경 회장(축산관련단체협의회)=농협중앙회가 계육과 돈육가공 사업을 자회사화 하겠다는 것은 중앙회 내 축산경제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이 또한 축산 경시의 시각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생각되어 심히 우려스럽다.
더욱이 농협중앙회 내에서도 모범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축산경제사업을 자회사화 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차라리 그럴 바에는 농협중앙회가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확실하게 분리해서 각각의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더 낳은 방법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렇게 축산분야의 경제사업을 하나하나 줄이다 보면 결국 농·축협 통합 전의 농협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농협중앙회가 아예 축산산업에 대한 관심을 갖지 않겠다는 것인 지 묻고싶다. 농협중앙회가 예전의 축협중앙회와 같은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조직과 인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지 않은가 생각된다.
▲나상옥 조합장(목포무안신안축협)=농·축협중앙회 통합이후 지속적으로 축산사업장을 줄여온 농협중앙회가 또 다시 축산경제사업장을 자회사로 전환하겠다는 것은 축산업에 대한 비중을 인정하기 싫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미 축산업은 규모화와 전업화를 통해 개방화시대의 농촌경제를 실질적으로 주도하는 산업으로, 농민들의 주요 소득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축산분야 사업장을 줄여 나가려는 농협의 자세는 고쳐져야 마땅하다. 경제사업을 자회사로 전환하면 회원조합과의 경합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농협중앙회는 신용사업은 확대하고 축산조직은 줄여 나가는 직제개편안을 철회하고 농민조합원과 회원조합이 원하는 중앙회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한 축산경제 대표이사는 법적으로 보장된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고 축산분야의 신규 사업개척을 통해 조합원이 생산한 축산물 팔아주기 등 일선축협과 양축조합원 실익을 위한 경제사업에 적극 나서야 한다.
▲홍성권 조합장(옥천영동축협)=농협중앙회가 계육과 육가공사업을 통합자회사로 전환한다는 것은 통합정신을 잊은 처사이다. 그동안 농협은 목우촌이 적자를 낸다고 자회사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제 흑자조직으로 전환됐으니 자회사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업무효율이나 경영개선과도 맞지 않으며 오히려 낙하산 인사를 위한 자리마련으로 개혁에 역행하는 행위이다.
농협중앙회는 통합정신에 입각해 현재 축산경제로 하여금 목우촌 사업을 견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만약 자회사로 전환되면 이윤만을 추구할 것이고 결국 생산자에게 불이익이 돌아가며 계열농가들의 이탈만 불러올 것이다.
따라서 농협중앙회의 계육·육가공사업의 자회사 전환을 강력하게 반대한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들은 축산분야 핵심 경제사업장을 수익만을 추구하는 자회사로 전환할 경우 전국의 축산인들과 축협조합장들의 강력한 반발만을 불러온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유용철 대표(일심농장)=농협중앙회가 농민단체들이 주장하는 시군지부 철폐 등에 대해서는 전혀 반응이 없이 구조조정 얘기만 나오면 축산사업장을 통폐합시키려는 의도가 무엇인지 의심스럽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축산업 생산액이 쌀 생산액을 앞지르고 농촌에서 축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농촌경제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높아 가는데 농협중앙회는 전혀 다른 분야인 육가공사업과 계육가공 사업을 하나로 묶으려는 발상이나 하고 있으니 정말 이 나라 농협이 농민을 위하는 조직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농협이 농민을 위한 조직이라면 농촌에서 축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 축산사업을 더욱 활성화시켜 농촌경제 활성화와 농민소득증대에 기여할 생각은 하지 않고 전혀 다른 사업을 하나로 묶어 어렵게 끌고 가려는 발상을 버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