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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물 품질고급화 시스템 강화 ‘식탁 지키자’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6.03.06 10: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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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주최 ‘미산 쇠고기 수입재개 이후 수급대책’ 좌담회
미산 수입재개 이후 시장질서는 어떻게 재편되고 우리 축산업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어떻게 체질을 바꿔야할까. 본지는 유통현장의 전문자들을 초빙, 좌담회를 열고 미산 쇠고기 수입재개 이후 수급전망과 대책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정규성= 오늘의 이슈에 맞게 전반적인 사육동향과 변화조짐, 유통업계 반응, 수급전망,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 대책, 생산라인에서 보강해야할 사안이 뭔가 등에 대해 얘기해보자.
분야별 사육심리를 포함해 전반적인 부분을 짚어주시기 바란다.
▲김성호= 먼저 한우부문을 보자면 상당기간 한우농가 소득이 괜찮았던 까닭에 불안감 속에서도 신규진입농가가 많은데, 규모화도 빠르게 진전됐기 때문에 사육두수는 급격하게 늘어났다. 한우산업은 기반자체가 불안정하고, 출하일령이 긴 축종이기 때문에 그 추세가 적어도 2~3년은 간다. 현재 한우사육두수가 182만두 정도다. 내년엔 200만두에서 멎어주길 바라는데, 그 이상일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증가속도가 조금이라도 늦춰져야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는데 현재로선 이를 어떻게 조절해 나가느냐가 관건이다.
육우는 틈새시장이라도 형성돼 있으면 수급이 안정적일 텐데, 소비자들의 구매성향은 주로 한우 혹은 수입쇠고기 두 가지로 나뉘는 편이다. 대항력을 세우지 않으면 미산쇠고기가 시장에 반입됐을 때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분야이다.
전반적인 소값전망에 대해서 근 몇 년간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계속됐다. 하지만, 지금은 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불투명한 게 아니라 하락하는 상황에서 불투명한 것이다. 작년 10월경 최고가격이 형성된 이후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한우고기 매출이 비수기인 4~5월에 미산 쇠고기가 들어오기 때문에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수입업체들도 미산 쇠고기 물량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이 과열돼 있는 상태인데, 수입쇠고기 시장도 상반기 중 한번 정도 출렁거릴 것으로 예측 하고 있다.
한편 돼지 사육두수는 작년 12월을 기준으로 8백96만두로 정체되고 있는 추세다. 물량이 부족하면 수입돈육 반입량이 더 늘어나지 않겠냐는 반응도 있지만, 시장이 분리돼 있기 때문에 영향이 크진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에도 고돈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단, 가격이 올라가면 생산농가들은 단기적인 관점으로 대응하는 경향이 있어 고품질돈육 출하비중이 많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프로정신이 가장 요구되는 시기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하고 위생적인 축산물 생산에 만전을 기하고 이점을 강조하는 우리축산물 소비촉진 홍보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더불어 질병에 대비해 방역에 철저를 기하는 등의 노력으로 우리후손들에게 더 좋은 축산업 운영노하우를 물려주길 바란다.
▲이동오= 우리 회사의 경영취지는 철저한 계열화로 고급육 생산과 등급별 부분육 생산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따라서 계열농가들도 고급육선도주자로서 브랜드사업에 대한 인식이 자리잡고 있어, 위기를 헤쳐 나갈 의지를 나름대로 세우고 있다. 초기에는 거세우 농가들이 손해를 봤지만 지금은 가격이 두당 1백 만원 정도 상회하고 있다. 출하체중도 큰 편이고, 고급육 출현율도 높다보니 계열화사업에 대한 자부심도 참여농가에 많이 생겨났다.
또한 1등급 유통위주의 시장형성에 주력해 전문화된 고급매장 위주로 납품을 해왔고, 현재는 호텔을 비롯한 외식업계에도 품질에 대해 강하게 어필하는 등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다.
그런데 어떻게 된 영문인지, 우리는 공급이 초과되는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수입재개를 전제로 전략을 세워왔음에도 많은 회원농가들이 올해 사육두수를 늘릴 계획이다.
한미 FTA협상도 내년 3월까지 완료될 예정인데, 만일 무관세라는 조건하에서 미산 쇠고기가 들어올 경우 가격은 현재의 28% 밖에 안 된다. 게다가 뼈없는 갈빗살이 식당가 위주로 납품되면 타격이 상당히 클 것이다.
이는 육우부문에서 작년 수입재개설 이후 두드러지는 조기출하 경향으로 나타났다. 이로 비춰 보건데 수입재개 이후 육우가격은 2년간 큰 폭으로 하락할 것 같다. 대비책으로 육우부문도 빨리 자조금 제도를 도입해 광고 및 홍보활동을 활발히 해야 한다.
우리는 육우가 미산쇠고기 수입에 가장 피해를 크게 보는 축종임에 대비해 품질을 높이고 출하체중을 늘리는 등의 방식을 취하고 있다. 농가수익 최대화를 기하며 사육관리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도입해 올 1월에도 회원농가 중 4곳에서 한 마리씩 1천만원 짜리가 출하되는 등 어렵지만 충분히 겨뤄볼 만 하다는 가능성을 본다.
