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학교 축산경영학과 교수 한성일 2001년 3월 현재 우리 나라의 한우고기 브랜드는 90여종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쇠고기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은 양호하지 못하고, 사육농가 입장에서는 왜 브랜드를 개발해야 하는지, 식육판매상 또한 어떻게 육성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한지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우고기의 우수성을 수입쇠고기와 차별화시켜 나가는 것만이 한우고기가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임을 감안해 볼 때, 차별화의 방법은 브랜드의 개발·육성밖에 없다는 것은 축산관계자라면 모두가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앞으로 브랜드가 한우고기가 소비자들에게 좋게 인식됨은 물론, 더욱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다음에 지적하는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등 수입쇠고기와 확연히 차별화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나가야 한다. 첫째, 최근 광우병, 구제역의 여파로 쇠고기 소비량이 감소하고 있고, 일부 소비자의 경우 불신감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지난 10년간 매 2년마다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그래도 한우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은 양호한 편이라고 여겨진다. 즉 가격에 대해서 긍정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맛과 안전성에 대해서는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소비자의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도록 품질과 위생 관리에 더욱 많은 관심을 두고 이와 같은 측면에서의 차별화를 적극적으로 도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소비자들에게 비교적 좋은 인정을 받고 있는 우수 브랜드에 대해서는 품질인증을 해 주고, 지원방안을 모색하는 등의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둘째, 브랜드의 광역화가 필요하다. 필자는 현재 우리 나라 한우고기 브랜드를 전수 조사하여 각 브랜드의 특징, 차별화 전략 등에 대한 연구를 수행중인데, 이들 브랜드 업체(농가/영농조합법인/농축협/유통업체/지자체)를 대상으로 경영실태, 사육체계, 판매전략 등을 조사한 바 있다. 이 결과 소비자에 대한 홍보 및 안정된 물량을 장기에 걸쳐 충분히 공급하지 못함으로 인하여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는 업체가 상당수 있음은 물론, 생산단계에서는 브랜드화 하였지만, 소비자에게까지 연결되지 못한 경우도 의외로 많았는바, 지금까지 소규모로 이루어져 왔던 브랜드화로는 앞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가기가 어렵다는 결론을 얻었다. 셋째, 우리 보다 앞서 브랜드화를 시도한 일본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철저한 혈통관리를 바탕으로 브랜드화가 진행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 나라의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비육에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고 있는 밑소는 자체 생산된 송아지가 아니라, 인근의 가축시장에서 구입해 온 송아지가 대부분이다. 즉 밑소의 혈통관리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그 지역 나름대로의 사양관리만을 통하여 육성된 한우인 것이다. 이와 같은 사양관리의 차별화만으로는 브랜드화 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생산자들은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브랜드 사육주체들은 가능하면 축산시험장 등의 연구기관을 통하여 우수 종축을 확보한 후 그 지역 특유의 혈통관리를 해야만 한다. 최근의 첨단과학을 이용하면 혈통을 쉽게 분류할 수 있음은 물론, 우수한 형질을 쉽게 찾아낼 수가 있다. 또한 혈통관리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과 지원이 수반되어야 한다. 넷째, 현재의 브랜드명을 보면 지역특산물, 부산물을 이용한 것이 많다. 지역의 부존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한다는 측면에서 이는 매우 바람직한 것이기는 하지만, 이와 같은 특산물을 급여한 쇠고기가 과연 일반 쇠고기와 품질, 안전성, 기능성 등의 측면에서 어떻게 다른지를 규명하여 소비자들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 이는 특히 최근들어 식품의 위생 및 안전성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소비자들을 안심시킨다는 의미에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다섯째, 브랜드의 홍보에 더욱 힘써야 한다. 90여개에 이르는 브랜드 가운데 전국적인 지명도를 갖고 있는 브랜드는 불과 서너 개에 불과하다. 이는 앞에서도 지적한 바와 같이 대부분의 경우 고급육 생산에만 열중한 나머지, 홍보에 미처 손을 쓰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브랜드 홍보에 생산업체만 나서서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가능하면, 지자체, 농축협, 유통회사, 소비자단체 등이 모두 나서서 지역별로 협의체를 구성하여 공동 노력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서울의 대형백화점에서 열리는 지역특산물전이나 이벤트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이와 동시에, 정부는 우수브랜드를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건전한 발전을 유도하기 위하여 매년 우수 브랜드전을 개최하여 생산자들에게 고급육 생산의 동기를 부여하고, 소비자들에게 우수브랜드를 알리는 행사를 실시하여 브랜드 한우고기의 정착에 기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