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돼지가격이 또다시 지육㎏당 4천원대의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11일 현재 전국 13개 도매시장의 평균가격은 지육㎏당 4천2백70원. 올들어 단 하루(1월2일)만 4천원대를 기록한 이래 정확히 1백16일만인 지난달 27일 4천원대(4천66원) 진입에 성공한지 2주만에 2백원이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이맘때(5월 12일) 4천원대에 진입한 것을 감안할 때 역시 2주 정도가 앞당겨 진 셈. 수입육의 경우도 냉동재고까지 대부분 소진되면서 삼겹살을 중심으로 ㎏당 최고 3백원까지 상승하는 등 돼지가격만으로는 올해 이 시기가 그 어느 때 보다 최대 호황임을 알수 있다. 예년보다 앞서 ‘4천원대’ 그렇다면 최근의 돼지가격을 뒷받침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계절적 성수기에 돌입한 상황하에서 무엇보다 회복되지 않고 있는 출하두수가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농협중앙회 서울공판장 임남빈 공판부장은 “예년보다 올해 4~5월의 출하두수 감소폭이 더 큰 것 같다”며 “최근 서울공판장에 대한 출하물량도 지난해 보다 하루 1백두 이상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 이에대해 애그리브랜드퓨리나코리아 강화순 이사는 “비단 출하두수 뿐 만 아니라 사육두수 자체가 적다”며 “모돈수가 증가설도 신빙성이 없다”고 밝혔다. 여기에 이달초 황금연휴를 겨냥한 대형할인점 등의 물량확보 추세와 극심한 황사현상에 따라 기대치 않았던 수요가담 등으로 돼지고기 소비가 늘어나면서 돼지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규성 축산물유통연구소장은 “사소한 요인에도 돼지가격이 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게 현재의 추세”라고 설명했다. 수급요인 극히 민감히 반응 한편 업계 전문가들은 큰 변수가 없는 한 최근의 돼지가격 고공행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6월 중순 4천6백원을 호가하는 최대피크를 기록하며 강세가 이어지던 지난해 추세와 크게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특히 갑자기 출하두수가 회복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한 반면 이달들어 돈육수입 증가세는 한풀 꺾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다 연이은 광우병 발생에 따라 미국산쇠고기 수입이 예상보다 지연될수 있다는 기대감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후원군이 되고 있다는 분석. 문제는 그 이후다. 이러한 초고가의 돼지가격은 육가공업계를 비롯한 유통업계로 하여금 국내산 돼지고기로부터 고개를 돌리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문제점을 초래, 결과적으로 가격하락과 함께 수입육의 시장잠식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부경양돈조합의 전병환 팀장은 “대형브랜드를 비롯한 민간 육가공업체들은 7월을 계기로 작업량을 대폭 줄인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대형마트를 비롯한 유통업계에서는 국내산 축산물의 비중을 크게 줄여나가는 반면 미산 쇠고기의 경우 수입이 이뤄지는데로 큰 비중의 매대를 배정키로 하는 등 이미 구체적인 대책까지 마련해 놓은 것으로 알려져 국내 업계를 불안케 하고 있다. “美산 쇠고기 시장잠식 앞당겨질 수도” 이와관련 한 유통전문가는 “최근의 높은 국내산 축산물가격은 국내 도착 이전에 이미 미산 쇠고기 유통체계 구축을 부채질, 국내시장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시간이 대폭 앞당겨 질 가능성도 매우 크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기적 대책은 사실상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어서 가격의 호황속에 업계의 고심도 커져만 가고 있다. 이일호·도영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