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간방역 주체인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에서 채혈과 예찰 등 주요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가축방역사. 이들의 하루일과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달 22일 정오부터 23일 정오까지 전남 장성군 담당 이상현 가축방역사(전남 중부출장소)를 동행 취재했다. ■이상현 가축방역사는 ... 올해 35세이며 5년째 방역사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이다. 장성지역에 있는 한우 900여 농가와 돼지 27농가, 산란계 4농가, 염소 3농가, 오리 3농가 등을 관리하고 있다. 하루에 10농가 이상의 채혈과 2농가 가량의 예찰활동을 하다보면 평균 160km 이상을 이동한다. 물론 한달 핸드폰 비용도 10만원이 넘을 정도로 전화통화량이 많다. 농가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채혈하고 예찰하고, 전화받으랴, 운전하랴 몸은 피곤하지만 그래도 담당지역에서 가축질병의 조기 발견을 위한다는 생각을 하면 피곤도 잊는다. □22일 12시 30분 : 취재기자와 인사를 나눈 이상현 방역사는 오후의 빠듯한 일정을 염두에 둔 때문인지 점심식사를 서둘러서 먹고는 사전에 방문 약속된 농장으로 곧바로 방역차를 몰았다. □13시 10분경 : 첫 번째로 도착한 농장은 한우를 사육하고 있는 강성태 사장의 동성농장이다. 강 사장은 “잘 지냈소”라며 반갑게 맞이한다. 농장입구에 차를 세우고는 종아리와 낭심 등에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비닐장화를 신은 다음 방역복을 입는다. 여기에다 마스크와 고무장갑을 끼고는 차량에서 소독장비를 꺼내 차량을 소독한 후 채혈도구와 노트를 가지고 농장으로 들어선다. 우선 채혈할 소의 정보를 확인하고 이상 유무를 체크한다. 이어 한우 2마리를 보정시키고 한 마리씩 꼬리를 들어 주사기로 채혈을 한다. 채혈 주사기가 바뀌지 않도록 소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기록하고는 드라이아이스를 넣은 아이스박스에 채혈주사기를 잘 보관해 둔다. 소들의 질병 감염여부 등을 예찰 한 후 소독상황을 꼼꼼히 점검하고는 강 사장이 소독약을 분무하는 것을 잠시 도와준다. 송아지 관리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긴급연락처를 확인한 후 농장입구에서 입었던 방역복과 마스크, 비닐장갑, 비닐장화 등을 모두 벗어 폐기 했다. 이 농장에서 머문 시간은 평소보다 긴 1시간 30분가량이 소요됐다. □14시 40분 : 불과 50여 미터 떨어진 인근 농장으로 이동해 입구에서 조금 전과 동일하게 방역복과 비닐장화 등을 새것으로 착용하고 또다시 차량을 소독한 후 지영환씨 한우농장을 방문했다. 이곳은 한우 5두를 사육하고 있으며 계류사육이 아니라서 소들을 보정시킨 후 1두를 채혈해 차에 있는 아이스박스에 보관시킨다. 간단하게 소독기록부 등 소독상황을 점검하고 농장입구에서 방역복 일체를 폐기처분시키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15분. □14시 55분 : 세 번째 도착한 곳은 5분여 떨어진 오재곤 사장의 성산종돈장. 오 사장이 잠시 외출중이어서 농장 입구에서 방명록을 작성한 후 방역복 일체를 착용한 후 차량을 고압분무기로 소독했다. 10여분 정도 기다리니 오 사장이 병원에 갔다가 돌아왔다. 오 사장은 “우리농장은 HACCP인증을 받았고 아주 철저한 방역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하고는 “기자재 등 외부에서 들어오는 것에 대한 철저한 방역을 실시하고 있으며 특히, 외부인은 반드시 신발과 옷 등을 갈아입어야 하며 사료도 지대의 경우 입구에서 소독을 하고 하루 정도 계류한 다음에 농장으로 반입하고 있다”고 철저한 차단방역을 강조했다. 