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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 풀린 방역의식…꽉 조여라

“소독은 하는데”…농장 차단 방역 시설 ‘낮잠’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6.04.17 11:4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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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취재 / ‘소독의 날’전국 방역현장 가보니...>
지난 2000년에 구제역이 처음으로 발생된 이후 2002년 구제역 재발, 돼지콜레라발생, 2003년 조류인플루엔자 발생등으로 축산현장에서는 가축질병 차단 방역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올들어서도 정부는 3월부터 5월까지 구제역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 방역기간으로 설정, 구제역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다짐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가축질병 방역의 중요성 인식에도 불구하고 실제 축산 현장의 방역 의식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방역의식이 많이 느슨해졌다는 지적이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구제역 재발 방지를 강조하고 있는 한편에서는 구제역 상재국가 축산현장 시찰을 위한 해외 여행에 나서는 축산인이 많다는 것이다. 지난 12일 수요일 소독일을 맞아 전국 축산 현장의 방역 상황을 불시에 점검해 봤다. <편집자>


<기동취재단>
김길호 부장·이일호 차장·신정훈 차장·곽동신 차장·이재형 차장·황인성 차장·윤양한 차장·이희영 기자·이동일 기자

■강원
○…구제역 특별방역기간이면서 소독의 날인 지난 12일 오전 8시경. 한우의 고장 강원도 횡성군내 한우농가들은 여타 경종농가와는 달리 다소 분주한 모습이었다.
사육규모가 어느정도 수준에 올라온 한우농가들은 일찌감치 자신 농장의 소독을 마치고 공동방역단과 함께 권역내 소규모농장들 소독에 여념이 없었다. 공근면의 한 한우농장에서 만난 공동방역단의 한 관계자는 “소독작업은 대부분 오전중에 끝난다”고 설명했다. 자신을 횡성축협 직원이라고 밝힌 그는 “과거와는 달리 한우농가들도 방역에 대한 인식이 크게 개선, 공방단에 적극 참여하고 있을 뿐 만 아니라 소독을 게을리한 농가의 경우 ‘왕따’ 당하기 일수”라며 최근의 분위기를 전하기도.
횡성군내 37개 공방단이 지역 농가들로 구성된 ‘한우연구회’에 의해 주도된다거나 이날 오전중에 찾은 농장들의 경우 어떤 형태로든 소독작업의 흔적을 발견할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만큼 소독에 대한 농가들 의식이 높아졌음을 느낄수 있었다.
횡성군도 지난해부터 일부 한우농가에 원예시설용 스프링클러를 응용한 소독시설 지원에 나서 그 효과에 따라 내년에는 군내 전체 한우농가에 확대할 계획을 마련,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예전에는 방역 사각지대로 지목돼 왔던 소규모 한우 및 낙농현장 역시 소독만큼은 중요시 하고 있었다는게 주목할 부분.
원주시 문막읍 취병리에서 젖소 3두를 사육하고 있는 한 농가는 방역 실태에 대해 질문하자 우사 바로 옆에 걸린 소독일지를 자신있게 내보인다. 그러면서 이젠 소규모농장들도 방역의 중요성은 어느정도 인식하고 있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
농장 뿐 만 아니라 사료공장도 한몫하고 있었다. 차량소독조 시설만큼은 전국에서 최고일 것이라고 자부하는 횡성축협사료공장의 한관계자는 “출입차량 소독은 물론 일단 농장에 도착한 사료차량은 자체 소독을 반드시 실시, 농장주의 확인까지 의무화 하고 있다”며 “철저히 하지 않으면 농가는 물론 군에서도 가많이 두지 않는다”고 전했다.
하지만 소독이외 부분에서는 방역체계상 적잖은 문제점을 발견할수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바로 소홀시 되고 있는 차단방역. 원주시나 횡성군 등 강원도내 몇개 시 · 군에서 차량소독조나 출입금지 표시를 갖춘 목장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또 생석회를 축사내에 뿌려논다거나 방제작업시 분무입자 크기는 전혀 고려치 않는다는 듯 물방울 크기의 입자가 살포되도 개의치 않는 일부 양축가의 모습에서 방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함을 여실히 느낄수 있었다. 방역의지가 높은 지자체 공무원들 까지도 이부분에 대해서는 점검이나 지도를 하려는 시도 조차 하지 않았다.
여기에 지역에 따라서는 농장별 소독일지 작성이 여전히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모습도 아쉬운 대목. 크게 향상됐다고는 하지만 소규모 농가들 중 상당수는 자율적 의지 보다는 공방단에 의존하거나 아예 무관심한 모습도 여전히 발견할 수 있었다.

