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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한마당> 우화 속 ‘거북이’ 같은 동료낙농가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6.08.05 11: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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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매바위목장) 서울우유 안산헬퍼협의회 고문】
초등학교 때 읽은 토끼와 거북이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특히 거북이를 얕잡아보고 ‘아름다운 동산’ 오르기 경주를 제의한 토끼는 처음부터 전력을 다하여 뛰다가 거북이가 따라 올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낮잠을 자다가 결국 승리의 고지를 꾸준히 기어오른 거북이에게 넘겨준다. 이들이 벌인 경주는 긴 거리였고 난코스로 계산 않고 뛰던 토끼는 지친 나머지 잠을 청했을 것이다. 토끼가 일어났을 때 거북이는 꾸준히 기량을 조절하면서 이미 승리의 고지에 도달했던 것이다. 그것은 장기간의 어려운 레이스에 대한 철저한 계획 없이 막연한 자신감으로 눈에 보이는 결과를 선호한 성급한 토끼에게는 예견된 결과였다 하겠다.
이제는 거북이가 뒤따라 오른 토끼에게 ‘아름다운 동산’ 내려가기 경주를 제의했다. 이번만은 질 수 없다고 의분을 삭이지 못한 토끼는 현실에 부합된 생각을 하지 못하고 그동안 해오던 방식대로 그냥 내달렸다. 그러나 정상을 오르면서 많은 생각을 했던 거북이는 내려갈 때도 토끼에게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고정관념을 버리고 굴렁쇠 구르듯 해야 한다고 생각한 거북이는 손·발과 얼굴을 모두 몸통에 넣고 굴러 또다시 토끼를 이겼다.
토끼와 거북이가 산에서 내려오는 경주는 본인이 지어 낸 이야기이지만 이 말을 가끔 술좌석에 앉으면 동료낙농가들에게 건넨다.
우리 지역에는 이거복(신가성목장·화성시 봉담읍 내1리)이라는 낙농가가 있다. 본인은 그 동료낙농가에게 20년전 지은 별명 거북이를 가끔 부른다. 이름(거복)이 거북이와 비슷해서는 절대 아니다.
이거복동료는 32년전 젖소 3마리로 시작했지만 거북이처럼 생각하고 근면·성실함으로 일관하여 이제는 양질의 원유를 매일 1천3백kg씩 서울우유로 낼 정도의 전업농가로 우뚝 섰다. 관내 대다수 낙농가들은 그를 거북이처럼 근면·성실한 사람이라고 부른다. 본인이 이거복씨의 별명을 거북이라고 지은 것이 틀린 말은 아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