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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업계, 잔인한 4월 몸살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1.04.09 11: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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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4월은 잔인한 달인가보다. 지금 배합사료업계의 시계(視界)는 제로 상태. 환율상승에다 구제역에다 생산량 감소 등 모든 악재가 겹쳐있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
업계는 환율이 IMF 직전직후 상황과 같이 흘러가자 사료값 인상이라는 카드를 내놓고 있어도 맘대로 뜻대로 된다는 보장도 없어 더욱 전망을 흐리고 있다.
물론 제도적으로는 사료값이 자율적이긴 해도 그동안의 예로 보아 한번도 업체들의 의지대로 인상해 본 적이 없는 것을 비춰볼 때 이번에도 역시 관련부처의 묵시적인 재가 없이는 사료값 인상을 단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농협과 공급계약을 맺고 있는 대부분 업체들이 9일을 기해 6-7%대에서 인상을 하겠다고 6일 현재 농협중앙회에 통보를 해 놓긴 했지만 마음이 편할 리 없다. 왜냐면 누구보다도 현재 처해있는 축산업계의 상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 처해있는 처지가 누구 사정봐 줄때가 아닌 너무나도 절박한 나머지 아프다 소리도 지르질 못할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벙어리 냉가슴 앓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대부분 배합사료업체들은 지난 2월에 인상할 때는 환율을 1200원 기준으로 한 만큼 1350원을 넘나드는 현실에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며 사료값 인상에 강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업체들은 환율이 10원 올라갈 때마다 0.5%씩의 인상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환차손이 마치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사료업체들처럼 해외 원자재 수입 의존율이 높은 업계는 한마디로 환율에 울고 환율에 웃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농림부는 6일 사료업체들이 사료값을 인상하겠다고 한 시점에서 11개 사료업체 관계자를 불러 구제역 재발 방지를 위한 명분으로 회의를 열었는데 이는 아마도 구제역 재발 방지라는 절대절명의 상황에서 사료값 인상이 있을 법한 얘기냐는 간접적인 압력(?) 행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동물약품업체들도 참석토록 해 중소규모 사육농가 등의 소독에 적극 협조해 줄 것과 사료·동물약품 수송차량의 농장방문 전후로 철저한 소독을 실시토록 할 것을 노경상 축산국장은 당부했다.
물론 농림부는 구제역 재발 방지보다도 더 급한 불은 없기 때문에 그만큼 이번 회의가 중요했겠지만 하필이면 이 시점이냐고 업계에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상황이야 어찌됐든 민간업체와 공급계약을 맺고 있는 농협은 농협대로 농림부 눈치보고, 업체는 업체대로 그냥 인상하겠다고 말은 하면서 한 번도 실행에 보지 못한 그동안의 사례를 굳이 감안하지 않더라도 이번이라고 해서 자유롭게 인상할 있겠느냐가 대체적인 시각인 걸 보면 역시 농림부의 "눈감음" 없이는 이뤄질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부분 사료업체들은 앞으로의 1주일 기간을 조정기간으로 보고, 16일을 D-데이로 해 인상을 단행할 태세여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이날 구제역 방역 대책 회의 직후 가진 사료업계 관계자들과 노경상 축산국장과 가진 간담회에서도 사료업계에서는 환경변화에 맞게 "조정"을 건의했고 이에 대해 노국장은 구제역 방역대책기간인 4월 인상은 어려운거 아니냐는 입장을 고수했다.
특히 사료업체측은 사료업계는 축산업계와 공존공생이라는 공동운명체인 당사자인 만큼 축산현장의 사정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다며 만약 이번에 인상을 시기를 실기하게 되면 오히려 양축농가에게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노 국장은 사정은 이해하지만 지금은 구제역 막는 일이 최우선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 서로가 살고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환율의 추이를 좀 더 지켜보자며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이와 함께 사료값 인상설과 관련, 일선 양축가들은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출하면서도 혹시 사료품질이 저하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김영란 yrkim@chuksa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