■충북
○…전국 일제 소독의 날인 지난 12일 충북지역 축산농가들의 소독 상황은 잘하는 곳과 그렇지 못한 곳이 확연하게 구분됐다.
오전 일찍 청원군 오창 지역을 돌다가 만난 찾은 대로변에 위치한 한우농장(선재리). 한눈에 보아도 1백두 가까운 한우가 사육되고 있는 축사 안팎에는 소독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없었다. 농장 진입로에는 차단기와 차량소독시설은 물론 생석회를 뿌린 흔적조차 찾을 수가 없었다. 축주도 없는 상태.
이 농장에서 15분 정도를 더 가다 찾은 양돈장(후기리). 2천두 규모를 사육하고 있는 이 농장주는 소독을 막 끝마친 상태. 공방단 소독차량이 금방 떠났다고 설명하면서 소독기록부를 자신 있게 들어 보인다. 소독기록부에는 구제역 특별대책기간 동안의 소독 상황이 소독자, 소독약품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었다. 이 지역은 2개의 공동방제단이 운영되고 있는데 소독 날에는 공방단 소속이 아닌 축산인까지 모두 모여 소독 준비작업을 도우면서 소독에 열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양돈장 등 전업농가은 소독의 날이 아니더라도 항상 소독을 실시하고 있지만 자체 소독이 어려운 소규모 농가들을 위해 공방단을 가동하고 있다는 것.
청원지역을 벗어나 진천읍 원덕리에 있는 한 한우농가를 찾았다. 이 농장은 한우 50여두 이상의 사육규모를 갖춘 농장으로 보였지만 축사까지 차량이 그대로 진입할 수 있도록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 차단기나 소독시설, 생석회 모두 눈에 띄지 않았다. 사람이 아무도 없어 소독상황을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소독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태.
인접해 있는 문백리에 위치한 90여두 규모의 낙농목장. 소독시설과 생석회가 역시 준비되지 않은 이 목장에 들어서자, 축주는 없고 아들만 목장을 지키고 있었다. 소독의 날을 맞아 소독실시 여부를 묻자 하지 않았다는 답변이다. 소독기록 여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보지 못했다는 대답.
이 농장에서 고개를 몇 개 넘어가다 모돈 8백두 규모의 양돈장을 만났다. 이 양돈장 앞에는 소독의 날을 강조하는 프랜카드가 걸려있어 발길을 멈췄는데 농장 앞에서 이상한 광경이 목격됐다. 돼지를 차량에서 차량으로 옮겨 싣는 작업이 한창인 것. 이유를 묻자 출하차량은 물론 직원 차량까지 농장 안에 진입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출하차량을 밖에 대기시켜 놓고 농장 차량으로 돼지를 싣고 나와 인수인계 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차량소독시설이 장치돼 있는 쪽으로 농장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직원이 막아서며 방문객 출입구로 안내했다. 방문객 전용 소독시설을 거쳐서 들어간 농장에서도 자유롭지는 못했다. 바로 앞에 있는 방문객 전용 공간으로 안내돼서 만난 이 농장 사장은 농장 안은 들어갈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분만사의 경우에는 매일, 돈사 안팎과 농장 주변은 정해진 횟수에 따라 수시로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차량소독기의 경우 혹한기에는 얼어서 작동이 안되는 수가 있어 바닥에 열선을 깔고 소독조를 설치한다는 것.

