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수입재개 방침을 밝혔지만 미산 쇠고기가 국내에 상륙하기까지는 상당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생산자들에게 있어 보다 신중한 출하가 요구되고 있다. 미국의 쇠고기 수출업체들은 농림부가 미산 쇠고기 수입재개를 공식적으로 발표한 지난 8일 이전부터 꾸준히 “현재와 같은 한국의 수입위생조건에서는 수출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집하고 있다. 실제 미국 내에서 육류가공 및 포장에 있어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카길, 타이슨푸드, 스위프트 이상 세 개 팩커들은 한국 정부가 수입재개 발표를 하기 전부터 공공연히 한국의 수입위생조건을 문제 삼으며 ‘SRM을 제외한 뼈 조각 포함은 허용할 것’을 미생산자협회와 미농무부 등을 통해 강력히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기존의 수입위생조건을 고수하자 이에 대해 끝내 ‘수출불가’ 방침을 밝히고 나선 것. 이들 굴지의 팩커 업체 세 군데가 갖고 있는 도축작업장은 승인대상 36개 중에서 17군데이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19개는 중소규모 팩커들이 소유한 작업장들로서 사실상 메이저팩커들에 비해 적은 물량을 취급할 뿐 아니라 이들 역시 한국으로의 쇠고기 수출을 무리한 시도로 간주하고 있다. 공식적인 미산 쇠고기 수입 재개일인 지난 11일 육류수입업계도 신통찮은 표정이다. 수입업체 한 관계자는 “사실상 미산 쇠고기 수입을 위한 어떠한 움직임도 없는 상태”라며 그 이유에 대해 “광우병 금수조치 이전에는 검역과정에서의 문제발생시 물량이 본국으로 회수되는데 그쳤지만, 현재는 광우병 발생위험 때문에 OIE(국제수역사무국) 규정상 전량 소각해야 한다. 콘테이너 한 개당 최소 1~2억원을 호가하는데, 미국의 수출업체들이나 한국의 수입업자들이나 어떻게 감히 추진을 하겠나”라고 말했다. 수입재개 발표 이후 한우사육농가들이 입을 타격에 대한 우려 역시 만만치 않다. 농림부가 미국에 현지실사팀을 파견함과 동시에 수입재개를 예고한 8월말 이후 도매시장 출하물량은 예년보다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농협 서울축산물공판장 이규풍 상담실장은 “한우 출하두수가 전체적으로 많이 늘긴 했지만, 대체로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명절 준비 물량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농가들이 한우가격이 떨어질 것에 대비해 조기출하에 대한 고민을 하고는 있지만, 크게 동요하지는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관련 전문가들은 “미국의 쇠고기 수입조건 완화를 위한 정치적 압박이 향후에도 계속되겠지만, 우리 정부의 협상력이 어느 때보다 긴요한 시점”이라며 “정부정책이 국내 한우산업 보호 육성의 기폭제로 작용함과 동시에 농가들은 조기출하 자제 등 계획적이고 신중한 생산활동에 전념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도영경 ykdo@chuksan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