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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저지 범국민대회

“농축산인 생존권 담보 국익 있을수 없다”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6.04.19 14: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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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 케 치>
○…한·미 FTA 저지 범국민대회가 개최된 서울 혜화동 대학로. 평소 젊음과 문화의 상징으로 대표돼온 대학로는 이날 오전 12시경부터 전국 각지에서 상경한 농축산인들과 노동자, 시민단체, 학생 등이 속속 모여들면서 붐비기 시작.
특히 농축수산 결의대회 개막시간인 오후 2시가 가까이 되자 집회참가자들과 이들이 지참한 깃발 및 프랜카드가 온거리를 뒤덮으며 한·미 FTA 저지를 위한 ‘국민항쟁의 진원지’ 로 변신한 모습.

○…이번 범국민대회 참가자 가운데는 다른 어느 산업보다 농축산인, 그중에서도 축산인 참가자 규모가 타산업을 앞도하며 행사를 주도. 일부 한우인들이 제주도에서도 비행기편으로 상경한 것을 비롯해 낙농·육우인들의 경우 충북 청원지역에서만 버스 3대를 동원하기도.
특히 전국의 양돈인들은 물론 같은 축산업내에서도 주목을 받지 못해왔던 양봉농가들도 1천여명이 동참(양봉협회 집계)하는 등 범국민대회 참가자 가운데 최소한 절반이상이 축산인이었다는게 축산단체측의 설명.

○…약 90분간 진행된 농축수산결의대회’ 에서 영화인 대표로 나선 최민식씨는 “조국의 위기때마다 농축산인들이 선봉에서 구국을 주도해 왔다” 며 농축산인들에게 존경을 표시.
대학로 주변에서 각자 결의를 마친 타산업 참가자들은 3시30분경 농축산인과 합류하면서 그 대열이 대학로 끝까지 달하기도.
범국민대회에서 “한 · 미 FTA가 우리 농축산인은 물론 국민 모두를 하나가 되게 해준만큼 좋은 점도 있다”는 정재돈 카톨릭농민회장의 말이 끝나자 참가자들이 폭소와 함께 우뢰와 같은 박수로 응답.
이어 각계각층의 대표자들은 이번 대회가 그간 전개돼온 구국의 민중봉기를 이어받았다며 정통성을 부여하는 한편 “아름다운 항쟁이 시작됐음”을 선언.

○…농축수산인 결의대회에 이은 범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은 ‘제2의 한일합방’, ‘식민무역협정’ 이라는 표현까지 동원, 한 · 미 FTA에 대한 적대감을 분출.
특히 농축산인들은 최근의 BSE(소해면상뇌증 일명:광우병) 논란을 빗대어 “미친소가 들어온다” 며 항쟁의지를 다지는 모습.

○…이번대회는 1만여명 가까운 집회참가 규모에도 불구하고 시종 평화적인 분위기에서 진행, 성숙한 집회문화를 보여주었다는 평가.
특히 축산단체장 가운데 이승호 낙농육우협회장을 비롯, 집회 참가자 대부분이 모든 일정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킨 가운데 약 1시간에 걸쳐 도보행진이 이뤄지는 동안 경찰등과의 충돌없이 무사히 행사를 마쳐 주최측이 안도하는 모습.


■현장에서 만난 사람

<“우리정부에 배신감 느껴”/ 신용원 한우협회 거제시지부장>

새벽 4시에 소들에게 아침밥 주고 부랴부랴 20여명의 지부 회원농가와 함께 버스에 올라 출발한 시간이 오전 6시. 바쁜 농번기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서울까지 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한미FTA와 미산 쇠고기 수입재개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라고 그는 말한다.
“BSE가 발생으로 미국 소비자들도 자국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나라만 수입재개의 수순을 착실하게 밟아가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답답하고 한심한 생각이 들어 잠이 오지 않을 정도”라는 신용원지부장은 “한미FTA문제도 우리정부가 앞장서고 있는 모습에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털어놨다.


<“국익 명분 국민 생존권까지 위협”/ 이수길 낙농육우협 자조금대의원>

“먹고 사는 문제는 자주적으로 해결해야하는 것 아닙니까”
새벽 착유를 부지런히 끝내고 8시경 경북영천 낙우회 회원들과 동행해 서울에 올라온 이수길대의원(수길목장 대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은 국내 농축산업을 말살하려는 의도로 밖에 해석할 수 없으며 국익이라는 명분하에 농민, 나아가 국민들까지 생존권이 위협 받고 있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어 “한·미 FTA 체결은 농업기반자체의 붕괴를 초래하는 것은 물론 제조업, 금융, 보건의료, 교육 등 한국 경제에 총체적이고 강력한 파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못박고 충분한 검토와 대책마련 이후의 협상추진을 거듭 강조했다.


<“농장 망하더라도 FTA저지 동참” / 하태식 양돈협 경남도협의회장>

“무조건 안됩니다.”
15일 새벽, 경남지역 양돈인들과 버스 수대에 나눠타고 대회장으로 상경한 하태식 대한양돈협회 경남도협의회장은 “한·미 FTA는 ‘저지’ 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강경한 어조로 잘라말했다.
특히 큰 피해가 없을 것이라던 칠레와의 FTA체결이 칠레산 돈육수입 급증으로 이어진 사실에 주목, “하물며 단기피해만 수천억원으로 추정되는 한·미 FTA체결시엔 어떤 피해가 올지 상상도 하기 싫다”고. 다만 일선 농가들은 그 폐해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하회장은 당장 농장이 망가지더라도 한·미FTA저지 운동에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결연한 의지를 표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