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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육수급 불똥…양돈업계 또다른 ‘악재’

육가공업계 추석 특수 불구 생산 감축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6.09.06 13: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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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경영난에 허덕여온 돈육가공품 업계가 추석 대목을 앞두고 지난해보다 생산량을 줄이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는 곧 국내산 돈육소비에도 영향을 미쳐 가뜩이나 돈가하락 전망으로 긴장하고 있는 국내 양돈업계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한국육가공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육가공제품 생산량은 전년대비 2.7%, 판매량은 0.6% 줄어들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 상반기의 경우 표면적으로 한자리 수의 감소율을 보이기는 했지만, 개별업체들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제, “일부 대기업들만의 성장세에 힘입어 그나마 전체적 감소폭이 좁아진 것일 뿐 웬만한 업체들은 몇 년째 극심한 매출부진과 판매량 감소로 인해 고전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때문에 각 업체별로 기존의 저가 중심 마케팅에서 과감하게 탈피, 차별화된 고급화 전략을 밑바탕으로 프리미엄 및 기능성제품, 소형제품, 초간편제품 등을 속속 내놓는 한편 대량수요처와 해외시장 개척 등 판로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업체 담당자들은 “그다지 재미를 못보고 있다”는게 한결같은 반응이다. 더구나 지난 해 8, 9월 육가공품 판매량이 전년대비 평균 10%가량 감소한 실적을 감안, 추석을 앞둔 대부분의 육가공업체들이 지난해보다 적게는 10%에서 15%까지 생산량을 줄여 잡고 있는 실정이어서 예전과 같은 ‘명절 특수’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이들 육가공업계의 국내산 돈육 사용량도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돈가하락 전망에 부심하고 있는 국내 양돈업계에 암운을 짙게 하고 있다.
실제로 육가공업체들은 3년 이상 지속된 고돈가 영향 속에서 경영난을 호소해 왔다.
한국육가공협회 최진성 부장은 “원재료 구매비가 2003년 대비 평균 70% 가량 상승했다”며 “이로 인해 수입육으로 눈을 돌리려는 추세가 급격히 확산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국내산을 고집하는 경향이 지배적인데다 수입돈육도 가격이 많이 오른 탓에 생각처럼 수입육으로의 전환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지만 수입육가격이 안정될 경우 위험성(?)이 높은 국내산 보다는 수입육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최 부장에 따르면 ’05년 한 해 동안 국내 총1백여개 업체에서 햄, 소시지, 만두, 냉동피자 등 육가공식품 원료로 사용한 돈육은 약 19만5천톤으로 추정되며, 이중 수입산 비중은 5~7% 수준이라는 것.
이 같은 원료돈육량은 돼지 2백90만두에 해당, 지난 해 돼지도축두수 1천3백50만두의 21.5%라는 산술적 계산이 나온다.
결국 돈육소비에 있어 거대한 한축을 담당하고 있지만, 고돈가의 호황 속에서도 정작 매출부진과 원료비용 상승에 허덕이고 있는 육가공업계의 현실은 고스란히 국내 양돈산업으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축산식품학회 김천제 회장은 “국내 양돈산업을 뒷받침하는 축산식품이 소비패턴의 다양한 변화 속에서 빠르게 적응하지 못한데다 정부지원책에 있어서도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며 “따라서 육가공제품 이미지 제고와 광고 및 판촉역량 배가, 다양한 유통채널 개척 등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업체들의 몫이고, 정부와 축산업계 차원에서의 활로모색이 필요한 때”라며 “신제품 개발 및 현안해결 등을 위해 정부차원의 지원 및 투자, 산학연 협동체계 구축에 대한 장려 등 장기적인 정책이 수립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양돈자조금의 거출 및 활용폭을 육가공분야로까지 확대해 1, 2차를 막론하고 돈육소비에 대한 활성화 및 자구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도 점차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도영경 ykdo@chuksa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