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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돈 수출 현주소와 활성화대책

“개량기반 확보위한 장기 포석” 확실히 인식돼야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6.01.21 11:3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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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종돈수출 소식이 연이어지면서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종돈업계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이에따라 종돈업계는 이병모 진왕종축 이사를 초대 회장으로 하는 종돈수출협의회를 출범시키는 등 의욕적인 발걸음을 보이고 있다. 정부 역시 그 어느 때 보다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해외바이어 초청은 물론 해외시장에서의 프로모션 사업까지 지원하고 나선 것이다. 올해에는 전담부서까지 배정하는 등 종돈수출 활성화에 강력한 의지를 표출하고 있다.
하지만 종돈수출 길은 시원하게 뚫린 고속도로가 아니다. 아직까지 걸음마단계일 뿐 만 아니라 풀어나가야 할 과제도 적지않다. 종돈수출의 현주소와 국내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대량수출 쾌거
한국종축개량협회에 따르면 종돈수출은 지난 ’96년까지 일본에 순종돈 2백52두가 이뤄졌던 것이 전부였다. 이후 지난 98~’01년까지 순종돈 6백82두, 1대잡종 1천6백82두를 홍콩과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지로 수출하는 등 그 물량과 수출대상국이 모두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01년 구제역 발생을 계기로 중단되고 말았다.
그러나 구제역 청정화 선언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물고가 트이지 않던 종돈수출은 지난해 2월 금자축산이 순종돈 5백두를 베트남에 수출한 것을 계기로 서막을 울리기 시작했다.
이후 같은해 10월 다비육종과 가야육종이 베트남과 필리핀을 대상으로 F1 1백12두와 순종돈 2백25두를 각각 선적하면서 종돈수출의 끈을 이어갔다.
특히 농협중앙회는 돼지정액 75두분 1백50팩을 필리핀에 수출, 이제는 정액 수출의 가능성도 보여준 한해였다.

■대부분 관망
하지만 지난해에 보여준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올해 수출규모 확대는 물론 수출대상국도 크게 다변화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치는 금자축산외에 막상 종돈수출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종돈장을 쉽게 찾아보기는 힘들다.
수출경험이 있는 종돈장들 역시 대부분 자사의 현지법인에 대한 입식이나 시범적 성격이 강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이에대해 종돈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시장 보다 높은 가격을 받았다고 해도 파렛트 제작에서부터 항공료 등 운송, 검역비용에 이르기까지 수출에 필요한 부대비용을 감안할 경우 ‘남는게 없는 장사’ ”라며 그 이유를 대변한다.
여기에 GGP의 생산능력이 일정한 상황에서 일시에 많은 물량을 수출에 배정한다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 아닐수 없다.
우리 종돈개량수준이 상당수준에 올라와 있고 지리적 근거리에 위치한 장점에도 불구 주요종돈수출국들의 각축장으로 떠오른 동남아시장에서 경쟁은 아직 힘들다는 부정적 시각이 근본적인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러한 추세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근본적으로 종돈수출을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종돈수출을 감행할 결정적인 동기부여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흔히말하는 ‘국내 양돈산업의 위상제고’ 라는 상징적인 목적만으로 경제적 손실이나 위험성까지 감수해가며 수출을 기대하거나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란다는 자체가 무리라는 것이다.

■개량기반 유지에 필수적
그렇다면 종돈수출이 가져다 줄 효과는 무엇일까.
한 육종 전문가는 “국내 양돈시장은 수입육과 차별화를 위한 고급화 추세속에서 자급률 하락이 불가피, 결과적으로 종돈개량을 위한 절대적인 ‘사이즈’가 작아질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종돈수출은 국내 종돈업계의 필수 사이즈 유지를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결국 종돈수출을 위한 노력은 국내 산업의 안정적인 기반 유지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초창기 어려움을 극복, 안정적인 수출기반이 확보될 경우 국내 양돈산업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은 물론 대외적인 위상제고를 통해 축산업계의 해외진출을 뒷받침하는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회성 수출 안돼
다만 이러한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범업계 차원의 중장기 전략 수립 및 전개가 전제돼야 한다는게 한결같은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우선 개별농장 단위의 국내 종돈개량체계부터 개선을 주문하고 있다.
모돈 수백두 수준의 단일농장규모로는 근본적으로 일정수준이상의 종돈개량 성과를 기대할수 없을뿐더러 수출을 위해 일시에 많은 물량을 빼내기도 힘든 만큼 현재의 체계하에서는 일회성 수출 형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부 유럽이나 미주국가와 마찬가지로 유전자 공유와 검정은 물론 수출도 함께 하는 공동개량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는 동남아 지역에서 선호하는 종돈개량과 안정적 공급은 물론 향후 우려되는 국제적 제약에서 벗어나기 위한 우리만의 고유품종 개발을 위해서도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만약의 경우 질병발생으로 인한 수출중단의 피해역시 분산시킬수 있다는 점도 그 기대효과가 아닐수 없다.
해외 시장과 교역에 대한 높은 이해력과 한국종돈을 정확히 알리고 홍보할 전문가의 육성 및 확보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일부 종돈장별로 부대비용이 큰 차이를 보인 사례는 경험과 함께 전문가의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뒷받침한다.
이와함께 종돈 수출의 궁극적인 목적을 감안할 때 초창기 정부차원의 보다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다.
물론 정부차원에서도 지난해부터 다각적인 지원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는 있지만 아직 주요 선진국들과 비교할 때는 명함도 내밀기 어려운 수준이라는게 한결같은 지적이다.
따라서 종돈업계는 우리보다 훨씬 앞서있는 주요 수출국 정부들 조차도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자국의 종돈수출을 지원하고 있는데 주목, “단기간에 실적을 기대하거나 생색내기식 지원이 아닌 일관된 의지와 관심으로 피부에 와닿는 지원방안 모색에 나서줄 것”을 정부에 주문하고 있다.
이러한 민관의 노력이 유기적으로 연결, 본격적인 종돈수출 시대가 개막된다면 “중국은 물론 북한시장까지의 영역확대도 가능할 것”이라는 일부 종돈업계의 호언이 결코 허풍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이일호 L21ho@chuksa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