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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축가와 상생하는 경제사업 새로운 패러다임

협동조합 축산물 브랜드 사업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6.05.10 14:3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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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은 지금 축산물 브랜드 사업에 ‘올인’하고 있다. 과거 생산자 중심의 시장구조가 급격하게 소비자 지향으로 재편되면서 ‘얼굴’있는 축산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생존 경쟁력을 높여 나가기 위해 대부분의 조합이 축산물 브랜드에 사업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소비자에게 인지도를 확보할 수 있는 명품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작업이 조합 경제사업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도 축협이 브랜드사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협동조합 이념을 실천하기 위한 경제사업은 브랜드사업의 종축·사료·사양관리, 소위 생산단계의 ‘3통’은 물론 도축·가공·판매·유통사업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에 걸쳐 떼어놓을 수 없는 역학관계를 갖고 있다. 이런 이유로 지금도 대부분의 축협이 축산물 브랜드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또 브랜드사업이 조합 경제사업 활성화의 새로운 화두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협동조합 브랜드사업의 현황과 과제를 짚어본다.

◈현황

축산물 브랜드는 최근 4~5년 동안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정부와 농협중앙회의 브랜드 육성계획 추진과 시장변화에 따라 각 생산자단체는 물론 민간기업, 유통업체 브랜드까지 계속 양산되고 있다.
실제로 축산물 브랜드는 99년 1백95개에서 2001년 5백25개, 2003년 7백개로 늘었으며 2006년 현재 비공식 집계로 8백5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브랜드가 축산물의 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기 위한 필수요건으로 인식되면서 다양한 조직들이 생산단계에서의 거점 확보에 상관없이 뛰어들고 있는 분야가 된 것이다.
정부의 축산물 브랜드 육성계획 목표는 축산구조를 우수 브랜드 경영체 중심으로 개편해 이들의 사육 비중을 한우의 경우 2003년 17.4%에서 2013년에는 50% 수준까지, 돼지는 같은 기간 41.4%에서 70%수준까지 끌어 올린다는 것이다. 실제로 브랜드 육성사업을 추진하면서 한우는 2004년 24.8%, 2005년 29.5%까지, 돼지는 2004년 45%, 2005년 47.7%까지 브랜드 경영체의 사육두수 점유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우수브랜드 인증경영체의 브랜드육 판매 물량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7개의 한우 브랜드 판매량이 2003년 3천6백82두에서 2004년 5천3백두, 2005년 8천8백45두까지 늘었으며 돼지 10개 브랜드 판매량도 2003년 48만두, 2004년 61만9천두, 2005년 84만3천두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 브랜드 난립을 방지하기 위해 2013년까지 80개 내외의 우수 브랜드 집중 육성하면서 후발 브랜드가 벤치마킹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나가면서 브랜드 경영체간 자율적인 통합 또는 연합을 유도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 같은 계획에 따라 2004년부터 2006년까지 3년간 브랜드사업 대상 경영체를 선정하고 2007년부터는 이미 선정된 경영체의 규모화, 내실화 위주로 지원하며 특히 이들 브랜드 중에서 타 브랜드 또는 농가들과 합병해 규모화할 경우에는 지원폭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마지막으로 신규 경영체를 선정, 지원하고 그 예산이 상환되는 2008년까지는 현재의 9백32억원의 예산규모로 운용한다는 것. 2009년부터는 브랜드 규모화, 내실화를 위한 예산 규모 확대, 연간 사업추진 실적을 평가해 우수경영체에 대한 무이자 인센티브자금 지원 확대 등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선정된 경영체는 한우 29개, 돼지 20개 등 49개이다.
농협중앙회에서 조합에 지원하는 자금을 브랜드사업 자금과 명확히 구분, 운용해 브랜드사업의 효율성을 확대하면서 브랜드 사업 대상 경영체가 아닌 조합에는 브랜드자금 성격의 지원을 하지 않도록 유도한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또한 올해부터 현재 한우, 돼지에서 육우, 육계까지 우수 브랜드 인증을 4개 축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2006년 1월을 기준으로 협동조합의 축산물 브랜드는 2004년 1백50여개에서 늘어나 전 축종에 모두 1백94개가 만들어져 있다. 여기에는 농협중앙회와 일선축협, 일부의 단위농협 브랜드가 포함된 것으로 한우의 경우 90개, 돼지 57개, 닭 8개, 계란 10개, 우유 5개, 벌꿀 21개, 토끼·사슴·메추리·흑염소 등 기타 3개로 집계되고 있다. 이들 브랜드 숫자에는 몇 개의 지역축협이 공동·연합사업 형태로 만든 브랜드도 있지만 하나의 조합이 몇 개의 브랜드를 갖고 사업을 하고 있는 경우도 포함된다. 한편 브랜드 경영체 및 참여농가의 우수브랜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노력도 확산되고 있다. 품질균일성 확보를 위한 혈통등록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 한우의 2003년 14만2천두에서 2004년 16만7백두, 2005년 19만9천두로 늘었으며 돼지는 2003년 7만7천1백두에서 2004년 15만2백두, 2005년 18만3천3백두로 늘었다.