■전남
○…광주에서 전남 남부의 진출입로인 나주 남평검문소는 매년 구제역 방역기간인 이맘때면 출입차량에 방역소독을 하는 곳이다. 특히 이 곳은 지난 2003년 12월 나주지역에 조류독감이 발생, 당시 허상만 농림부장관이 직접 방문해 방역시연까지 한 곳이여서 유심히 살펴보았으나 소독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나주 금천면을 지나가던중 한우 1백두 규모의 농장 옆에서 한 농부가 소독통 같은 플래스틱 용기에 물을 받고 있어 “축사에 소독을 하려고 합니까?” 하고 물어보았으나 돌아온 대답은 배 과수원에 농약을 뿌리려고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오늘 전국 소독의 날인데 축사 소독은 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소독의 날에 맞춰 소독을 하지 않고 한달에 한 두번 정도 한다고 대답했다.
조금 더 이동하자 전국 최대 규모의 오리 도압시설을 갖춘 화인코리아 도압장이 나타났다. 도압장 입구엔 생석회를 뿌려 놓은 흔적이 남아 있고 좀더 들어가서 안개분무 시설이 있었으나 가동이 되지 않았다. 도압장 관계자는 “며칠전 고장이 나 곧 수리를 할 계획”이라며 소독시설 가동이 안돼 오리를 출하한 차량은 차량세척실에서 모두 세척소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에 찾아간 곳은 나주시 축산진흥사업소. 사업소 관계자는 읍면별 40개조로 편성된 공동방제단이 매주 수요일 방역소독을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나주를 지나 영암군 경계지역에 들어서자 ‘구제역 긴급방역’ 이란 입간판이 세워져 있고 그 뒤편에 대형 소독용기 2개가 마련되어 있었다. 소독통은 설치되어 있는데 소독을 하는 사람이 없었다. 잠겨있는 밸브를 열자 소독액이 뿜어 나왔다. 영암군청 축산계장에게 소독시설가동 여부를 확인했더니 영암 관내에서 어제까지 왕인박사축제가 열려 외부차량이 많이 진입해 행사기간동안 진입차량에 방역소독을 실시했다고 답변했다.
강진 장흥 보성지역을 거쳐 화순으로 이동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도로 곳곳에 구제역 재발방지 또는 가축질병예방 관련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는데 보이지 않고 각 지역 축제 관련 플래카드들로 장식하고 있었다.
화순 다지리 10개 돼지사육농가가 입주해 있는 화순양돈단지에 들렀다. 몇 년 전 돼지콜레라가 발생한 곳이어서 그 후 매년 이맘때 구제역 특별방역기간에 빠뜨리지 않고 들르는 곳이 바로 화순 양돈단지. 단지 입구 농장에서 돼지사육을 하고 있는 정근식씨를 만났다. “일요일만 빼고 매일 소독을 하고 있습니다. 오전에 화순군에서 소독차량이 와서 단지 진입로와 축사주변에 소독을 하고 갔습니다” 정 씨는 “화순군에서 매주 수요일 단지를 방문해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며 소독기록부를 보여주었다.
이어 화순축협 가축시장에 들렀다. 마침 가축시장 관계자가 있었다. 예전에 가축시장 주변에 울타리가 없었는데 최근 강아지 한 마리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울타리를 쌓아놓았다. 그리고 예전에는 출입하는 차량에 호스를 이용해 소독을 했으나 터널식 분무시설로 교체하고 있는 중이었다. 더욱 철저한 방역을 위해서라고 가축시장 관계자는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화순축협을 방문했다. 조합 관계자는 “오늘 전국 소독의 날이기도 하고 가축질병예방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자는 차원에서 조합에서 방역협의회를 갖고 방역시연회와 함께 화순군 주요 진출입로에 생석회를 뿌리는 등 특별방역활동을 했다”고 전했다.

■경북
○…농장 규모가 300㎡(91평)이상되는 농장은 농장 입구에 소독조 설치를 의무화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지키는 농장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소독조를 설치한 농가들도 시설이 작동되지 않은 곳이 많았다.
경북의 한 한우 사육 농가는 농장입구에 소독기는 분명히 설치되어 있었으나 작동여부는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상당히 오랜기간 동안 방치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하나 지적되는 것은 소독일지 기록 여부. 경북 군위에서 1천여두의 비육돈을 사육하는 한 농장의 경우 농장 관계자가 “황사가 있는 날은 무조건 소독을 하고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소독을 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소독 여부를 기록하는 일지는 비치돼 있지 않았고, 공무원들도 소독일지 검사차 농장을 방문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권오승 경북도청 축산과 직원에 따르면 경북의 경우 경북가축위생시험소와 각 시군에서 수요일마다 관할지역 농가에 전화 문자서비스로 소독을 돌려하고 있고 경북도에 5백87개의 공동방제단이 구성되어 있어 소규모 농가 위주로 소독을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남부
○…여러 농장의 축분을 운송하는 차량과 유기질 비료 수송차량 등이 수시로 드나드는 축분 처리장에 차량 소독조 하나 설치되어 있지 않을 정도로 방역에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이천시 관내의 한 부산물비료공장의 경우 공공기관의 우수지정업체이면서도 출입차량 소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이들 차량이 질병 전파의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 전파의 원인 중 축분에 의한 사례가 많은 만큼 축분을 취급하는 축분처리장이야말로 차량 등 철저한 소독과 살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인접한 양돈장의 경우에도 차량 소독조는 2대나 설치되어 있었으나 작동이 되지 않는 등 소독 등 방역의식에 구멍이 뚫려 있는 것으로 허점이 들어났다.

