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령 2000호를 기념, 이천에서 지방자치시대의 축산을 살펴보는 이유는 이천이란 지명이 숫자 2000을 떠올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본지가 창간할 당시인 지난 1985년의 이천은 국내 축산의 메카로서 자리매김하고 있었던 것이 크게 고려됐다. 그런 축산의 메카가 지금은 어떻게 달라져 있는지에 대해서 살펴보는 것도 시사적인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본다. <편집자> ............................................................................................................... <80년대 축산 전업화 주도> 우리 축산이 규모간 갈등이 한창일 쯤인 지난 80년대 중반, 이천의 축산은 규모간 갈등의 수준이 아닌 전업화를 선도하고 있었다. 축산 메카로서 우리 축산 발전을 견인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는 가축 통계 비교에서도 확연히 나타난다. 즉 1985년 당시 이천시의 축산 호당 사육규모(괄호안은 전국평균)는 ▲한우 2.5두(2.4) ▲젖소 11.2두(9.1)▲돼지 48.1두(11.4두)▲닭 4천5백19.8수(168.6)로 대가축은 큰 차이가 없지만 돼지와 닭의 사육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80년대 우리 축산을 중소 가축이 이끌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천 지역의 축산이 우리 축산을 주도했음이 분명히 확인된다. 이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의 이천 축산을 보면 전국의 평균 축산규모에 비해 월등한 차이로 규모화 돼 있음을 알 수 있다.<표 참조> 이천지역 축산이 이렇게 발달된데는 이 지역 축산농가들의 선진적 축산의식과 축산 발전을 위한 노력이 무엇보다 원동력이겠지만 이를 지원하는 지자체와 축협의 역할도 적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처럼 축산인의 자율적인 노력과 함께 지자체와 축협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음은 이천지역에 국한되는 것은 물론 아니다. 현재 축산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투자에 적극적인 지자체는 어려운 축산여건에도 불구하고 점점 늘어나고 있다. 전북 정읍시의 경우 기초 지자체로서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축산국’ 수준의 조직을 운영하고 있는가 하면 강원도 횡성군의 경우 횡성축협과 힘을 합쳐 한우 산업에 횡성군의 운명을 걸 정도로 축산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이 밖에도 지자체와 지역 축협이 한 마음이 지역 축산발전을 위해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지역이 수도 없이 많다. 더욱이 주목되고 있는 것은 농축산물 시장 개방이 가속화 되면서, 축산이 농촌 경제를 주도하는 산업으로 부각되고 있음을 지자체에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런 만큼 지자체는 지역 축산물의 브랜드화 지원과 자연순환형 농업에 대한 주도적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우리 축산의 미래는 지자체별 특화된 지원과 관심에 달려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40년 지역발전 동반자 ‘이천축협’> 이천축협(조합장 윤두현)은 지난 1964년 3월 창립해 40여년동안 이천지역 축산발전의 동반자 역할을 주도해 왔다. 이천축협은 예수금이 9백50억원, 대출금 8백60억원, 경제사업2백50여억원과 기타사업을 포함해 총사업량이 2천억원이 넘는 도농복합조합으로 현재 본점포함 신용사업장 4곳과 생작물사업소 1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생작물사업장에는 한우 7백여두를 사육하고 있다. 이천축협은 IMF때 무리한 고정자산 투자로 매우 어려운 현실에 부딪치기도 했지만 임직원들이 슬기롭게 이를 극복하고 수년간 흑자행진을 이어오고 있으며 자기자본 확보는 물론 대손충당금도 정부가 요구하는 수준이상을 확보한 1등급 조합으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직원들은 노동조합을 스스로 해산하고 오직 조합발전과 조합원들의 권익증진에 매달림으로써 조합원과 직원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실례로 지난 03년에는 조합의 임원대의원들이 총회때 받은 수당으로 직원들 선물을 구입해 전달하고 그해 사료값이 사상최대로 인상되자 직원들은 급여인상분을 반납하고 조합원들의 사료 인상율을 낮추는 모습을 보이며 서로가 하나되어 함께 지역축산발전을 이끌어 나가기도 했다. 