유통에 있어서도 납품위주가 아닌 다양한 채널을 갖고 가격대별 수요층을 고르게 가지려 한다.
아울러 브랜드 인증제를 통해 한육우 유통을 활성화시키고, 식당 원산지 표시제 등 유통시스템을 강화하면 소비자에게 ‘안전과 맛’으로 다가갈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조흥연= 불과 2~3년전 까지만 해도 육우에 대한 인식은 낮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요즘엔 정부도 육우 브랜드에 관심을 많이 가지는 분위기고, 품질도 전보다 상당히 개선됐으며 소비자 인식도 많이 향상됐다. ‘젖소’, ‘수소’ 등 명칭조차 올바르게 통일되지 못했던 육우부문의 눈부신 발전이다. 이에 중저가에 안전하고 위생적인 우리 축산물을 구매하는 층의 공략을 위해 힘 쏟고 있다.
2003년 9~10월 육우가격이 상당히 안 좋았는데, “육우는 얼굴이 없다”는 농가들 의견에 따라 전국 400~500두 이상 사육하는 농가들과의 대책회의에서 브랜드화해보자는 발상이 떠올라 ‘우리보리소’를 런칭하게 됐다. 지금은 인지도도 많이 높아지고 기술력도 좋아졌는데, 이는 회원농가들의 엄청난 의지가 뒷받침된 결과다. 하지만, 농가들이 미산 수입 재개결정 이후 불안해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어 이를 안정시키는 것이 급선무로 나서고 있다. 조기출하를 자제하기 위해 3월부터 1등급은 킬로 당 200원, 2등급은 100원씩 장려금을 지급키로 결정했는데, 그래도 입식을 안 한다. 육우산업은 기반이 취약하다. 매장에서 소에 급여하는 보리를 소비자들에게 직접 나눠줄 정도로 홍보에 주력해야 하는 사항이다.
미산 수입재개 이후 육우가격이 적어도 한우가격의 65%선은 돼야 육우생산의 안정화가 가능하다고 본다. 수입육이 들어와도 육우 경쟁력은 내용적으로 상당하다. 곡물사육하는 미산에 비해서도 맛이 우수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 인식이 왜곡돼 있다.
금천의 올해 출하물량은 8천두가 목표다. 먹는 사람도 경제적이고 유통도 부가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육우가 가장 타격이 크다는 말은 당연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전과 다른 만큼 의지를 갖고 노력할 것이다. 농가관리와 매장운영을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말 못할 어려움도 많지만, 자부심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
정부에서도 육우에 대한 지원책을 강화하길 바란다. 유통량은 한우의 1/3에 다다르는 등 실제 시장에서 비중이 커지고 있는데, 정책비중은 한우의 10%에도 못 미치는 것 같다. 육우소비 대중화를 중저가 축산물 육성차원에서라도 장려해야 한다.
▲지천열= 미산쇠고기 수입재개 이후 직격탄은 소이지만, 양돈산업에도 영향이 크다. 계열화가 진행되면서 고급육 공급위주로 바뀌고 가격도 상당히 상승했다. 문제는 수입육과의 경쟁에서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쇠고기 팩커들도 냉장돈육을 대량 반입시키고 있는데, 식당 및 외식업소의 40%가 수입 냉장육을 취급하고 있다. 게다가 예전에는 냉장육이 할인점까지는 공략하지 못했는데 광우병 이후 독자적인 시장을 형성해오고 있는 현실이다. 수입돈육이 정착되면서 유통업체들이 피부로 느끼는 문제들은 국내산 돈육 소비가격이 떨어질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산 쇠고기 수입재개 이후 국내 돈가는 냉장이든 냉동이든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다.
할인점에 공급되는 물량의 유형은 변화를 예보하고 있다. 냉장육을 주로 소진하는 할인점 직원들 얘기로 미뤄볼 때 점포 포션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한다. 작년부터 미산냉장돈육을 취급해왔는데, 북미지역 팩커들의 할인점 공략이 강화되면서 이미 많은 물량이 들어왔기 때문에 지방의 식당위주로 공급방향이 전향되고 있다.
한냉도 작년까지 수입육이 매출의 60%를 차지했다.
국내산은 저등급 출현율이 크게 늘어나 거래처 컴플레인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등급출현율을 높일 농가 자구책이 나와야한다. 농가 입장에서는 현재 지육단가가 3천7백원까지 올라있기 때문에 절박함이 와 닿지 않을 수 있다. 계열화사업, 장려금제 등으로 이끌고, 비육돈 사료효율성을 높여내야 한다. 사양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적극적 전략을 구사할 때다. 양돈자조금관리위의 저지방 부위 홍보로 보이지 않는 효과를 보고있는 점이 좋은 사례다.
정부에서도 품질장려책을 넓혀야 한다. 위생과 안전에 중점을 두고 규모화된 LPC를 정착, 활성화해야하고 생산, 도축, 가공, 소비까지의 일원적 시스템이 나와 이를 활성화 시킨다면 더 나은 경쟁력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가격호황으로 인해 육가공업체들은 원료육 조달이 상당히 어려웠다. 농가, 육가공, 유통분야 모두가 균형 발전할 수 있게 외부경쟁력, 내부 결속력을 두루 꾀할 수 있어야 한다.