■경기북부
○…전국일제 소독의 날을 맞은 경기북부 지역은 그 동안 구제역, 돼지콜레라 발생을 경험했던 지역이라 소독의 중요성에 대한 농가들의 인식은 매우 높은 편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아직도 소독을 실시하고 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오전 10시 경기도 양주시 은현면 소재 6백두 규모의 양돈장을 방문했다.
축주는 외출 준비에 한창 분주한 모습을 보이며 전국일제 소독의 날은 알고 있지만 소독은 아직 실시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매주 일제소독의 날이 되면 경기도에서 일제히 도내 양축농가들의 핸드폰으로 일제소독의 날을 알리는 문자메세지를 발송하고 있다.
더욱이 이 농장의 경우 농장 출입구에 설치된 차량소독기는 고장나 작동조차 되지 않고 있었다.
축주는 “경기도 지원사업으로 차량소독기를 설치했지만 고장난지 한참 됐지만 업체에서는 설치후 AS를 신청해도 오지 않고 있다”며 “전문가가 아니라 고쳐보지도 못하고 있다”며 방치하고 있었다.
양돈장을 비롯해 낙농, 한우농장 등이 산재해 있는 이 마을을 빠져나오며서 모 사료업체의 사료운반차를 발견했다.
이 사료운반차를 뒤따라가 보니 인근 양돈장으로 들어가는데 농장 입구에 살포된 2~3m의 생석회 구간을 통과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소독절차 없이 통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농장 입구의 차량소독기는 작동조차 되지 않았다.
사료를 하치한 차량은 다시 농장을 빠져나와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사진·정리 / 기동취재팀

<도축장에선…>
경영상태 따라 양극화 심화, 시설 좋아도 방역의식 ‘문제’

하루 평균 돼지 500두 미만을 작업하는 강원도의 한 도축장.
이 도축장은 현재 폐업을 앞두고 있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제정상태가 열악한 도축장 가운데 한 곳이다. 도축장의 방역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아침 7시.
일단 도축장 입구의 소독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한명의 담당자가 수동으로 차량 통제기를 작동시켜 철저히 소독을 하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입구에 설치된 차량 소독기가 너무 낡은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소독기를 작동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낡은 노즐을 통해 맑은 액체가 계속 흘렀다. 또한, 분사압력이 낮아 ‘실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까?’하는 의심이 들게 했다.
소독액을 손가락에 묻혀 냄새를 맡아 본 결과 무색무취의 맑은 액체였다. 무색무취의 소독약일 수도 있겠다 싶어 입구에 있는 직원에게 어떤 소독약을 사용하느냐 물어봤지만 담당직원이 아니라 잘 모르겠다는 대답 밖에 들을 수 없었다.
취재도중 출입구관리의 허점이 발견됐다. 앞차가 소독을 실시하고 들어가자 바로 뒤에 붙어 승용차 한 대가 소독을 실시하지 않은 체 도축장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하지만 관리직원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었다.
이어 하루 평균 돼지 1천500두를 작업하는 규모화된 도축장을 찾았다.
오전 9시경 도착한 도축장 입구에서 눈에 띄는 것은 센서로 작동하는 차량소독기였다. 도축장으로 차량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은 그 소독기가 설치돼 있는 한 곳 뿐 이었다. 입구에는 별도로 관리하는 직원이 없이 진입하는 차량을 센서가 자동으로 인식해 상하좌우에서 소독액을 뿜어내는 방식으로 차량소독을 실시하고 있었다.
도축장 관계자는 방역만큼은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도축장 내부를 둘러본 결과 널찍한 세차시설 등 하드웨어적인 면에서 만큼은 부족함이 없어보였다.
그러나 취재를 마치고 도축장을 나오는 과정에서 승용차 한 대가 소독을 실시하지 않고 빠르게 입구를 빠져나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센서는 뒤늦게 작동해 허공에 아까운 소독액을 낭비했다. 입구에 직원이 없어 이를 통제할 방법은 없었다.
시설적인 면에 비해 이를 관리하는 관계자의 방역의식이 아쉬웠다.

이동일 dilee@chuksa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