이천축협은 이천시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조합원과 고객을 위한 상호금융, 하나로마트, 구매사업, 지도 컨설팅 등 지역민을 위한 각종 사업을 실시하고 있고 특히 한우맛드림 사업을 통해 한우고급육 생산으로 한우산업발전에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04년부터 한우맛드림이 경기도 최초 한우 생산 이력제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경기도 고품질 축산물 경진대회에서 매년 한우브랜드 부문 우수상을 비롯한 최우수상을 석권하는 경기 한우명품화 사업에 동참하며 대표브랜드로 정착시켜 나가고 있다. 이천축협은 금융 및 경제사업, 조합원 환원사업을 시행하면서 조합의 주인인 조합원의 축산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조합원이 생산한 축산물의 판로확대 및 유통 원활화를 확보하며 조합원이 필요로 하는 축산기술, 자금 및 축산컨설팅 등을 제공하고 양축농가의 경제, 사회, 문화적 지위 향상을 추구해 왔다. 또한 지난해부터는 한우사육농가에 입식자금을 지원하기 시작했으며 올해부터는 육우입식자금과 젖소 후보소입식자금, 돼지후보돈입식자금등 12억원을 별도로 편성 지원하는 등 조합원 지원사업을 확대해 축협이 양축농가에 꼭 필요한 조직으로서 성장해 가고 있다. 안양축협과는 도농 상생협약식을 체결하고 안양축협에서 생산된 사료를 조합원들에게 공급하고 그 사료를 급여해 생산된 축산물을 안양축협 유통사업소에서 판매하는 등 생산지 조합과 소비지 조합간 서로 상생을 통해 공동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천=김길호 <이천축협 윤두현 조합장> 축협은 양축조합원이 양축을 하는데 꼭 필요한 조직이 되어야만 그 존재가치가 있는 것이라는 윤두현조합장. 그동안 조합경영이 어려워 조합원들에 제대로 지원도 못했지만 최근 4년여 동안 흑자결산을 이어오면서 조합경영안정으로 각종 적립금과 충당금도 적립하고 이제 조합원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윤조합장은 무이자 자금 40억원을 마련해 조합원들에게 입식자금 지원은 물론 축종별 헬퍼지원, 환경개선제지원 등 많은 혜택을 돌려주는 조합으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합의 주인인 조합원들이 조합을 신뢰하고 이용할 때 비로서 조합이 발전할 수 있다는 윤조합장은 직원들 스스로 노동조합을 해산하고 조합의 주인인 조합원을 위해 봉사를 하다 보니 조합원들도 조합을 신뢰하고 이용함으로써 조합 경영안정을 되찾게 됐다고 강조했다. 윤조합장은 앞으로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경청해 조합사업에 반영하는 열린경영을 통해 협동조합의 제역할은 물론 조합원들의 동반자가 되는 축협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비록 작지만 튼튼하고 안정된 축협을 만들어 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 박규하 이천시 축산과장> “우리나라 축산업은 이제 환경문제와 질병예방이 관건입니다. 이 두 가지 숙제만 해결할 수 있다면 우리 축산업은 국민의 식량산업으로, 농촌경제를 주도하는 산업으로 더욱 성장해 나갈 수 있습니다.” 박규하 이천시축산과장은 이제 친환경 축산을 통해 축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천시는 앞으로 양축농가에게 고액분리기 지원과 축분공동처리시설을 증설해 양축농가를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축산지원을 위해 환경개선제를 공급하고 축사입구에 소독기 설치는 물론 친환경축산과 더불어 가축질병예방에 만전을 다해 안전축산물 생산지원에 행정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6년에 고액분리기 11개를 지원하고 퇴비화 시설을 4개소를 설치하여 양축농가의 축분처리 고민을 해결하고자 한다는 박과장은 이천지역은 규모화, 전업화가 돼 있어 앞으로 축산물의 유통과 홍보에 주력해 나가는 것도 축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는 길임을 강조했다. 농업기술센터는 물론 축협과 협력해 농가의 사양관리 교육을 강화하고 초음파진단과 등지방측정 등을 통한 고급육생산을 유도, 이천축산물의 우수성을 널리 홍보하는데도 주력해 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박과장은 앞으로 이천지역은 무엇보다도 쌀이 유명한 곳인 만큼 임금님표 이천쌀의 고급화를 위해서라도 양축농가에서 생산된 액비를 이용한 자연순환형농업과 연계하여 이천쌀의 고급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우리 축산업은 지역주민들과 친밀한 축산이 돼야 하며 지역주민이 기피하는 축산이 돼서는 안 된다는 박과장. 비록 축산과장에 취임한 기간은 얼마 안 되었지만 그의 친환경 축산에 대한 의지가 매우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천=김길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