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우유 조합의 건전한 발전은 곧 우리나라 낙농의 희망이기도 하다. 그러나 서울우유 조합은 조합과 조합원, 그리고 노조간 부조화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합 발전을 위해 시도한 외부 차입금 과다를 비롯해 날로 어려워 질 것이 예상되는 경영난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주된 관심사임이 틀림없다. 서울우유는 1조1천억원의 내년도 살림살이 심의를 위해 지난달 28일 총회를 소집했으나 낙농구조 개선비 지급 문제를 둘러싸고 대의원과 노조의 대립으로 예산 심의조차 못하고 총회를 연기했다. 이날 총회에서 조합 대의원들은 “양질의 원유생산을 위해 그동안 10년 넘게 지급해 오던 낙농구조개선비를 중단한다는 것은 조합 스스로 양질의 원유 확보난에 봉착함으로써 조합경영은 최악이 될 것”이라며 낙농구조개선비의 지속적인 지급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노조측은 “이익이 발생하기는커녕 적자가 났는데도 낙농구조개선비를 조합원에게 선 지급하는 것은 조합경영을 더욱 힘들게 하여 파산의 길로 가자는 것”이라고 주장, 대의원들과 상반된 입장을 견지했다. 따라서 앞으로 조합대의원과 노조의 서로 상반된 이해가 어떤 협의 과정을 거쳐 합의점을 찾을 지 주목되고 있다. 문제는 서울우유의 올해 10월 말 누계 적자가 53억원에 달하여 노조와 조합원 모두에게 충족 시켜줄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날 서울우유의 총회는 그런 점에서 관심을 끌었으며, 총회는 예상되로 파행을 피하지 못했다. 서울우유 대의원들은 이날 당초 계획 시간보다 약 2시간이 지연된 12시 40분 상봉동 소재 본 조합 대강당에서 총회를 열고 내년도 추진해 나갈 사업과 수지예산(안)을 심의하려 했으나 상오 10시 30분부터 약 2시간 동안 정문에서 노조와 힘든 몸싸움 끝에 정회를 해야 했다. 이날 총회에서 원유국동남부대의원협의회장 등 대의원들은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하기 위해 총회 장소에 진입하는 대의원과 임원들을 약 3시간동안 저지시키고 물리적인 힘을 가하여 일부 대의원과 이사에게 경상을 입힌 노조 관계자들은 그 책임을 물어 총사퇴해야 옳다”고 말하고 “오늘과 같은 노조가 존속하는 한 서울우유의 미래와 발전은 없기 때문에 집행부는 새로운 대안을 마련하여 총회를 재소집하라”며 강력히 주장했다. 이날 새벽 각 공장에서 본 조합으로 집결한 서울우유 노동조합위원회 소속 2백여 직원도 “노동자 총 단결로 사전배당 심판하자” “사전배당 심판하여 서울우유 구출하자” “무사안일 책임회피 임원진은 자성하라”는 등의 구호를을 내세우며 상오 8시경 조합 진입로를 모두 차단시키고, 정문은 바리게이트까지 치고 임원과 대의원들의 진입을 필사적으로 막았다. 이에 격분한 많은 대의원들은 상오 10시 30분경 몸싸움을 벌이기 시작했으며, 12시 20분경 경비실 2중 유리창을 깨거나 담을 넘는 등으로 조합에 진입하여 12시 40분 대강당에서 총회를 열었으나 많은 대의원들이 흥분한 마음을 억누르지 못하여 예산안 심의는 차기 총회로 넘겼다. 이날 노조 유태희위원장과 이기정수석부위원장은 하오 1시경 본 조합 1층 현관에서 요구사항 관철을 위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노조 한 간부는 “원유 kg당 47원 78전의 낙농구조개선비를 납유조합원에게 지급되는 것을 중단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익이 났을 때 지급돼야 하는데 올해의 경우 약55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는데도 사전에 지급됐기 때문에 그 부당함을 밝히려 했다”고 주장했다. 어쨌든 그동안 한국 낙농산업 발전을 위해 견인차 역할을 수행해온 서울우유가 앞으로도 한국 낙농산업을 이끌고 나갈 수 있는 맏형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당사자인 조합원 대표와 노조대표가 머리를 맞대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농정최고기관인 농림부는 앞으로 우리나라 낙농산업을 건전하게 보호 육성하는 차원에서라도 서울우유에 직간접적인 지원책을 확대해야 한다고 관계자들은 주문하고 있다. 조용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