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를 기다려온 수입육 취급업체들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검역조건으로 인해 부심하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는 우리나라 수입위생조건 중 뼈 제외(boneless) 부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어떻게 결정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검역조건 수립·발표 때 까진 “지켜보자” 국내 중견 육류수입업체에 근무하는 A씨는 늦어도 오는 6월경엔 미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현지 공급망을 확보하는 등 바쁘게 준비해왔다. 그러나 세 번째 광우병 감염소 발생 이후 수입재개 시기에 대한 예견이 어려워진데다가 업계에서는 이미 검역조건이 까다롭게 수립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아 불안해진 그는 추진하던 업무를 당분간 보류하게 됐다. 뼈 제외 부위 기준 애매모호 A씨는 “며칠 전 현지 수출작업장 조사단이 귀국했다지만, 어떤 수출작업장이 허가 날지 알 수 없는 상황이고, 뼈 제거 부위에 대한 조건이 어떻게 결정될 지 알 수 없어 답답할 뿐”이라며 “특히 뼈 제거 갈빗살의 경우 뼈와 살점 사이의 근막에 대한 규정이 애매하다. 뼈로도 살점으로도 정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대충 넘겨짚고 물량준비 작업을 하게 되면 추후에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어 지금으로서는 정부발표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BSE 불신, 초기 물량 검역차질 빚을까 ‘조심조심’ 대기업들도 마찬가지로 정부의 미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공표까지 관망하자는 분위기가 농후하다. 롯데햄·우유 식육마케팅부 정재훈 팀장은 “검역조건만 발표 안됐을 뿐만 아니라 세 번째 광우병 감염소 발생 이후부터는 이웃나라 일본이나 홍콩 사례와 같이 미산 쇠고기 수입이 잠정 중단될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따라서 관련 업무는 현재 전혀 추진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더군다나 3~4월까지만 해도 ‘검역기준만 발표되면 항공편을 이용해서라도 신속하게 물량을 공수하겠다’던 업계의 당초 의지도 ‘첫 번째 반입 물량에서 뼛조각 검출 등으로 통관에 차질을 빚을 경우엔 낭패’란 통설로 인해 조심스러움은 더해가고 있다. 이에 대해 메이저급 쇠고기 팩커업체 한 관계자는 “초기에 항공편으로 물량을 공수하려는 계획은 변함없다. 만반의 준비를 갖췄고, 미국의 한국수출전용 작업장만 발표되면 즉각적으로 미산 쇠고기 공급이 가능하다”고 일축했다. 광우병 불신…검역차질 우려 그러면서도 그는 구체적인 가격 또는 물량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세부계획은 전혀 안 잡힌 상황”이라고 답했으며, 검역조건에 부합할 자신이 있냐는 질문에도 “그 부분이 변수”라며 “가장 민감한 부분이 뼈 조각 문제다. 갈빗살 등에 포함될 것이 우려되고 있고, 뼈와 살점 사이에 붙어있는 근막도 엄밀한 기준을 적용하면 뼈에 해당될 수 있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 상반기 중 반입 안 되면 올해 영향 ‘미미’ 지난 2003년 미산 쇠고기 금수조치 이전까지 국내로 육류반입시 0.5% 표본검사와 30% 정밀검사를 거쳐야 했다. 그러나 현재 수입육 업계에서는 이를 각각 20%, 100%까지 높여 강도 높은 검역기준이 적용될 것이란 이야기까지 돌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농림부 관계자는 “30일 수출작업장 현지조사단 방문결과 발표가 예정된 것 외에는 아직까지 어떤 것도 결정되지 않았다. 이후 종합적 검토와 함께 미국 측과도 추가적으로 세부항목에 대한 논의를 마쳐야 한다”고 말하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관련 전문가들은 미산 쇠고기가 국내에 반입될 경우 초기에는 업체간 비용편차에서 발생하는 가격차를 비롯해 호주산 쇠고기와의 시장쟁탈전, 최종 소비처인 일반식당에 정착하기까지의 혼란 등 진통이 수반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상반기 중에 미산 쇠고기 수입재개가 이뤄지지 못할 경우 국내 식육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올해에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이들은 지적하고 있다. 도영경 ykdo@chuksan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