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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형의 ‘황소 발자욱’ / 제1부 나는 누구인가

고3 진학 낙제서 기사회생…오기로 공부 정진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6.08.30 14:5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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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방과 합격의 기적같은 인생길 Ⅱ

내가 안양중학교 입학시험에 합격했는지 확인을 하고 돌아오신 아버지께서는 난생 처음 잘했다고 칭찬을 하시면서 기뻐하시는 모습이 지금도 내 머릿속에 문득 생생하게 떠오르곤 한다. 정말로 기적같은 일이 일어나 행운을 잡은 것이다.
내 기적과도 같은 두 번째 사연이다.
나는 안양중학교를 반에서 37등으로 졸업하고 영등포 대방동에 있는 성남고등하교에 입학해 안양에서 통학을 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한 것은 고등하교 2학년 종합 성적이 60점 이하가 돼 낙제를 할 수밖에 없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여기까지 온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 갈 뿐만 아니라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큰 충격을 드릴 것 같아 성적표를 보여 드리지도 않았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서 담임선생께서 부르시더니 낙제대상자 17명중에서 7명을 구제했는데 그중 내가 포함돼 3학년으로 진학하게 되었다는 말씀을 하시는 것이 아닌가? 기쁘기도 하지만 있을 수 없는 기적이 나에게 또 일어났던 것이다.
3학년에 진학하고서는 마음을 가다듬고 나름대로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도 불구하고 모의고사를 보면 항상 기대에 미치지 못할 뿐아니라 전 성적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그 당시에도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원을 다녔는데 나는 학원 문앞을 몇번 서성거리면서 구경만 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또 다시 이상한 일이 발생한 것은 3학년 마지막 모의고사에서 내가 기하학을 100점 만점을 받은 것이며 이것은 초등학교와 중ㆍ고등하교를 거치는 동안 처음 있는 일이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때 기하학을 가르치시던 담임선생께서 나를 교무실로 부르시더니 첫 번째 하시는 말씀이 “인형이 네가 모의고사에서 기하학을 100점 만점을 받았는데 누구 답안지를 보고 커닝한 것이냐”하고 묻는 것이 아닌가? 내 능력을 믿지를 않았다는 것이다.
나는 그 후에 안양의 어느 모임에서 성남고등학교 3년 선배이고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축산학과를 다니시는 원용택 선배(대한사료 사장역임)를 만나서 대학 진학문제를 의논한 후 당초에는 국문학과를 지원하려 했으나 생각을 바꿔 축산학과를 지원하게 됐다. 담임선생께서도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축산학과는 합격할 수 있다고 추천해 주셔서 대학에 합격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집에서는 애당초 서울대학교를 합격하리라는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또 중학교시험 때와 같이 덜컥 합격을 했으니 어찌하겠는가?
나는 그때의 생각을 더듬어 보면 고등학교를 다닐 때까지도 공부는 물론이고 삶에 대한 의욕과 욕망 그리고 즐거움이 없어 항상 말이 없고 반항하는 행동을 하면서 혼자서 지내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이렇게 성격이 거칠게 변한 중요한 원인중의 하나는 셋째 숙부께서 두 딸만 있어 나를 초등학교시절부터 양자로 입적하려 하셨고, 아버지와 어머니도 내가 빨리 입적하기를 바라면서도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미뤄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는 그 중간에서 보살핌을 외면당해 정을 둘 곳이 없어 반항아로 변하게 됐다고 생각한다.
그 한 예로 셋째 숙모께서 잡비를 주고 옷을 사다 주셔도 나는 일체 거부했으며 어떻게든지 혼자서 나의 삶을 개척해야 하겠다는 생각과 의지가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발산하기 시작한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대학을 입학하면서 낮에는 학교 도서관에서 저녁에는 집의 냉방에서 3년간을 지내면서 방바닥에 눕지 않고 코피를 흘려가며 공부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