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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매개의 사회적 가치 (상)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6.07.05 11:3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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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외면받던 양봉산업이 최근 그 가치를 재조명 받고 있다.
단순히 천연꿀을 생산하는 것에서 벗어나 천연항생물질인 프로폴리스의 개발과 특히 화분매개로서 꿀벌의 가치는 우리의 상상을 벗어나는 수준이다. 꿀벌이 어떤 역할을 하고 이 활동이 산업적으로 어떤 가치가 있는지 재평가해야 할 때다.

곤충들은 복잡한 상호작용을 보이는 자연의 일부로서 우리 식탁에 음식을 제공하는데 기여하고 폐기물 분해에도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아마도 지구상에서만 생존하고 있을 우리 인간은 이들 곤충이 없이는 멸종하게 될 것이라고 무척추동물 보존을 위한 Xerces 협회의 회장인 Mace Vaughan회장은 주장했다.
‘BioScience’ 4월 1일자에 발표에 의하면 이러한 곤충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들 중 일부를 경제적인 가치로 환산하면, 미국에서만 연간 5백 7십억 달러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곤충들은 우리 환경과 삶을 향상시켜 주는 기능들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이러한 기능들에 대해 인간들은 이제서야 조금씩 알아가고 있을 뿐이다. 이들 곤충들의 조그만 노력이 대단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된다”고 연구에 참여한 Losey 교수는 말한다.

꿀벌 효과…30억 달러 평가

즉, 곤충들은 5백억 달러의 레크리에이션 산업에 기여하고 있는 야생생물들의 먹이원으로, 45억 달러 이상을 제공하고 있는 해충 방제 분야를 비롯해 초지 청소를 통해 목장주들에게 연간 3억8천만 달러 정도의 비용 절감 효과를 유발하는 유용 자원이라고 이 연구 보고서는 평가했다. 그런데 이 평가액은 매우 보수적인 추정치로서, 아마도 이 수치는 곤충들이 인간에게 주는 실제 가치의 일부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Losey 교수는 기술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서 눈에 띠는 것은 꿀벌의 화분매개 효과를 30억 달러로 평가한 대목이다.
화분 매개란 동종(同種)의 꽃에서 암·수가 다른 송이거나 또는 한 송이 일지라도 암술에 수술의 화분을 전달함으로서 이루어지는 씨받이(受精) 현상이다.

타화수정 통한 근친교배 해결

식물은 꿀벌이 생존하는데 필요한 가장 중요한 두 가지를 주고, 그에 대한 보답으로 화분매개를 통해 자신의 종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상호 보완적인 공생을 한다. 오늘의 과실(씨앗)은 내일의 식물이므로 다음 세대는 씨앗으로부터 생겨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적은 양의 씨앗밖에 생산하지 못하는 식물은 결국에는 멸종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만일 꿀벌의 화분매개가 없었다면 지구사의 식물들은 모두 멸종되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말한다. 원예 분야에서는 과일과 채소의 열매를 많이 맺을 수 있도록 하는 수정매개체로 이용하고 있다.
자웅(雌雄)이 한 송이 꽃에 있는(암수한몸) 꽃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수술에 있는 씨(花粉)를 받았을 때(自化受精)보다 다른 꽃의 꽃가루에 의해 수정된(他花受精) 씨알이 더 굵고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은 동물계에서 근친교배(近親交配)를 꺼리는 현상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식물계에서 근친교배를 방지하고 타화수정을 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일일이 붓을 가지고 수술에 있는 화분을 찍어 암술에 전하는 인공수정(人工受精)이나 곤충, 특히 꿀벌에 의존하는 방법밖에 없다. 사람의 손을 빌리는 것은 제한된 범위나 지역에서만 가능할 뿐이지 광범위하게 재배·분포된 농작물에는 불가능하며 그 효과도 꿀벌의 그것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현대에는 작물재배 환경의 변화로 화분매개 곤충의 필요성이 매년 높아지고 있는데 그것은 날로 증가하고 있는 시설재배작물과 무관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