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산 쇠고기의 수입재개 논의가 일기 시작한 시점부터 한우의 산지가격하락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재개 소문이 업계에 돌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 지난해 11월에 열린 부산 APEC에서 한·미간 쇠고기 협상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소문으로 업계는 어수선했다. 그 이전인 2005년 9월 29일 기준 한우 산지가격은 ▲암송아지 357만원 ▲수송아지 255만원 ▲암소 500㎏ 479만원 ▲수소 500㎏450만원이었다. 대목인 추석명절을 지난 시점이었음에도 송아지와 큰 소 모두 높은 가격을 유지했다. 그러나 올들어 미산 쇠고기 수입재개를 발표한 지난 13일 기준 산지가격을 살펴보면 ▼암송아지 262만원 ▼수송아지 208만원 ▼암소 500㎏ 463만원 ▼수소 500㎏ 359만원으로 나타나 지난해 9월과 비교해 크게 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암송아지의 가격으로, 지난 9월이후 불과 3개월 사이에 무려 1백만원 가까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점이다. 또한 미산 쇠고기 수입재개 발표 후 3일이 지난 16일의 소값도 소폭이기는 하지만 송아지나 큰 소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수입재개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농가들이 송아지 생산에 흥미를 못 느끼고 암송아지 입식을 멀리 하면서 일어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그 외에 수소 500㎏의 큰 폭의 하락은 일부 농가들이 시장에 대한 불안감으로 조기출하를 실시한데 따라 공급물량이 다소 늘어 하락세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강원 횡성지역 한 한우농가는 “통계상으로 나타난 수치보다 농가들이 피부로 느끼는 가격하락세는 더욱 심하다”며 “요즘은 너무 떨어진 가격으로 시장에 소를 몰고나가기가 무서울 정도”라고 설명했다. 전체적으로 산지가격이 하락했지만 반면 소비자 가격은 올라간 것으로 조사됐다. 농수산물유통공사의 조사에 따르면 상품 등심의 경우 500g당 지난해 9월 28일 현재 평균 2만9천900원에서 올 1월16일에는 3만610원으로 오히려 올라갔다. 이 같은 현상은 불안감으로 인해 한우 농가들이 조기출하를 실시하면서 늘어난 공급량을 유통업자들이 설 대목을 준비하기 위해 싼값에 사들여 비축해 놓고 유통마진을 늘리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동안 한우 사육농가들의 한우 경영에 대한 인식이 예전과는 크게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미산 쇠고기 수입재개 발표로 인한 조기출하 현상이 아직도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이동일 dilee@chuksan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