이 방역사는 까다로운 조건을 확인받은 후에서야 분만사에서 암모니아 가스 측정을 할 수 있었다. 암모니아 가스는 아주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에서 머문 시간은 1시간 20분. □16시 50분 : 다음 도착한 곳은 한우 4두를 사육하고 있는 김종록씨 농장. 20여분 차량으로 이동해 농장 근처에 도착해 전화를 하니 전화를 받지 않는다. 연세가 많아 핸드폰이 없다보니 전화를 받지 않으면 연락방법이 없다. 농장의 위치를 정확히 몰라 이웃 주민들에게 물어보려는데 사람들도 보이지 않아 바쁜 일정에 마음만 조급해 진다. 어렵게 전화연결이 되어 농장을 찾아보니 주택들 사이에 있는 조그만 집에 재래식으로 한우를 사육하고 있다. 방역복을 새로 갈아입고 허리를 숙이고 농장으로 들어가 한우 1두에서 채혈을 한다. 김종록 할아버지는 왜 이렇게 늦게 왔냐며 한참을 기다렸다는 듯 푸념을 한다. 전에 유산기가 한번 있었다면서 조금은 걱정스러운 듯 말을 건넨다. □17시 30분 : 이웃에 있는 변동삼 할머니는 한우 4두를 사육하고 있는데 이중 한 마리가 질탈증세가 있어 도축장으로 보내기 위해 채혈을 의뢰했다고 한다. 이 방역사는 할머니에게 소독 방법과 소 관리 등을 알려줘야 하는데 시간이 없다며 아쉬워한다. □17시 50분 : 불과 50여 미터 떨어진 변준섭씨 농장에 들러서는 늦게 도착해 죄송하다고 하고는 급히 채혈을 해주었다. 늦게라도 와줘서 다행이라는 눈치다. □18시 10분 : 오늘의 채혈일정을 모두 마치고 광주시내에 있는 전남도본부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차안에서 이 방역사는 지난해 12월 소의 목에서 채혈을 하다가 소가 갑자기 머리를 돌리며 뿔로 턱을 들이받아 많이 고생했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주위의 방역사들 중 주의를 하더라도 소의 뿔에 받히는 사례가 종종 있다고 한다. 소의 경우 꼬리를 들고 채혈을 하면 쉽게 채혈을 할 수 있는 데 소가 발길질을 하는 경우 어쩔 수 없이 목에서 채혈을 하다보면 다치기 쉬우며 소 발길질에 채이는 것은 부지기수라고 한다. 이런 이유에서 정강이와 낭심 보호대를 반드시 착용하고 있다고…. □18시 50분 : 도본부 사무실에 도착해 오늘 채혈한 농장과 예찰한 농장에 대한 정보를 전산으로 30분 가량 입력한 후 하루 일과를 모두 마쳤다. 평소에는 축산연구소에 시료를 갔다주었어야 하는데 시간이 늦어 다음날 아침 일찍 채혈한 시료를 갔다주어야 한다. 23일 오전 7시 30분 : 도본부 앞에서 이 방역사를 만나 전남 축산기술연구소에 들러 어제 채혈한 시료를 전달하면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09시 30분 : 다시 장성군으로 넘어와 어제와 동일하게 한우 채혈을 위해 최영갑씨 농장에 도착해 방역복을 입고 채혈을 하려고 보니 이표가 없다. 이표가 떨어져 나갔거나 처음부터 없는 경우로 이럴때는 채혈을 할 수가 없다. 할 수 없이 다음에 하기로 하고…. □10시 30분 : 인근에 있는 김정금씨 농장에 들러 방역복을 착용하고 새끼가 들지 않는다는 소 2두를 채혈했다. □10시 50분 : 한우 1두를 사육한다는 황의청씨 농장에 들러 방역수칙에 따라 한우 1두를 채혈했다. □11시 10분 : 이웃 마을로 이동 중에 잠시 차를 멈추고 양재석씨 농장에 전화를 하니 교육을 받고 있는 중이라며 다음에 오라고 한다. □11시 30분 : 오후 1시 부터는 도본부에서 회의가 있는 날이라 서둘러 도 본부로 차량을 운전했다. 회의를 마치고는 다시 채혈업무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곽동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