◈성과

축산물 브랜드사업은 양축농가와 생산자조직에게 소비자 지향의 시장구조를 직접 느끼고 이에 따라 생산구조를 전환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했다는 점에서, 또한 시장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중에서도 경제사업 활성화라는 명제를 안고 있는 협동조합에 있어서 브랜드 사업은 소중한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기존 지도경제사업의 핵심인 생산단계의 양축지원은 물론 가공·유통단계까지 역할을 강화해 ‘양축농가는 생산에 전념하고 협동조합은 판매를 책임지는 시스템’을 정착시켜 나가면서 경제사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것이 현장에서의 의견이다. 협동조합이 소비자 또는 유통업체와 접점을 갖고 양축조합원들이 생산한 축산물을 팔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수 있는 토양을 만든 것도 브랜드사업의 중요한 역할로 꼽힌다. 고객감동을 목표로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위생·안전·고품질에 기울이는 노력이 커진 만큼 우리 축산물의 경쟁력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특히 농협중앙회 축산경제와 일선축협이 합심해 일궈 나가고 있는 축산물 브랜드는 정부 인증 우수 브랜드에 손꼽히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우리 고기’라는 인지도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미 많은 지역축협 개별브랜드와 광역브랜드 축산물이 ‘명품’으로 인정받으면서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협동조합이 시장에서 인정받는 브랜드를 만들고 있는 증거는 유통업체에서의 인기가 뒷받침한다. 지난해만해도 횡성한우가 이마트와 연 6백두 계약을 성사한데 이어, 대관령한우도 신세계백화점에서 판매되기 시작했고 지리산 순한한우는 롯데와 월 2백두 이상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특히 순한한우의 경우 지난해 8월 롯데에 출시한 이후 8개월여만에 1백80여억원 정도를 판매하면서 한우브랜드 중 최고 매출을 기록하는 ‘상품’으로 자리 잡았으며 횡성축협이 운영하는 한우프라자에서는 ‘명품한우’로 이름난 횡성한우를 맛보기 위한 소비자들의 발길이 계속 줄을 잇고 있다. 이외에도 많은 축협 브랜드 축산물이 산지는 물론 도시지역에서 소비자 인지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포크밸리, 도드람포크, 광역브랜드인 돈모닝포크, 공동브랜드 동충하초포크 등 돼지고기 브랜드도 만만치 않은 실력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축산물 브랜드 수가 빠르게 증가되고 있지만 실질적인 사업 효과는 협동조합이 톡톡히 보고 있다는 것이 여론이다. 축협들은 이런 성과를 더욱 극대화하기 위해 이력추적시스템, 전문판매장 개장 등을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좁혀나가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앞으로의 사업효과에도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과제

협동조합 축산물 브랜드 중에서 소비자에게 인지되고, 시장 경쟁력을 확보해 소비단계까지 연결되는 브랜드가 적다는 점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많은 축협 브랜드가 지역명칭이나 지역특산물에 기초한 기능성을 네이밍하고 포양용기를 개발한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름과 포장은 만들어 냈지만 브랜드의 기본요소인 일관적인 품질관리 및 안정적인 물량공급체계가 미흡하다는 것. 조합은 판매할데가 없고, 유통업체는 살 만한 축산물 브랜드가 없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개별조합단위 영세브랜드 난립으로 시장성 확보에 애로를 겪는 것은 물론 일부에서 조합 브랜드간 마케팅 경합현상도 발생돼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민간업체로 이탈하는 조합원들에 대한 우려도 나타내고 있다.
이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적어도 협동조합 축산물 브랜드는 균일한 품질의 생산능력과 이를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규모화를 이룬 다음 생산지향적인 조직설계와 인력운용으로 시장과 마케팅에 효율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협동조합 축산물 브랜드가 양축농가와 상생하는 사업으로 정착하고 경제사업 활성화의 중요한 축으로 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선 규모화와 균일성, 위생·안전성이 확보된 생산은 물론 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마케팅 능력의 배양이 중요하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신정훈 jhshin@chuksa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