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안전한 축산/‘Farm to Table’ 이렇게

단계별 안전성 관리 현행 일관 시스템 ‘긴요’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6.04.03 13:37:44

기사프린트

우리나라 축산사의 획기적인 변환점을 꼽으라면 1995년 WTO체제 출범에 따른 축산물 시장 개방과 2000년 구제역 발생을 꼽을 수 있다.
1994년 우루과이 협상 타결에 이은 1995년 WTO체제 출범은 소위 무한경쟁시대에 우리 축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한 끝에 ‘고품질 차별화’라는 대안을 찾기에 이르렀고, 이는 어느 정도 성과를 올렸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우려됐던 한우 산업은 ‘고품질 차별화’를 통해 한층 성숙된 산업으로 발전했다. 적어도 2000년 전까지는 축산정책의 키워드가 바로 이 ‘고품질 차별화’였던 것이다.
................................................................................................................

구제역 발생으로 안전성 부각

2000년에 들어서자마자 구제역 발생이라는 큰 사건을 겪으면서 우리 축산은 고품질 차별화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위생’과 ‘안전성’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다. 소비자들이 이전에도 축산물의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구제역 발생으로 축산물 소비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안전성이 집중 부각된 것이다.
이후 2002년 구제역 재발과 돼지콜레라 발생, 2003년 미국발 광우병 사태와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은 축산물의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축산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와 축산업계는 농장에서 식탁까지(Farm To Table) 전과정에서 안전성을 되돌아 보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우선 생산단계에서 구제역 방역 등으로 훈련된 가축질병 방역의식을 바탕으로 위생적이고 안전한 축산물 생산에 대한 인식이 더욱 높아졌으며, 생산 이후 식탁에 이르기까지 축산물의 위생과 안전성 관리 강화 방안이 속속 제시됐다.

사료 첨가 항생제 대폭 축소

그 중에서도 주목되는 것은 지난 2004년 농림부가 사료에 첨가하는 항생제 사용 범위를 대폭 축소했다는 것이다.
사료에 첨가할 수 있는 52종의 항생제중 27종의 항생제를 제외시키고 25종의 항생제만 사용토록 한 것이 그것이다. 이는 당시 동물약품업계로부터 적지 않은 저항 속에서 이뤄졌으며, 그래서 더욱 의미있게 평가됐다.
동시에 도축 가공공장의 HACCP를 의무적으로 실시토록함으로써 축산물 유통 과정의 위생과 안전성 관리가 어느정도 가능해졌다. 특히 이 HACCP제도의 도입은 축산물 유통 관련 종사자들의 위생, 안전성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됐고, 이로써 우리 축산물의 위생 안전성 수준은 몰라보게 향상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우리 축산물의 안전성 수준을 더욱 향상시키기 위해 해야할 일은 적지 않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항생제 대체제 수요 늘것

생산과정에서부터 안전한 축산을 위해 개선해야할 사항이 많다.
우선 생산자 스스로 항생제 사용을 최소화는 노력이 필요하다. 항생제를 사용, 쉽게 축산을 하려할 경우 그것이 축산의 경쟁력을 오히려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하루빨리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혹자는 항생제 남용을 동약업계의 탓으로 돌리는 경우도 있으나 이는 축산 농민이 취할 바른 자세는 아니라는 것이다. 축산농민이 항생제가 아닌 항생제 대체제를 찾을 경우 동약업계도 그런 시대적 변화에 순응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휴약기를 준수한다거나 후기사료를 사용하며 농장내 사료 저장과정의 오염을 방지하는 등의 노력이 절실하다.
그렇지 않아도 정부는 농장 HACCP제도를 실시키로 하고 있다. 이는 생산과정에서부터 축산물의 위생과 안전성 수준을 최고 수준으로 향상시키겠다는 정책의지로 평가된다. 축산 농민으로서도 이 같은 제도에 적극적으로 임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생산 과정에서부터 축산물 위생과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는한 축산의 경쟁력을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아울러 본지에서 추진하고 있는 ‘아름답고 깨끗한 농장 가꾸기’ 운동에도 적극 동참, 소비자들이 축산물의 안전성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앞으로 축산업의 안정적 발전에 필수 요건이 됨을 강조한다.

유통과정 종사자 인식 변화 성과

다음은 유통과정이다. 유통과정의 축산물 위생과 안전성 관리는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의지가 관건이다.
그동안 실시해 오고 있는 도축 가공공장의 HACCP제도에 대한 더욱 철저한 사후관리 강화 방안이 요구된다. 또한 유통과정의 둔갑 등 부정유통 감시체제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한우협회등 생산자 단체의 자율 감시체제에 거는 기대도 크다.
이렇게 생산과정과 유통과정에서 축산물 위생과 안전성 관리가 제대로 됐다고 하더라도 마지막 식탁에서의 위생 안전성 관리가 미흡하면 결과적으로 축산물의 위생, 안전성은 확보될 수 없다는 점에서 소비자 교육 등이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축산물의 취급에 따른 소비자들의 위생 안전성 인식이 매우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생산이력제 기대 커

지금까지 축산물의 안전성이 왜 중요한 것이며, 축산물의 위생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생산과 유통 소비 전단계에 걸쳐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짚어 보았다.
문제는 이 같은 축산물의 안전성 관리가 단계별 따로 따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일관성있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축산물 생산이력시스템은 매우 유용한 제도로서 기대되는 바 크다.
아울러 이는 축산식품 안전성 관리를 반드시 농림부에서 담당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