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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종별 산업별 전망 / 낙농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5.12.29 17: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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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재 회장(낙농연구회 동물자원과학회)]

2005년도의 낙농사업은 유가공분야의 전반적인 시장위축과 계속되는 가격덤핑으로 어려움이 많았고 생산농가는 사료가격의 안정과 원유가격 및 소 값의 상승으로 비교적 경영에 안정을 찾았지만 소비위축 등으로 불원간 시작이 예상되는 유업체들의 생산 감축 조치에 불안감이 감도는 분위기로 마감되고 있다. 낙농산업의 근원적인 문제의 뿌리가 되고 있는 진흥회 거래농가는 같은 상황이 그대로 유지된 채 새해를 맞게 되었다.
농림부는 새해에 현안의 낙농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①낙농문제를 전담하는 통합기구로 가칭 낙농위원회를 신설하고 ②진흥회 거래농가를 유가공업체와 직접거래로 전환하고 ③수급안정문제는 생산 낙농가들이 원유를 판매하는 주체가 되어 낙농가 단체가 스스로 해결하되 3년 정도 잉여물량의 가격차액을 정부가 지원하고 ④그 차액지원제도는 가공원료유를 지정하여 한도를 정하여 운영하며 ⑤원유의 가격결정체계를 유질향상과 지방율 등차 축소 등으로 개선하고 검사를 강화, 공정화한다는 취지의 제안을 하고 있다.
이 안의 전체적인 주요골자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즉 첫째, 모든 원유의 거래주체는 원유를 생산하는 낙농가가 된다는 것이고 둘째, 그러므로 원유가 남고 모자라는 문제도 파는 사람의 책임이 된다는 것이다.
셋째, 원유의 판매, 수급을 낙농가가 갑자기 주체가 되어 파생되는 어려운 문제-재정적인 문제-는 초기에 정부가 돌봐주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낙농산업의 거래구조가 변하고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정할 수 있는 총괄기능의 합의체로 낙농위원회를 설치한다는 안이다.
낙농산업의 전체적인 구조를 조정하는 셈인데 가장 핵심적이고 중요한 점은 낙농가와 유업체 사이의 대등한 거래 주체로서의 힘을 견지한다는 것이다. 우선 낙농가는 가공시설이 없기 때문에 거래의 약자일 수밖에 없는 것이고, 유업체는 낙농가들이 원유가 부족한 경우에 일방적 공급선의 변경 등 기업경영에 치명적인 손실을 감수하는 경우도 피 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 원유가 부족한 상황은 과거 70~80년대에 일어난 경험이 있지만 이제 수입 유제품이 더 늘어나고 자유무역거래가 확산되면 그러한 경우는 거의 없어 질 것이다.
따라서 결론적으로 낙농가들이 이 당면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은 가공시설이 있는 서울우유와 부산우유, 그리고 전국의 모든 낙농가가 한 덩어리로 합쳐서 농림부 안대로 스스로 수급문제도 해결하고 대등한 거래관계로 원유가격과 물량을 교섭하는 수밖에 없다.
지면이 모자라 그 구체적 방법론은 다 기술하기 어렵지만 현재 단기적 안목으로 납유업체 별로 산산 조각난 낙농가들의 조직으로는 낙농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며 장기적 안목으로 모든 낙농가가 당장은 어렵고 힘들더라도 전국의 낙농가가 한자리에 모여 논의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현재의 거래관계를 바꾸는 것이 아니고 그대로 유지하되 전국적인 단일조직으로 교섭하고 결정하고 대응하는 길이야 말로 낙농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본다.
세계낙농 속에서의 한국의 낙농이 나아갈 길을 조망하면 쌀 시장의 개방이 이제 현실화된 단계에 우리 낙농이 얼마나 버티고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하여 우리는 세계의 낙농 속에 이미 우리 낙농이 들어가 있고 이제 더 이상 격리하고 보호받기를 기대 할 수 없다는 인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우유시장도 글로벌화 될 수밖에 없다. 일반적인 버터나 대중소비용 치즈 그리고 수급조절용 또는 수출용 분유류와 같이 장기저장성이 높은 대부분의 가공유제품들은 이제 곧 실현될 FTA의 자유시장하에서 세계가 통합된 시장으로 거래될 것이고 그 결과는 우리 낙농산업과 우유, 유제품시장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오세아니아의 수출용 유제품들과 북미 그리고 동유럽의 싸구려유제품들이 우리시장에 넘쳐흐를 것이다.
더 나아가서 한반도와 이웃하고 있는 중국의 연안지역과 만주지역의 흰 우유가 완제품으로 불과 반나절 만에 서울의 시장에 한국 유업체들이 생산한 같은 제품의 절반 정도의 가격으로 납품될 수 있을 것이고 한편으로 일본의 북해도에서 생산된 흰 우유가 동해항으로 청정고급우유라는 선전과 함께 수입될 가능성도 있다.
