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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고급육만 잘 팔린다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6.05.22 11:2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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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육우시장 양극화 심화
미산 수입재개 임박설로 인해 산지가격은 연일 곤두박질치고 있는 와중에서도 대도시의 백화점, 할인매장 등 고급육 판매시장은 호조를 띠고 있어 대조적이다.
지난 17일 기준 600kg 한우의 거래평균 가격은 암소 542만원, 수소 390만8천원이다. 지난달 평균가격이 각각 568만원, 413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하락폭이 크다. 송아지 가격도 마찬가지다. 암송아지는 이미 3백만원대가 무너져 281만8천원, 수송아지는 224만6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원인은 무엇이고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살펴본다.

□한우 고급육 소비 ‘거침없다’
한우소비가 비수기에 접어들었음에도 일선 백화점과 마트에서는 고급육 매출신장이 꾸준하다.
또한 이들 유통업체의 바이어들은 수입재개 이후 미산 쇠고기 구매여부에 대해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갤러리아 백화점 서종원 축산바이어는 “전년대비 10%정도 매출이 증가했으며 고객들의 고급육 선호 추세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데 반해 공급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향후 미산 쇠고기 수입 재개 시 한우 공급량 부족분을 미산 쇠고기로 대체할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그는 “바로 취급할 계획은 없다. 가격과 품질 면에서 메리트가 있다 해도 소비자 반응을 비롯한 시장추이를 지켜본 후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본다”고 말해 미산 쇠고기 수입 이후 즉각적인 판매계획 수립에 대해서는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롯데백화점 권순욱 바이어도 “1등급 이상 한우 판매실적은 계획된 구매물량에서 딱히 모자라거나 남는 것 없이 꾸준한 매출신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아직은 수입일정이 구체적으로 잡힌 것도 아니고, 수입 재개 이후의 시장전망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본 후 차차 판매계획을 세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GS리테일 축산팀의 김성룡 과장은 “등심, 안심, 채끝을 제외한 일반부위는 체화가 되기도 하지만, 비수기인 5월 들어서도 인기부위는 판매실적이 좋다.
미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돼도 한우부문은 안정적인 소비층이 형성돼 있어 여파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미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돼도 시장 상황을 관망해 본 후 도입여부를 신중히 결정할 예정”이라면서 “우리 한우농가를 보호하자는 차원에서 6월 말경 다양한 등급의 한우를 전매장에서 대규모로 판매하는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급육 선호가 불러온 비거세우 적체현상
고급육 시장의 안정세와는 달리 비거세우는 수요량이 없어 적체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농림부는 현재 가격하락은 수급불균형에서 오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특히 현재 산지가격의 하락은 육질이 떨어지는 비거세우가 거래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고급육을 선호하는 현대 소비자와 이를 따르는 유통업계의 요구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시간이 지날 수 록 1++등급과 3등급의 가격차는 심화되고 있다. 그나마 거세우이기 때문에 3등급의 가격이 더 이상 하락하지 않고 유지되고 있으며, 비거세의 경우는 격차가 더욱 심하다.
농림부 신대식 사무관은 “일부지역을 중심으로 비거세 물량이 적체되면서 산지가격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지난 3월 기준 한우 총 사육두수가 165만9천두인 것을 감안하면 공급과잉으로 보기는 어렵다” 며 “다만 소비자들의 거세고급육 선호현상이 심화되면서 상대적으로 비거세우의 수요가 줄어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3월 기준 한우 거세를 포함한 한우 수소 도축두수는 1만8천402두 이 가운데 거세한우는 6천421두로 거세율은 34%수준에 머물렀다.
현재 상황에 대해 거세고급육 생산에 소홀했던 농가들의 책임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거세와 비거세가 공존하는 현실에서 비거세우 적체 현상을 대대적인 원가판매실시 같이 적극적 방법으로 해결하기 보다는 이를 관망하고 있는 관계부처에 대한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수입재개 앞두고 농가 불안감 고조
현장에서 느끼는 농가의 불안감 또한 산지가격 하락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안동한우협회 사무국장인 조득래씨는 현장에서 가격하락에 대해 농가들이 느끼는 감정은 불안감을 넘어 공포감이라 말한다. 그는 “가축시장에 나가보면 출하량이 그렇게 많아진 것은 아닌데 워낙 수요가 없다보니 거래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고 설명했다.
그는 또 근본적인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2003년도에 한번 가격폭락의 경험이 있는 농가들이 수입재개에 공포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니냐며 관계당국의 발 빠른 대처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농림부는 미산 쇠고기의 수입에 대한 농가들의 불안감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수입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갈비가 제외돼 있고 한우자조금이 자리를 잡은 지금은 2003년과 같은 큰 파장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최근 소비자들의 의식조사 결과 BSE(소해면상뇌증 일명: 광우병)에 대한 불안감으로 미산 쇠고기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도 안심이 되는 부분이라고 말하며, 최대한 홍수출하를 자제해 스스로 위기를 초래하는 일이 없도록 해줄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고급육 생산 통해 국제 경쟁력 강화해야
미산 쇠고기가 수입된다는 말 한마디로도 휘청거리는 열악한 쇠고기 유통 시장에서 우리 농가들이 그나마 할 수 있는 것은 고급육 생산을 통한 경쟁력 강화라는 지적이다.
등록, 인공수정, 거세 등 현장에서 이뤄지는 기초 작업에서부터 고급육 생산은 시작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나아가 안전성관리와 친환경 축산 등을 실현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 한우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이동일·도영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