▲이위형= 올해 수입될 쇠고기 전체물량은 작년 14만톤 보다 증가한 20~21만톤 정도로 전망된다. 국내생산량도 한우두수 증가, 육우 감소 또는 보합세다. 따라서 올해 수입쇠고기 공급량은 적어도 16만톤을 넘어설 듯하고, 총 시장 공급량은 40만톤을 넘어 이중 33만~34만톤 정도가 소비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올해 전체 쇠고기 소비는 9~10%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
돼지고기 공급량은 전년대비 2% 정도 증가해 15만톤을 상회하지는 않고, 14만톤 정도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소비는 1.8~2%정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산 돼지고기 공급세는 부위별 차이는 있겠지만 작년보다는 강세를 띨 것으로 보이는데 연말 경엔 수입량도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본다.
미국의 수출전략은 한국시장으로 집중될 것으로 보이는데, 기호품 뿐 아니라 비기호품까지 들어오면서 시장교란이 우려되고, 5월부터 1만5천톤에서 6천톤까지의 수입돈육이 몰려 들어오면서 일시적 적체현상을 보여 이러한 재고가 유통업계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
참고로 1월에 반입된 수입돈육의 33%가 미산이다. 쇠고기 팩커들이 돈육까지 취급하기 때문에 거래량을 늘려 주거래처로 등극하기 위해 수입육업체들이 과도하게 물량을 잡았기 때문이다.
미산 쇠고기의 시중유통을 앞두고 외식업계의 반응을 조사해 봤는데 뼈없는 갈비 쓰겠냐는 질문에 100%가 ‘그렇다’고 답했다. 대부분이 식당주인들인데 뼈없는 갈비로 판매방향을 바꾸겠다는 반응이 80%이상이었다. 주력품목을 수입육 갈빗살로 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에 있어 한국은 가격도 높고, 미국내 비선호부위에 대한 선호도도 좋아 엄청난 매력을 가진 시장이다. 그런데 미국은 광우병 이전과 같은 물량을 우리나라 시장에 들여오려는 데서 오류가 발생한다. 뼈를 제외했기 때문에 20~30%는 적게 물량을 잡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목심, 윗등심, 앞다리살, 뒷다리살 등을 끼워 사라는 요구를 들이밀 듯하다. 이러한 요구로 인해 유통업계에는 혼란이 야기될 수 있으며, 수입육 도매상이나 오퍼업체들은 고통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양형조= 미산 쇠고기 수입재개 영향이 돼지고기에도 나타나고 있는데, 지금 미산 쇠고기로 인해 돼지고기에서 가장 긍정적 영향을 받은 부위는 돼지갈비다. 소비가 많이 됐다.
또한 미산 돼지고기 수입량이 상당히 증가해 2003년 8.5%에서 작년 24.8%정도로 상당히 늘었다. 더불어 수입돈육 소비량도 예년 8%에서 작년 29%까지 늘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수입재개를 앞두고 3월내에 미국의 수출용 작업장 위생실태 조사단을 파견해 작업장 지정을 마쳐야 하는데,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에 많은 부담을 지고 있다.
일본시장의 경우 수출재개 결정 이후 품질, 가격 체계를 갖추기 위해 3~4년간의 준비기간을 가졌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검역원은 뼈 검출 등의 문제로 일본이 쇠고기 수입을 중단했던 것처럼 샘플검사 물량을 늘리겠다는 입장이고 수입이 재개되면 미국내 쇠고기 가격이 올라간다는 소문 때문에 수입업자들도 많이 불안해하고 있는 등 수입육업계도 녹녹치 않은 실정이다.
그런데 현재 국내에는 수입육 통제를 내용으로 하는 협의기구가 없다. 시장수급을 고려해 반입할 때마다 물량규모를 얼마나 잡아야 하는지 업체들이 협의를 할 수 있는 공조체계가 구축됐으면 한다. ‘수입업체들의 모임’을 만들어야 할 시점이지 않나.
수입육에 대한 재고조사 체제도 잘 갖춰야 한다. 수입육 관리 시스템을 제대로 갖춰야 물량수급조절과 국내가격안정화를 꾀할 수 있다.
수입육 유통관리 시스템 구축으로 수입육업계종사자들과도 우리나라 축산업을 같이 고민해봐야 한다. 수입육업체들에서도 많은 피해사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참석자
▲사회: 정규성 축산유통연구소장
▲김성호 차장대우(농협중앙회 축산
유통부)
▲양형조 기획실장(한국육류유통수
출입협회)
▲이동오 상무((주)한예들)
▲이위형 소장(미트비즈니스컨설팅)
▲조흥연 대표((주)금천)
▲지천열 팀장(한국냉장)
<이상 가나다순>

■일자: 2006년 2월 27일
■장소: 축산신문 회의실
■사진: 김길호 부장
■정리: 도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