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배합사료업계의 키워드는 품질과 위생, 그리고 안전성을 꼽을 수 있다. 농림부도 여기에 초점을 맞춰 사료정책을 펼쳐왔다. 이를 위한 대표적인 정책수단이 바로 사료공장에서의 HACCP 도입이다. 물론 배합사료업계는 가격 경쟁, 서비스 경쟁보다도 품질을 더 우선순위에 두고 나름대로 HACCP를 운영해 왔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정부가 주도적으로 인증해 주는 것은 올해 처음 도입된 것으로 20일 현재 국내 배합사료공장 31개소가 정부로부터 HACCP 인증을 획득했다. 내년에는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배합사료에 첨가하는 항생제 종류도 53개에서 25개로 대폭 감소하는 등 무엇보다 올해는 안전성의 기반을 구축하는 한해로 평가할 수 있다. 아울러 축산물브랜드가 축산정책의 전략적 축인 점을 인식한 배합사료업계는 특히 축산물브랜드 정책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사료통일이 축산물브랜드 요건의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광우병 발생에 따른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 영향으로 국내 축산물가격의 호조에 힘입어 배합사료업계도 함께 비교적 순탄한 한해를 보냈다. 그렇지만 사육두수 감소와 사료 생산량 감소를 타개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해외로 눈을 돌리는 사례가 부쩍 늘어났다. 해외에서도 특히 동남아, 그중 중국으로의 진출이 눈에 띄게 많아 중국시장은 이미 해외가 아닌 내수라고 할 만큼 국내 배합사료업체끼리의 경쟁도 만만치 않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올 배합사료업계는 산란계 자조금 거출기관을 놓고 산란업계와 일대 논쟁을 벌인 것이다. 그 논쟁 결과 일단은 사료업계의 승리로 끝을 맺었지만 사료업계와 산란업계에 파인 감정의 골은 메우기 힘들 정도로 상해 있는 상태다. 그렇지만 올해는 그 많은 이슈 중 그냥 간과해선 안 될 부분이 바로 신제품 출시의 봇물이다. 신제품 개발을 통해 시장을 장악하려는 사료업계의 의도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질병 예방에 초점을 둔 사료가 많이 출시됐다. 예컨대 양돈사료의 경우는 4P(PMWS, PED, PRDC, PRRS)에 강한 사료를 출시했거나 한우사료의 경우 고품질 사료, 낙농의 경우는 깨끗한 우유가 생산되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처럼 배합사료업계는 축산인들과 운명을 같이하고 있는 만큼 축산업계의 경기가 좋으면 같이 좋을 수 밖에 없는 구조이지만 나름대로 내우외환의 어려움을 겪은 측면이 있다. 그 이유는 원유가 상승에 따른 물류비가 올라가도 이를 사료가격에 반영시키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어 일정부분 고통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 그렇지만 배합사료업계의 공통적인 인식은 축산업을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김영란 yrkim@chuksan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