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한국을 찾은 양돈선진국 관계자들은 국내 양돈인들에게 다소 충격적인 통계를 내놓았다. 프랑스 육종회사 뉴클리어스사의 해외무역담당 잭맬론씨와 덴마크 댄브래드 인터내셔널사의 국제담당 헨릭보홀름씨가 밝힌 자국의 모돈 사육두수는 각각 1백10만두 내외. 농림부가 집계한 지난해 우리나라의 모돈사육두수인 94만두 보다 1.17배 정도 많은 규모다. 하지만 연간도축두수에서는 그 격차가 대폭 벌어진다. 덴마크와 프랑스의 경우 지난해 도축두수가 2천4백~2천5백만두로 1천3백50만두를 기록한 우리나라와 무려 1천만두 이상의 차이를 보인다. 1.8배에 가까운 수치. 단순 수치계산만으로는 MSY가 덴마크와 프랑스의 경우 각 21두를 상회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14두선에 불과하다는 결론을 얻을수 있다. 때문에 국내 일부 전문가들은 당장의 미국쇠고기 수입재개는 물론 한미FTA에 이르기까지 갈수록 심화되는 개방압력 추세에 주목하며 ‘위기’ 라는 표현을 서슴치 않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차이의 원인은 무엇인가. 일단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원인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이견이 없다. 아직까지 사양기술이나 환경자체가 이들 국가에 비해 전반적으로 뒤떨어지는데다 최근의 각종 돼지질병(또는 소모성질환, 일명 ‘4P’) 영향에 따른 자돈폐사 등 극심한 생산성 저하가 바로 그 것. 그러나 이러한 원인만으로는 7두에 달하는 MSY 차이를 충족시키지는 못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육종전문가들은 이에대해 “국내 종돈 수준이 세계적 수준에 올라와 있다고는 하지만 산육능력과는 달리 번식능력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또다른 원인을 찾고 있다. 실제로 한국종축개량협회가 지난해 전국 51개 농장의 자돈등기 실적 중 번식기록을 토대로 산출한 순종돈의 산자능력을 보면 모계통인 랜드레이스의 평균산자수가 10.5두, 요크셔의 경우 10.06두로 각각 분석됐다. 반면 덴마크의 경우 이들 두품종 모두 13~14두에 도달, 최소 2.5두 이상 번식성적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물론 이러한 순종돈의 유전능력이 모돈 산자능력의 바로미터라고는 할수 없지만 GGP에서 GP, 다시 PS에 이르는 과정에서의 능력향상이 ‘평균이하’라는 최근의 국내 현실을 감안할 때는 그 심각성을 다시한번 되새겨야 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들은 따라서 보다 체계적인 산자능력 개량을 위한 육종체계 정비와 관심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육종전문자는 “최근 육질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종돈의 번식능력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관심이 떨어질수 밖에 없다”며 “육질개량과 함께 번식능력에 대한 개량도 지속적으로 병행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일호 L21ho@chuksan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