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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업중엔 한우가 블루오션”

낙농·양돈 농가들 사육 전환 ‘바람’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6.06.01 13: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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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물 수입 개방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축산업의 규모화, 전업화가 빠르게 진행돼 온 가운데 최근에는 축산 환경 변화에 따라 축종간 축산 여건이 달라짐으로써 상대적으로 경쟁력있다고 판단한 품목으로 축종을 아예 전환하거나 기존 축종을 유지하면서 한우 사육에 참여하는 경우가 눈에 띈다. 특히 최근 약 3년간 양돈농가와 낙농농가수가 줄어드는 대신 한우 사육농가수는 늘어나 주목된다.

◇ 양돈·낙농 농가의 한우 사육 사례
충북 청원에서 모돈 1백두 규모의 양돈장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4년전 송아지 20두를 구입, 한우 일관사육을 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1백두 규모로 키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축종별 사육의 전문성을 감안할 때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점도 있으나 한우가 전망이 있을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여져 주목된다.
양돈협회 모 지부장으로 있는 J씨의 경우는 환경 문제로 양돈을 포기해야할 상황이라며, 현재 한우 사육을 위한 농장부지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충북 충주의 한 농가도 농장을 매각하고 한우 사육을 검토하고 있는 등 분뇨처리 등 양돈 사육환경 악화에 따라 양돈사육에 대한 오랜 경험을 뒤로 하고 한우로 품목을 전환하는 경우가 전국적으로 비일비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용인에서 상당한 규모의 낙농을 해오던 J씨의 경우는 최근 낙농을 접고 한우 사육으로 전환했으며, 포천 이동에서 2백두 규모의 낙농을 하고 있는 K씨는 젖소를 유지한 채 한우 2백두를 사육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의 기업 낙농으로 손꼽혔던 T목장의 경우도 낙농을 접고, 현재 육우 1천7백두, 한우 3백두 규모의 농장을 경영하고 있는데 앞으로 3년 후면 한우를 1천5백두 수준까지 확장시킬 계획에 있다.
이 밖에 소규모 낙농가들의 경우 한우 몇 마리를 사육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만약의 경우 낙농을 더 이상 계속할 수 없을 경우 한우 사육으로 전환할 뜻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편 양돈, 낙농 농가의 한우 사육 참여나 축종 전환과 함께 한우 사육농가의 규모 확장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포천에서 고급 한우를 사육하고 있는 H목장은 제2의 대규모 한우목장을 계획하고 있는 등 축산 현장에서는 한우 사육장 설치를 위한 공사가 여기저기 목격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한우 사육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한우가 타 축종에 비해 분뇨처리 등의 어려움이 없는데다 개방시대에 타 축종에 비해 경쟁력있는 품목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우의 가격경쟁력이 문제이긴 하지만 한우 고급육 소비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확보돼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최근 3년간의 통계를 보니
축산 현장의 이 같은 현상이 통계에서는 어떻게 반영됐을까.
우선 10년전인 지난 95년 WTO체제 출범이후 축산 변화를 살펴 보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축종별 사육마리수는 줄어드는데 비해 사육가구수는 줄어 들고 있는 현상이 확실하게 반영되고 있다.
한우 산업의 경우 지난 95년말 51만9천농가가 2백59만4천여 마리를 사육, 호당 5두 수준이었으나 올들어 지난 3월에는 8.8두로 늘어나 뚜렷한 전업화, 규모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낙농 산업의 경우도 지난 95년말 2만4천농가가 55만3천여마리를 사육, 호당 23두에 불과했으나 지난 3월에는 54두로 2배이상 늘어났다.
양돈 산업도 지난 95년말 4만6천농가가 6백46만1천마리를 사육, 호당 1백40두 수준이었으나 지난 3월에는 7백82두로 5배이상 늘어났다.

한우농가 증가세 계속
낙농·양돈농가 감소세

그런데 더욱 주목되는 것은 최근 3년간의 농가수 변화다. 지난 2003년 말부터 올들어 지난 3월1일현재 가축 통계를 비교해 보면 한우 농가수는 그동안 감소 일로에 있던 것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3년전 18만2천6백농가이던 것이 그동안 매년 증가해 지난 3월에는 18만7천9백농가로 5천3백농가가 늘었다.
반면 젖소 사육농가와 돼지 사육농가수는 그동안 계속돼 오던 감소세를 이어갔다.
3년전 1만5천2백농가이던 것이 지난 3월 1만1천5백농가로 3천7백농가가 감소했다. 젖소 사육농가수도 3년전 1만5백농가가 지난 3월 8천9백농가로 줄어들어 3년새 1천6백농가가 낙농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한우와 젖소, 돼지의 농가수 변화에서 눈에 띄는 것은 공교롭게도 지난 3년동안 한우 농가수가 늘어난 5천3백농가만큼 젖소와 돼지 사육 농가수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비록 공교로운 통계 수치이긴 하지만 젖소와 양돈농가가 한우 농가로 전환했음을 통계적으로 뒷받침하는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문제는 없나
낙농 농가나 양돈 농가의 한우 사육 전환과 한우 사육농가의 한우 사육 규모 확대는 앞으로 한우 사육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임을 예고 있다.

美 쇠고기 수입 대응
한우 경영전략 필요

한우 사육 규모의 증가는 현재 한우 가격이 다소 높은 수준을 감안할 때 긍정적인 측면이 없지 않지만 한우 가격이 일시에 큰 폭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크게 우려된다.
더욱이 미산 쇠고기 수입재개를 앞두고 있는데다 한미 FTA등을 감안할 때 한우 가격 하락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낙농 농가나 양돈 농가가 한우 사육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한우 산업계로서는 분명 듣기 좋은 소리다.
하지만 한우 사육농가수의 증가는 앞으로 국내 한우 사육 농가간 더욱 치열한 경쟁을 의미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감안한 한우 경영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하겠다.

장지헌 wkd3556@chuksa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