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육돈농장의 후보모돈(F1) 자체생산 추세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종돈장을 통해 F1을 확보해 왔다는 모돈 1백50두 규모의 한 비육돈농가는 “얼마전 검정소 경매에서 F1 생산을 위한 순종돈을 구입했다”며 “친하게 지내는 농가들 가운데서는 이미 자체생산한 모돈으로 갱신한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충남 홍성의 한 비육돈 농가도 “최근들어 F1을 직접 생산해보는 것이 어떠냐는 권유를 자주 접하고 있다”면서 “주위에서도 그사례가 적지 않아 신중히 검토중에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올들어 대한양돈협회 종돈능력검정소에서 경매되고 있는 랜드레이스나 요크셔 암퇘지 가격도 예년에 비해 높게 형성되고 있다. 제1검정소 강왕근 소장은 “근래들어 경매 참가 비육돈농장들 사이에 암퇘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이로인해 F1모돈 생산에 활용되는 품종의 암퇘지 가격이 수퇘지를 넘어서는 사례가 많아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비육농장들의 F1 자체생산추세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최근 양돈업계 전반에 걸쳐 큰 피해를 유발하고 있는 소모성질병의 영향권에 종돈장도 포함되면서 F1 공급이 차질,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외부구입 F1의 품질이나 질병 안전성에 대한 비육돈농장들의 불신이 확산되고 있는 점도 주요인의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로 비육돈농가들 사이에서는 “공급도 원활치 않은데다 품질도 못믿을 바에야 직접 만들어 쓰는게 낫지 않느냐”는 인식이 팽배한 실정이다. 이에대해 육종전문가들은 질병방역 차원에서 ‘농장폐쇄육종’이 전세계적인 ‘조류’이긴 하지만 별도의 순종관리능력과 함께 생산원칙에 대한 비육돈농가들의 이해와 지식이 부족한 만큼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정영철 정P&C 연구소장은 “세계적인 육종회사들도 F1을 직접 분양하기 보다는 고객농장의 생산을 관리 뒷받침하면서 정액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철저한 원칙과 매뉴얼에 따라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오히려 큰 낭패를 볼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에서는 사전 지식이나 능력에 대한 검증없이 막연한 기대만으로 F1을 자체 생산하는 추세가 만연될 경우 개별농가의 생산성이나 경제적 손실을 넘어서 국내 양돈산업의 경쟁력에까지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육종전문가들은 비육돈농장들이 F1 자체생산에 신중을 기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아울러 외부구입을 통해 확보하더라도 우수 종돈장 선택에 만전을 기하되 혈통증명서 확인을 통해 구입돈의 객관적인 품질 검증에 나서는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이일호 L21ho@chuksan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