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은 유효성·안전성과 함께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확보가 요구되며 천연물을 소재로 하는 생약 또한 의약품이므로 기존의 화학적 합성제제와 동등한 품질관리가 필요하다. 전언한 바와 같이 생약은 대개 약효를 발휘하는 유효성분의 확인이 어렵고, 다양한 요인에 의해 약리성분의 함량이 변동될 뿐 아니라 복방을 기초로 하는 제제학적 특성 등 적정한 품질관리를 수행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수많은 난제를 안고 있다. 생약의 품질평가 및 관리기술을 선도하는 일본의 경우, 확인시험과 정량시험을 근간으로 개별 원료약품의 품질관리를 엄격하게 시행하되 최종제품은 GMP 규정과 절차에 근거한 제조기록공정서 작성·유지를 통해 품질을 인정하는 추세이다. 확인시험은 주로 박층크로마토그래프(Thin Layer Chromatograph, TLC)를 이용해 Rf치 및 반점의 색조 등 개별 생약의 이화학적 특성을 판단기준으로 채택하고 있다. 최근에는 보다 합리적이고 객관성 있는 확인시험을 위해 하나의 생약 중 복수성분을 동시에 확인하는 ‘동시확인시험’이 점차 보편화되는 추세이며 아울러 지표성분이 2개 이상의 생약에 해당되는 경우 ‘분별확인법’이 검토되고 있다. 화학적 합성제제와 마찬가지로 생약에 있어 가장 효과적인 품질관리 기술은 유효성분의 정량분석이지만 생약의 물리화학적 특성상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 관리수단으로는 생약의 지표성분 발굴과 정량법 개발이 거론되고 있다. 지표성분이란 화학적으로 규명된 성분중 품질관리를 목적으로 설정한 성분으로 반드시 유효성분 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현재까지 고성능 액체크로마토그래프(High Performance Liquid Chromatograph, HPLC)를 이용한 지표성분 정량법은 생약의 가장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품질평가방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공정서에 수재된 약 71종의 생약에 대해서 지표성분이 설정되어 품질관리 수단으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으나 아직도 대부분의 생약이 지표성분조차 불분명한 상태로 남아 있다.<표 참조> 최근에는 계량분석법과 근적외선분광기(Near Infrared Spectroscope)을 이용한 생약의 확인시험 및 원산지 판별기법, DNA-Fingerprinting 및 DNA-CHIP 등 생약의 유전자 정보 분석을 통한 품질관리 기법 확립에 등 첨단기술을 응용해 다양한 분야에서 보다 심도 있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맺는말 생약의 고유한 특성을 이해하고 한의학적 이론의 기반위에 장구한 기간동안 인축의 건강증진을 위해 활용해 왔다는 측면에서 보면 생약자원은 매우 소중하고 계발할만한 가치가 충분한 지적유산이 아닐 수 없다. 독일이 은행잎으로부터 기능성분을 분리해 의약품으로 개발,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고 천연물분야의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예는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생약의 효능과 안전성이 관습적으로 확인됐다고 본다면 생약의 성패는 안정적이고 일정한 수준의 품질 유지와 관리기술 확보가 관건이라 믿어지며 아울러 생약의 효능을 객관화시키고 전통적인 민족지식 자원의 현대적 해석이라는 측면에서 생약의 품질관리 확립은 매우 중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석기술의 한계 때문에 여러 가지 조성의 생약원료와 부형제로 구성된 추출제 등 한방제제의 정량은 아직도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되며, 위품 및 저급생약을 판별하기 위한 원산지확인기법, 품질관리기법 표준화를 위한 대조생약의 확보 등 품질관리 기반조성을 위한 다각적이고 부단한 노력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