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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고 맛있다” 입소문에 ‘빈촌’이 ‘부촌’으로

■초저가 한우 판매인기 정읍시 산외면 ‘한우마을’에 가보니…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6.08.09 11: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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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가 판매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정읍시 산외면 평사리, 일명 한우마을.
지루한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한창 기승을 부리고 있는 지금도 이곳 한우마을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마을 입구에서부터 길게 늘어선 수많은 자동차들이 한우마을의 인기를 반영하고도 남았다.

■하루 평균 30두, 매출 1억5천
정읍한우협회 박승술 지부장의 설명에 따르면 원래 한우마을의 원조는 전국이 IMF로 시끄럽던 1998년에 근처 칠보면에서 원가로 한우를 판매하는 곳이 생겨나면서 시작됐다. 그러던 것이 최근 산외지역으로 옮겨오면서 자리를 잡은 것이다.
현재 이곳에는 30여개의 한우전문판매 정육점과 20여개의 식당이 밀집해 있으며, 지금도 식당과 정육점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최근에는 대부분의 업소에서 정육점과 식당을 함께 하고 있다.
이곳에서 하루에 팔려나가는 물량이 요즘은 많이 줄어 업소당 1두 정도니 하루 30두 정도로 추산된다. 면 전체 인구 3천명에 불과한 곳에서 하루 경제효과가 1억5천만원이라는 얘기다.

■초저가 신선육으로 승부
비록 등급이 낮은 비거세우를 판매하고 있긴 하지만 매일 아침 도축한 한우만을 육회로 하루 전 도축한 것만을 구이용으로 판매하면서 ‘믿을 수 있다’, ‘신선하다’는 호평을 듣고 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가격. 등심이나 특수부위와 생고기의 가격이 한 근(6백g)에 1만4천원이다. 보통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국내산 냉장 삼겹살 1인분(2백g)이 7천원인 것과 비교해 보면 입이 벌어질만한 가격이다. 정육점에서 구입한 고기는 근처 어느 식당에서든 생고기는 5천 구이는 6천원만 내면 바로 먹을 수 있도록 상을 차려준다.
4인 가족이 한우고기 외식을 하는데 고기값 2만원에 서비스비용 6천원이면 충분하다. 이것이 이곳 산외면 한우마을이 가진 경쟁력이다.

■믿을 수 있다 소문에 외지방문객 많아
이곳에서 비교적 규모가 큰 식당 한 곳을 찾았다. 주말에다가 점심시간이어서 인지 주차장은 이미 광주, 대전 등 외지에선 온 차들이 가득했고 50여개 되는 테이블은 이미 만원, 주차장 근처의 나무그늘에는 밖에는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더위를 피하고 있었다.
할 수 없이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주인은 주말에는 도축한 고기가 없어 생고기는 팔지 않는다며, 특수부위를 권했다. 그의 권유대로 특수부위 1천2백g을 구입하고 3만원을 내자 2천원을 거슬러줬다.
푸짐한 한상을 차려놓고 식사를 하는 시간 내내 식당 앞 도로는 오고가는 차들로 혼잡을 이뤘고 교통경찰은 이를 수습하는데 애를 먹고 있었다.
한 업주는 “요즘은 손님은 밀려들고, 비거세우 구하기는 어려워 전국 어디든 소가 있는 곳엔 발 벗고 찾아가야 할 정도”라고 나름의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한우마을을 자주 찾는다는 한 손님은 ‘왜 이곳을 자주 찾느냐?’는 질문에 “물론 최고 한우의 맛을 원했다면 굳이 여기를 찾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돼지고기 보다 싼 가격에 신선한 한우를 먹을 수 있는데 어떻게 오지 않을 수 있겠냐?”며 반문했다.
지방의 작은 마을이 고급육 중심의 한우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정읍=이동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