이와 같은 세계시장상황에서 한국의 낙농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들과 그 기본적 방안은 우리우유와 수입우유, 유제품과의 품질의 차별화이다. 세계의 낙농산업은 매우 격동적인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70년대와 같은 중국의 수요러쉬와 동남아국가들의 전반적인 경제성장에 따른 수요증대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중동지역의 유제품수요도 증가되고 있다. 그 반면에 WTO협상진전으로 유럽과 북미주의 보조금 대폭삭감, 광우병과 구제역 등으로 대규모의 젖소도살처분, 호주의 장기적 가뭄 등으로 전반적인 생산감소도 거의 동시에 일어났다.
그 결과 거의 모든 유제품들의 공급부족과 가격상승이 동반되고 있는 것이다. 2003년 이후 유제품 가격은 거의 두 배로 폭등하였다.
이와 같은 구조적인 낙농과 유제품의 수급상황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그런가하면 미국과 호주의 FTA협정체결, 태국의 자유무역시장개방 등 모든 유제품이 완전 자유무역화되는 FTA의 확산으로 세계무역거래는 더욱 활발해지며 이와 같은 추세가 불과 향후 수년 사이에 전 세계의 국가들로 확산 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한편 세계의 우유시장은 특수우유, 기능성우유, 고부가가치우유, 영양학적 가치개선개념의 우유개발과 소비홍보로 일대 변혁이 진행되고 있다.
그 사례로 미국의 저탄수화물 우유의 개발, 뉴질랜드와 호주의 초유우유, 호주와 화란의 락토페린 강화우유, 유럽의 수개 국에서 올해 시판되기 시작하는 멜라토닌 강화우유, 뉴질랜드의 당뇨환자용 우유 등 세계 우유소비와 시장추세도 보다 높은 제품의 안전성과 영양학적 기능제고에 대한 요구가 강조되는 추세이다. 80~90년대의 과일이나 초콜릿 등 맛만 좋게 하던 시장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다음으로 낙농생산체계도 과거의 방목형 초지형 낙농경영은 이미 80년대에 거의 사라지고 초 집약적 사사방식으로 전환되었다. 따라서 낙농경영은 분업화, 전업화로 우군의 규격화와 규모화가 이미 이루어져 있고 보다 높은 경쟁력과 우군관리의 편리성, 낙농경영의 간편성과 효율성 등이 보편화되었다. 가령 초지와 사료작물포가 수만 평이 있는 낙농가도 그 작물포와 초지를 휴경한 채 풀사료를 전문생산농가로부터 구입하며, 착유용역회사, 계약된 수의사 순회진료 등 목장내의 거의 모든 작업들이 아웃소싱 되어있다. 이와 같은 세계낙농의 추세와 상황변화에 대응하여 생존하기 위하여 한국낙농이 우선 실천해야 할 구체적인 일들을 정리하면 대체로 다음과 같다.
첫째, 낙농경영의 규모화와 젖소사육환경의 전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리나라 소비자들 특히 어린이들이 볼 때 깨끗하고 친밀감이드는 아름다운 목장환경을 만들어야한다.
수입우유에 대응하여 국내의 목장들이 아름답고 깨끗한 환경에서 우유를 생산하는 현장을 보여 줌으로서 소비자들의 우리 우유에 대한 애착을 가지도록 한다.
낙농경영의 적정규모 확대, 젖소사육 환경개선, 위생과 안전성의 확보, 낙농경영의 효율화 등을 위하여 이스라엘과 같은 공동사육 개념의 낙농경영이 장래 한국낙농의 생존전략의 핵심이 될 수 있다.
둘째, BST·항생제 등의 사용을 엄격히 금하고 철저하게 유기농적인 사육을 통하여 목장 HACCP을 실천한다. 청정하고 자연 그대로의 우유라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어준다. 그래서 수입우유보다 우리 우유가 더 안전하고 위생적이며 신선하다는 소비자 인식을 하루 빨리 정립해야한다.
셋째, 변화되고 있는 시장추세에 따라 부가가치가 높고 영양적, 기능적으로 특화된 우유제품을 보급할 필요가 있다.
셀레늄·CLA·락토페린·멜라토닌 등과 같이 우유의 특성으로 발현되는 기능성원유의 생산개발에 투자한다. 우유의 부가가치를 높여주고 다양한 소비자의 욕구를 채워 줌으로서 우유에 대한 특별한 인식을 부각시킨다.
넷째, 젖소의 검정사업·수정란 생산·배아증식·복제 등과 같은 첨단기술을 활용한 낙농자원개발에 적극 투자한다. 우리 기술을 활용하여 세계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부가가치가 매우 높은 낙농자원사업을 개발한다.
다섯째, 모든 한국의 낙농가들은 하나의 협동조합으로 통합하는 운동을 실행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