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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구제역과 산불방지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1.03.28 10:5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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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달들어 농림부장관을 포함한 관계장관의 이름으로 두 종류의 담화문을 발표했다. 그 하나는 지난 2일자로 발표한 구제역 재발 방지를 위한 담화문이고, 또 하나는 지난 26일자로 발표한 산불 방지를 위한 담화문이다.
정부가 이같은 담화문을 발표한다는 것은 물론 구제역과 산불 발생시 그 피해가 엄청나며, 그렇기 때문에 이 구제역과 산불을 방지하기 위한 정부의 의지가 그만큼 확고함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일 것이다.
관련 공무원은 물론 모든 국민이 관심을 갖고 그야말로 한마음이 되어 구제역을 막고, 또 산불을 막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구제역과 산불 두 현안을 굳이 비교하여 경중을 가리라면 역시 구제역 재발 방지가 더욱 시급한 현안이란 생각이 든다. 쉽게 말해 산불은 발생한다하더라도 불을 끄면 진정되지만 구제역은 일단 국내에 발생하면 그것이 안된다. 일단 발생하면 수년동안 구제역 발생국이란 멍에를 쓰고 극도로 위축된 가운데 축산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우리 농촌 경제에서 축산이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하면 구제역 발생은 곧 국가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 때문에 구제역 재발 방지는 산불 방지 보다 더욱 강도높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실제 구제역 재발 방지를 위한 일선 행정기관의 노력이 산불 방지를 위한 행정적 노력만큼의 강도가 있느냐는 것이다.
산불 방지를 위한 우리 일선 행정기관의 의지는 정평이 나있다. 등산객 등의 입산을 철저히 단속하는 등 예방적 노력은 물론 산불발생에 대비한 비상체제 가동 등은 실로 놀라울 정도다. 일선 행정기관의 산불 방지에 대한 인식이 이렇게 강한 것은 물론 오랜 경험에서 비롯되고 있다. 특히 박정희전대통령의 3공시절부터 산불 발생은 곧 그 지역을 담당 기관장의 문책으로 이어졌으며, 그러한 강력한 의지가 그나마 오늘의 우리 산야를 지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같은 산불 방지를 위한 일선 행정기관의 인식과 구제역 재발 방지를 위한 일선 행정기관의 의지는 그야말로 비교가 안된다할 것이다.
다시말해 일선행정 기관이 산불을 방지하기 위한, 그러한 의지를 구제역 재발 방지에도 기울인다면 구제역 재발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진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현재 정부나 일선 행정기관의 구제역 재발 방지를 위한 의지가 약하다는 것은 아니다. 이를테면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가축시장을 폐쇄한 것만봐도 정부의 강력한 구제역 재발 방지 의지를 읽을수 있게 한다. 심지어 우리의 한시적 가축시장 폐쇄 조치를 보고 외국에서는 "혹시 한국에서 구제역이 발생된 것이 아니냐"며 물어오기도 했다는 것이 검역원 관계자의 전언이고보면 우리의 구제역 재발 방지를 위한 의지가 얼마나 철저한 것인가를 다시한번 확인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불 방지와 비교해서 구제역 재발 방지 의지를 말하는 것은 현장에서는 아직도 허점이 적지 않다는 지적 때문이다. 앞서 지적한 것처럼 구제역 발생시의 피해가 산불 발생시의 피해보다 훨씬 크고 또 오래 가기 때문에 구제역 재발 방지 의지가 산불 발생 방지 의지보다 훨씬 크고 강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같아 걱정이 돼서 하는 말인 것이다.
정말이지 구제역 발생 가능성의 0.1%도 제거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구제역 발생이 우려되는 4월 한달만이라도 점검하고 또 점검해야 할 것이다.
그런점에서 구제역 발생국에서 수입되는 조사료에 대한 강력한 조치가 없다는 점은 매우 우려스럽다. 현재로서는 구제역이 외국에서 유입될 가능성을 완전 무결하게 차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입조사료를 철저히 소독하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하지만 소독약이 조사료 내부로 속속들이 침투하지 않아 소독만으로는 구제역을 1백% 차단할 수 없다는 지적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아무튼 구제역 재발을 방지하느냐는 이제 불과 한달 남짓한 고생에 달려있다. 산불이 발생하면 그 지역 기관장이 문책을 받았던 것처럼, 우리 지역에 구제역이 발생하면 "옷을 벗겠다"는 각오로 임할 것을 주문하고 싶다.
구제역 재발 방지를 말하고자 하면서 산불 이야기를 꺼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