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산기업 초유의 주식시장을 통한 적대적 M&A 가능성으로 관심을 불러모았던 도드람비티의 마니커 주식 매입이 일단 ‘단순한 투자’로 결말 지어졌다. ■ M&A설 왜 불거졌나 이번 마니커 주식 매입은 축산업계의 대표적인 투자가로 손꼽히는 지원철 사장에 의해 주도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철 사장은 자신이 최대주주인 이지바이오의 지분율이 99%인 도드람비티와 관계사 서울사료를 통해 지난해말부터 장내매입 형태로 마니커 지분의 15.74%인 55만7백70주를 확보했다. 이에따라 그 이전까지 특수관계인 2인을 포함, 총 27.12%(94만9천1백88주)의 지분을 가진 한형석 대표이사에 이어 단숨에 마니커의 2대 주주로 부상하게 이르게 됐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단순투자’라는 도드람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와 축산업계에서는 지사장의 의중을 놓고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게 됐다. 그 중 가장 설득력있게 받아들여진 것이 안정적 사료판매처 확보설이다. 지난해 12월 체리부로에 대한 1백억 투자를 통해 김인식 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지분(35% 수준)을 확보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것. 이와함께 또다른 가능성으로 제기된 주식매입 목적이 바로 적대적 M&A 추진설. 마니커의 기업가치가 워낙 저평가 돼 있는데다 지분구조로 보아 대주주로 진입이 가능한점 등 경영권 방어에 일부 취약점이 드러나 M&A 추진의 빌미를 제공했다는게 이들의 판단이다. 이럴 경우 단순히 사료판매처 확보 수준을 넘어서 육계계열화사업의 ‘전방사업화’라는 시너지 효과도 생각할수 있다는 매리트가 지원철 사장에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단순 투자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들이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마니커는 물론 지원철 사장측도 상당한 당혹감에 휩쌓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내실경영에 치중하면서도 매년 급격한 성장세를 구가, 그 어느 기업보다도 안정된 경영체계 구축을 자부해온 마니커의 현 경영진들은 M&A의 구설수 대상이 됐다는 것 자체에 큰 충격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마니커의 한 관계자는 “M&A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게 전반적인 분위기였다”고 전제, “하지만 경영진들은 즉각 진위파악과 함께 경영권방어 대책 모색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며 당시의 긴박했던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사정은 지원철 사장측도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철 사장은 적대적 M&A 가능성 관련 보도직후 ‘사실무근’이라는 점을 마니커 경영진에 전달한데 이어 매입 주식중 일부를 주식시장에 매도, 지분율을 10%미만으로 낮추면서까지 자신의 ‘진심’을 확인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 “안정지분 확보” 이에 마니커는 관계사인 택산상역의 장내 매수를 통해 대주주 지분율이 28.99%로 상승했음을 지난 6일 공시, 우호지분까지 감안할 경우 실제 40% 수준의 지분으로 안정적 경영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M&A 추진설은 그 이상의 진전없이 사실상 일단락 됐다. 하지만 마니커 경영진들은 이번 논란에 대해 경영에 대한 자만심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준 단적인 사례였다며 자성하는 분위기다. 중견기업으로 자리매김한 만큼 매출 및 수익성제고 등 눈에 드러나는 경영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각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마니커를 전폭적으로 지지해온 협력업체나 투자자들의 신뢰에 금이가는 원인으로 작용할수 있다는 우려도 배제치 않고 있다. 마니커의 한 고위임원은 “마니커팬들에게 적잖케 실망감을 안겨줄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보다 성숙된 경영체계 구축과 함께 저평가된 기업가치 제고에 매진, 손상된 자존심 회복에 나설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일호 L21ho@chuksan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