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가와 협력업체는 물론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직후 닭고기 먹기 운동에 참여해 준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국민들의 성원이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를 일궈냈습니다.” 지난 14일 2년도 채 안돼 공식적으로 화의를 벗어난 김인식 체리부로 회장. 그는 화의개시 이후 한번도 공장가동이 중단되지 않았던 원동력을 이 한마디로 설명했다. 김인식 회장은 특히 “과거 계열업체 부도 이후엔 사육농가들 임의적으로 닭을 매매하는 형태가 관행이었지만 체리부로 농가들은 전혀 동요가 없었다”면서 계약농가들이 절대적인 힘이 됐음을 강조했다. 그 바탕에는 김회장에 대한 깊은 신뢰가 자리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장기불황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까지 겹치며 회사의 앞날이 불투명해진 지난 ’03년 12월, 자신 소유의 ‘처갓집 양념통닭’ 지분(50억원 상당)을 내놓으며 만약의 경우 사육농가에 의해 경영토록 준비한 김인식회장의 배려는 농가들의 신뢰를 굳게 다지는 계기가 되기도. 결과적으로 “내가 살려는 생각은 버리겠다”는 김인식 회장의 의지가 회사를 지키는 결정적 단초로 작용한 셈이다. 하지만 어려운 처지임에도 ‘체리부로 지키기’와 함께 자신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준 농가와 협력업체 등 5백여 채권자들의 한결같은 반응이 오히려 가장 큰 부담이었음을 털어놓기도. 이에 화의이전까지 최대 6개월가량 지연됐던 사육비지급에 집중, 화의개시 1년만에 밀린 사육비를 모두 해결했다. 더불어 처지가 급한 채권자의 채무부터 우선 상환, 선의의 피해자 발생 최소화에 진력했다고. 덕분에 그 체리부로 관계사 어디에서도 화의에 따른 사업 중단이나 좌천 사례가 없다는 게 무엇보다 큰 보람이라는 김인식 회장은 농가와 기업이 결합된 체리부로의 화의성공이 “국내 농업사의 관점에서 ‘기념비적 ‘사건’일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이일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