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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비 수입하면 난 뼈도 못추릴것”

한·미 쇠고기협상 뒷얘기/박현출 축산국장 뚝심 ‘화제’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6.01.18 11:3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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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의 관심속에 열린 한·미 쇠고기 협상이 지난 13일 마침내 30개월령미만의 살코기에 한해 수입키로 타결된데 대해 협상을 비교적 잘했다는 대체적인 평가와 그렇지 않다는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한마디로 국제기준에 맞게 한 스탠다드 협상이었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한국측 대표인 박현출 축산국장이 주도한 협상 뒷얘기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협상팀의 한 참석자는 박 국장의 협상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외교전문가나 다름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박 국장은 시종일관 이른바 ‘포카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갈비를 수입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해 한발도 양보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측에서 뼈에 집착을 갖고 갈비를 포함시켜달라고 요구하자 박 국장은 그러면 일본과 같이 갈비를 포함하는 대신 20개월령으로 하자고 맞받아치는 전략을 구사했다는 것.
특히 “만약에 뼈를 포함한 소위 ‘LA갈비’를 수입하게 되면 나는 뼈도 못추릴 것”이라는 뼈 있는 농담을 건네기도 하면서 협상 분위기를 주도했다는 것.
미국측에서 매우 강하게 대쉬를 해오면 아예 “내 배를 째라”고 오히려 대들기도 하는 등 강온전략을 유효 적절히 구사하면서 협상 분위기를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이끄는가하면 살기애매(?)한 분위기로도 만드는 등의 수완을 발휘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참석자도 그동안 협상을 여러 차례 참석해 봤지만 박 국장처럼 협상력을 발휘한 사람도 드물다며 박 국장의 협상 지휘력을 높이 평가했다.
더욱이 이 관계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흔들림 없는 원칙을 고수하면서 미국측에 휘둘리지 않은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며 박 국장에 대해 또 한번 높은 점수를 줬다.
또 다른 관계자는 9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한·미 쇠고기 협상은 한마디로 피를 말리는 긴장의 연속이었다며 협상 첫날인 9일에는 저녁 7시 30분에 끝내고, 10일에도 오전 10시에 시작하여 저녁 8시에 협상을 끝냈으나 갈비 포함여부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다 결국 합의를 못하고 12일 다시 협상을 속개했다는 것이다.
다시 속개된 12일에는 오후 2시부터 시작하여 저녁 9시경까지 계속됐고, 결국 13일 오후 5시 30분경에 최종 타결을 봤다는 것.
이처럼 최종 타결을 보기까지 숨막히는 시간의 연속이었다는 이 참석자는 며칠 동안 몸무게가 5kg이나 빠졌다며 힘든 협상이었음을 시사했다.
어쨌든 협상은 이렇게 끝난 만큼 앞으로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 한우산업이 몇 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의식을 갖고 정부는 정부대로, 생산자는 생산자대로 제 역할에 충실하자고 전문가들은 주문하고 있다.

김영란 yrkim@chuksa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