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미산 쇠고기 수입 / 축산 어떻게 지킬 것인가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6.01.16 09:42:12

기사프린트

지난 2003년 12월 24일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함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금지 조치된 이후 2년만에 재개됐다.
한·미 쇠고기 협상팀은 지난 13일 쇠고기 수입 조건을 놓고 협상을 벌인결과 ‘30개월령 미만의 뼈를 제거한 쇠고기’만을 수입키로 전격 합의한 것이다. 이는 한우협회등 축산업계가 주장해온 ‘20개월령 미만 뼈없는 살코기’와는 거리가 있는 결과라는 점에서 일말의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측이 뼈가 붙은 살코기, 즉 갈비를 수입 조건에 포함시키자는 주장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정도의 수준에서 우리 축산이 장단기적으로 대처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육우 30∼40% 하락
우선 미산 쇠고기 수입재개이후 예상되는 축산물 수급과 가격을 전망해 보면 쇠고기는 육우와 저급의 한우육, 돼지고기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석진 영남대교수는 “미산 쇠고기 수입이 금지되기 전으로 돌이켜 생각해 볼 때 미산 쇠고기는 저소득층 테이블을 점령하게 될 것”이라며 육우 산업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힐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대해 정규성 축산유통연구소장도 “미산 쇠고기 수입으로 육우 가격이 30~40% 하락할 것”이라며 육우 분야의 피해를 예상하고 있다.
또 양돈 분야는 미산 쇠고기 수입 재개가 빨라짐에 따라 돼지가격이 당초 5%선보다는 하락폭이 더욱 커져 10%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우의 경우도 하락이 불가피하겠지만 한우 고급육 시장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높은 사육밀도 ‘개선’
따라서 미산 쇠고기 수입 재개에 따른 축종병 수급 안정 방안이 우선 시급히 요구된다. 그러나 여기서 더욱 강조되는 것은 이같이 단기적 수급 문제 보다는 장기적으로 우리 축산업의 경쟁력을 어떻게 강화시키느냐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런 측면에서 우리 축산업이 안고 있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어 줄 인프라의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축산업이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란 다름아닌 축사의 사육밀도가 너무 높은데 따른 것으로, 이로 인해 파생되는 항생제 사용 증가와 가축 분뇨 처리난이다.
축산업계는 그동안 축산 인프라 구축을 위해 축사부지를 농지로 인정하는 농지법 개정을 기회있을때마다 강조해 왔다. 농지에 축산이 자유롭게 진입할 수 있도록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는 한 우리 축산업의 업그레이드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책적 투자확대를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축산분야에 투자할 수 있는 재원 마련을 강조한다. 지금 축산분야는 안전축산물 생산시스템 구축등에 많은 자금을 필요로 하고 있다. 그동안 축발기금에 의존하는 바가 컸지만 이제는 축발기금이 고갈되는 상태이며, 그나마 마사회 적립금도 크게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축산 분야 투자 재원 확보 방안으로 쇠고기나, 돼지고기, 닭고기 수입시 발생되는 관세의 상당액을 축산분야에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자조금도 적지 않은 의지가 되지만 안전축산물 생산과 분뇨처리 등 축산의 기반 강화에 대한 정책적 투자 확대가 요구되는 것이다.
사실 막대한 축산물 수입은 공산품 수출이라는 반대 급부의 국익을 노린다는 측면이 없지 않은 만큼 축산물 수입에 따른 관세 상당액을 축산에 지원한다는 것은 국익의 분배 차원에서도 필요한 조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도움말 주신분 : 조석진 영남대교수, 이병오 강원대교수, 최영열 양돈협회장, 남성우 농협중앙회 상무, 정규성축산유통연구소장, 신국찬 농협서울축산물공판장 중도매인조합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