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인생에 있어서 돼지는 직업, 그 이상입니다.” 돼지라면 살아있는 것만 빼놓고 어떤 것이든 수집 대상에 포함된다는 이종영씨(이천AI센터 대표).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이씨가 아내 유원자씨 및 두자녀와 함께 둥지를 튼 아파트는 현관부터 예사롭지 않다. 은은한 연보라빛 조명이 가리키는 유리장식장속에서 형형색색의 1백여점의 돼지인형이 다양한 표정으로 손님을 반기고 있는 것. 이어지는 복도를 따라 거실과 주방, 침실로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돼지그림액자와 벽걸이용 돼지조형물, 침대옆 돼지모형 나무협탁 에 이르기까지 시선이 머무를수 밖에 없다. “우리집과 사무실을 다녀본 사람은 모두들 ‘돼지판’ 이라며 신기해 해요” 수집품 하나하나를 가리키며 소장과정과 에피소드를 전할 때면 평소 묵묵하기 그집없는 이씨라도 어느새 열정적인 ‘그라운드의 아나운서’가 돼있다. 이런 그가 처음 돼지 작품 수집에 나서기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10년전. 이천AI센터를 막 출범시키며 홀로서기에 나선 그 즈음이다. “그냥 돼지가 좋았습니다. 해외에서 한두개 구입해 가져오던 것이 이제는 취미 수준을 넘어선것 같아요” 그의 막연한 돼지사랑을 뒷받침하는 부분이다. 실제로 그의 수집열에 주위사람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미국의 한 레스토랑에서 발견한 돼지모형의 촛대 구입을 현지시장을 찾아헤매거나 해외박람회에서 본 전시제품 때문에 그곳 공장까지 쫓아가는 사례 등은 평범한 일화에 불과하다고. 이에 현재 이종영씨의 소장품은 각종 소재로 만들어진 해외 20여개국의 돼지인형만 3천점이 넘는다. 여기에 전문화가의 그림 1백여점에 조형물과 십자수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도 헤아리기 힘들정도. 최근에는 2천년이 넘은 중국의 토기돼지 2점도 확보, 모처에 보관중이다. “돈되는 일로 생각했으면 못했을 것”이라는 이종영씨. 하지만 그의 수집열은 ‘돼지역사박물관’ 개장(오는 12월 예정)을 추진하는 토대가 됐다. 여기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춘 돼지를 주제로 한 테마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이런 그지만 욕심(?)은 한도 끝도 없다 “부탁이 있는데…. 어디가서 돼지 인형이나 미술품을 보면 좀 사다줘, 내가 그 값은 톡톡히 할테니까. 잊지말라구” 이일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