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파주축협-탄현농협 ‘자원순환농업협약’ 배경과 기대 액비 대체로 고품질 농산물 생산 축산-경종농가, “상생이 별건가요?” 지난해 11월 25일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들판에서 작지만 의미있는 행사가 있었다. 파주축협과 탄현농협의 ‘자원순환농업추진협약식’이 그것이다. 이날 협약식에는 이철호 파주축협조합장과 이동호 탄현농협조합장은 물론 농림부에서 이상철 자연순환농업T/F팀장, 경기도에서 조충희 축산과장이 참석했는가 하면 멀리 순천축협에서 황금영 조합장이, 또 농협중앙회에서는 축산컨설팅부 전진식부부장이 참석해 이 행사의 의미를 짐작케 했다. 그 의미란 행사 제목에도 나타나 있듯이 축협과 농협이 함께 자원순환농업을 해보자는 것이다. 다시 말해 축산농가 따로, 경종 농가 따로의 친환경 축산, 친환경 농업이 아니라 축산농가와 경종 농가가 서로 장점을 살리면서 부족한 점을 보완해서 상생할 수 있는 친환경농축산업의 실천을 약속하는 행사였으니 그 의미가 클 수 밖에 없다. 이날 협약식에 따라 추진되는 자원순환농업의 실체는 이렇다. 우선 파주축협은 축협에 가축분뇨 처리를 위탁한 농가의 분뇨를 모아 논밭에 액비로 뿌릴 수 있는 비료로 만든 다음 이 액비를 탄현농협 조합원인 경종농가의 논에 뿌리고, 여기서 나온 고품질의 벼는 파주축협에서 상당량을 판매해주는 시스템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액비를 아무렇게나 뿌리는 것이 아니라 액비를 뿌리기 전에 반드시 토양 검사를 실시한 다음 농업기술지원센터가 처방한 토질에 맞는 시비처방서에 따라 액비를 살포한다는 것이다. 이는 액비 살포에 따른 도복 등 부작용의 우려를 사전에 차단함은 물론 과학적인 영농을 가능케함으로써 이 사업에 참여하는 농가의 신뢰도를 높이고, 아울러 실제 사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의미있게 평가된다. 실제 현장에서 만난 경종농가 조병철씨(47세·탄현면 법흥리)는 “액비를 뿌릴 경우 초기 생육이 느리지만 삼복더위를 지나면서 부쩍 성장한다”고 설명하고, 이를 감안한 거름주기 등 제대로 농사에 임할 경우 쌀 수확량이 10%정도 더 늘어나는 것 같다며 이 사업의 효과를 확인시켜주고 있다. 현재 이 사업에 참여하는 경종농가와 경지 면적은 18개 농가, 16만2천여평으로 그렇게 많은 농가는 아니지만 그동안 말로만, 이론적으로만 논의돼 온 자원순환형농업을 실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사업의 확산에 따른 기대 효과가 크다. 농림부나 경기도는 물론 농협중앙회에서 특별한 관심을 보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사업이 추진되기까지는 어려운 점도 물론 없지 않았다. 무엇보다 오랫동안 화학비료로 손쉽게 농사를 지어온 농민들의 의식을 하루아침에 바꾸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이었으며, 거기다 현실적으로 돈분뇨 액비 살포에 따른 도복 등의 뜻하지 않은 피해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철호 파주축협장과 이동호 탄현농협조합장의 지도력이 빛을 발했음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이철호 조합장은 친환경 농업이며, 축산이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아주 가까이 있는 것이며, 또 그렇게 가까이 있어야 가능하다며 이 사업에 적극 나섰다는 것이다. 또한 이동호 조합장은 자원순환형 농업에 절대 공감했기 때문에 이 사업을 함께 추진하게 됐다고 말하고, 이 사업에 따른 도복 피해 우려등은 기술적으로 해결하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아무튼 자원순환형 농업은 이렇게 축산농민과 경종 농민이 서로 친환경 농축산업의 필요성을 인식함은 물론 그것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로 시작됐다는 점에서 ‘2006년 희망 현장’으로서 큰 기대를 걸게 하고 있다. ▲인터뷰 / 이철호 파주축협 조합장 “‘순환형 농업’ T/F팀 시군에도 설치돼야” “가축의 분뇨가 논으로 가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닙니까?” 이철호 파주축협장은 자원순환형 농업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실천의지로 인해 최근 가축분뇨처리나 자원순환형 농업을 주제로한 각종 심포지엄이나 세미나의 토론자로 지정된다. 가축의 분뇨가 논밭으로 가야함을 축산과 농업은 아주 가까이 있어야 하는 부부와 같은 관계로 설명함으로써 듣는 이로 하여금 단번에 이해가 가도록 한다. “축산과 농업이 한데 어우러져 상생해야 한다는 것은 이제 누구나 공감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어떻게 실천하는가가 관건인데, 지난해 우리는 파주축협과 탄현농협간 협약을 통해 그 시범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조합장은 그러나 이 같은 시범이 시범에 그치지 않고 자원순환형 농업의 표본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진실로 자원순환형 농업을 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는 인식을 모든 농가들이 가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조합장은 아울러 자원순환형 농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축산관계 공무원과 농업관계 공무원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문제점을 찾고 대안을 모색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그런 의미에서 농림부의 자원순환형농업 T/F팀과 같은 조직이 각도와 시군에도 설치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테면 파주의 경우 파주축협, 탄현농협, 파주시, 파주농업기술지원센타, 농협파주시지부등이 T/F팀이 구성하고 파주지역의 친환경 농업과 축산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를 논의해야 비로소 제대로된 자원순환형농업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이 조합장은 아울러 이같은 논리의 연장선상에서 축사부지도 농지로 인정하는 농지법 개정이 이뤄져야함을 강조했다. ▲인터뷰 / 이동호 탄현농협조합장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파주축협과 탄현농협의 자원순환형 농업 추진 협약식이 이뤄졌던 현장에서 만난 이동호 탄현농협조합장은 가축분뇨를 비료로 사용하는 친환경 농업은 “당연히 해야 한다”며, 자원순환형 농업 추진 협약 이후 성과에 강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 조합장은 그러나 “분뇨 냄새로 인한 주민들의 민원이 걱정”이라며, 이 사업을 추진하는데는 상당한 의지가 필요함을 암시했다. 주거지역이 액비를 살포한 논과 불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바람이 불면 분뇨 냄새가 그곳까지 미친다는 것. 그래서 주민들의 민원에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다며, 논에 액비를 살포한 후 바로 경운을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 조합장은 그러나 이정도로는 부족하다며, 전문 연구기관을 통한 가축분뇨 저감 대책 연구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이는 정부차원에서 국가 예산으로 해소해줄 것을 주문했다. 이 조합장은 또 액비살포로 인한 도복 등의 우려도 빼놓을 수 없다며, 앞으로 농업기술교육으로 이를 극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축산 분뇨를 비료로 만들어 화학비료 대신 논에 뿌림으로써 고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는 시스템은 분명 축산농가와 경종 농가가 상생하는 길입니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뒤따르겠지만 축산농가와 경종 농가의 의지로 자원순환형 농업을 반드시 실천할 것입니다” 분뇨 냄새로 인한 민원, 도복 등의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어떻게든 현장에서 해결해려는 의지만 있으면 무엇이든 못할 일은 없다는 것이 이 조합장의 설명이자, 또한 이 조합장 자신의 성공추진을 위한 의지이기도 하다. 장지헌 wkd3556@chuksan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