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영(54)씨와 그의 부인 권귀자 씨가 운영하는 태영농장은 경남 하동군 소재 북천한우단지 내에 자리 잡고 있다. 총 3천5백평 면적에 축사 600평, 한우 160두를 사육하는 태영농장은 연간 거세우 30두, 암소 20두 가량을 출하하며 이중 거세우는 ‘하동솔입한우’ 브랜드육으로 납품하고 있다. 키 작은 나무와 갖가지 화분들을 배치해 아담하고 정갈한 진입로를 지나 농장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띄는 자택 뒤에는 우사가 붙어있다. 놀라운 점은 축사와 자택 사이 간격이 불과 3~4미터밖에 되지 않는 점이다. 웬만해서는 냄새 때문에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기 어려운데, 이토록 곁에 붙어있음에도 집안에서는 물론 축사 안에서도 냄새와 파리가 없는 비결을 강 대표에게 묻자 “따로 없다”고 짧게 답한다. “조금 더러워졌다 싶으면 바로 청소한다. 바닥 청소만 잘해줘도 냄새 걱정은 많이 줄어들고, 냄새가 없어지면 파리도 발생하지 않게 된다”고 그의 부인 권씨가 설명을 곁들인다. 이들 부부는 눈·비로 바닥이 젖거나 수분이 생기면 청소와 함께 그때그때 톱밥을 갈아주고, 높은 천정 및 환기팬과 개폐식 설계를 더해 통풍과 환기가 용이하도록 했다. 더구나 이명산 자락에 위치해 타 지역에서도 물 뜨는 이들이 수시로 찾을 정도로 이름난 지하수 공급까지 가능토록 해 사육환경을 최적화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더 깨끗한 물을 소들에게 바로 급여하기 위해 교체한지 얼마 안 된 기존의 워터컵 마저 스텐워터컵으로 다시 교체하는 중이다. 이렇듯 부지런한 내외의 평소 노력은 우사 입구에 걸린 소독일지만 봐도 알 수 있는데 매주 마다 빠짐없이 또박또박 기록돼 있다. 태영농장의 분뇨처리는 최소한 월 1회 내지 2회 간격으로 스키드로더를 이용해 우사바닥을 밀어내고 트랙터로 치워 북천퇴비관리창고나 옥종퇴비공장으로 바로 보낸다. 이 농장은 한우사육을 시작한 이래 10년간 질병이 발생한 적이 없는데, 이에 대해 강 대표는 “불청결한 환경이나 질퍽한 바닥에서 자라는 소가 설사를 하게 되고 질병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하동은 가축의 기생충 구제를 위해 농가와 축협, 군 지자체가 공동으로 ‘크린화 사업’을 펼치고 있고, 전담 수의사가 면별로 배치돼 월 2회씩 검진과 함께 위생상태 등을 체크하고 있다. 이러한 삼위일체의 노력이 안전한 고급 브랜드 한우로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하동솔잎한우 농가들은 특허받은 솔잎생균제가 배합된 사료를 급여하는데, 이 천연물질이 소의 소화기능을 개선하고 분변냄새를 줄여주며 육질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해 건강한 소를 만들어 준다. 이는 농장의 1등급 출현율을 꾸준하게 유지하게 해주는 원인이기도 하며, 항생제 사용 필요성까지 줄여주기 때문에 강 대표의 하동솔잎한우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그는 안전한 고급육 생산을 위해 ‘하동솔잎한우연구회’를 통해 하동지역의 다른 농가들과도 월례회의에서 현장점검 및 항생제 사용최소화를 비롯한 사육에 관한 고민들을 함께 나누고 있는데, 지역에서의 신망이 두터워 지난 3월엔 회장으로 선출되기까지 했다. 안전하고 깨끗한 축산물 생산방법에 대해 묻자 그는 “별달리 없다. 깨끗한 물과 사료를 먹이고, 깨끗한 곳에서 재우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소박하게 반문한다. 머지않아 한우 체험농장 프로그램도 개발할 계획인 그는 “앞으로는 소비자들이 직접 와서 봤을 때도 먹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끔 안전하고 깨끗하게 사육해야 한다”면서 “FTA 시장개방 속에서도 브랜드사업 활성화와 고급육 생산으로 차별성을 높인다면 충분히 겨뤄볼만 하다”고 강조한다. 도영경 ykdo@chuksan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