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우리생활의 주요 트렌드로 자리 잡은 「웰빙(wellbeing)」도 알고 보면 ‘잘먹고 잘 살자’라는 우리사회 저변에 깔린 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삶에서 먹거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극명하게 나타내는 표현이라 하겠다. 아무리 산업화가 고도화되고, 1차 산업의 위상이 축소되어도 우리의 생존에 필수불가결한 생명산업인 농업은 그동안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여 기아와 식량부족 등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인간의 삶의 질 향상에 지대한 기여를 해왔지만, 한편으로는 증량위주의 농업정책으로 말미암아 많은 농산물이 농약 및 화학비료, 항생제 등에 오염되어 식품안전에 대한 중대한 문제로 대두되면서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먹거리에 대한 품질우수성 뿐만 아니라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져, 농축산물판매장에 가보면 쇠고기 등 축산물에서 깻잎이나 상추 같은 농산물까지 대부분의 농축산물이 생산자 및 원산지 등의 이력정보와 제품에 대한 상세한 내용이 표시되어 거래되고 있다. HACCP 도입통해 냉장육 거래 정착 수입개방이 가속화됨에 따라 국가간 교역이 자유로워져, 새로운 농산물이 범람하고 있고, 품종과 사양방법에 따라 품질이 다르고 값도 다양해져 있는 요즈음 시금치, 양파 등이 수입 오랜지, 키위 등에 비해 훨씬 상세한 이력관리가 이루어져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신뢰를 받고 있는 점은 개방화 시대에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축산의 경우 BSE(광우병)·구제역·조류인플루엔자 등의 질병전염이나, 이러한 질병에 감염된 가축에서 생산된 축산물이 국내로 수입될 가능성을 효과적으로 차단하여 국내 축산업의 붕괴를 막아야 하는 당위성이 요구되고 있다. 이를 위해 축산농가와 관련업계는 안전하고 품질이 우수한 먹거리 생산을 위하여 도축가공시설을 현대화하고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제도의 단계별 도입과 함께 우수브랜드를 중심으로 냉장육거래의 정착과 소비문화의 고급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생축 개체관리 치밀한 계획 세워야 쇠고기의 경우 광우병 등이 발생시 신속하게 이동경로의 추적을 통해 문제의 소를 격리시키거나 해당 쇠고기를 수거·소각하고, 원인규명을 위한 필요한 조치 등을 신속하게 취함으로써 소비자 및 생산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쇠고기 이력추적시스템’시범사업이 ‘04년 하반기부터 우수브랜드경영체를 시작으로 점차 확대 추진되어 오고 있다. 세계적으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는 ‘한우’에 대해 이력관리가 이제서야 추진됨은 다소 늦었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우리나라 소 사육규모의 영세성, 사육농가의 고령화, 기록문화의 미정착 등 생축(生丑)의 개체관리는 생각보다 쉽지 않아 보다 신중하고 치밀하게 계획을 세워 추진해야만 했다. 그러나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재개와 FTA 협상 등으로 외국산 쇠고기의 수입이 늘어날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 해소와 우리나라 한우산업의 차별화를 위해 이력추적시스템을 본격 추진해야만 할 형편이다. 쇠고기 이력추적시스템은 예산투입을 통해 소비자에게 쇠고기에 대한 안전·안심만을 가져다주는 것만이 아니라, 허위원산지 표시방지, 가축의 개량, 경영개선, 정확한 가축통계를 이용한 수급조절 등 여러가지 부수적인 효과들도 기대된다. 쇠고기 이력추적시범사업은 ‘06년 7월 현재 14개 브랜드 경영체와 3개 지자체에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그리고 금년 하반기 이후 참여브랜드 및 시·군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며, 조만간 우리나라도 농장에서부터 식탁까지 이력이 확인되지 않은 농축산물은 시장에서 배척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국민은 신토불이(身土不二)라 하여 유난히 국산 농축산물을 선호하는 성향이 크다. 농축산물에 대한 철저한 이력관리를 통해 이러한 소비자의 기대에 부응하고 품질이 우수하고 안전성이 보장된 먹거리를 공급할 수 있다면 한우를 비롯한 우리 농축산물은 개방화의 높은 파고를 효과적으로 해쳐가는 생명산업으로서 굳건히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