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우리 축산도 깨끗함이 돈이 되는 시대다. 철저한 방역이 곧바로 경쟁력이 되는 시대다. 다시 말해 안전경쟁력을 높이지 않으면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이야기다.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이 타결되고, WTO체제가 가동될 10여년전만해도 설마했던 시대가 우리 앞에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돌이켜 보면 2000년 구제역이 발생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축산물의 위생이나 안전성을 말하면 그것은 먼 훗날의 이야기일 뿐 당시 현실로서는 ‘배부른 소리’로 치부되곤 했다. 그런데 구제역 발생으로 소위 차단방역의 의미를 깨닫게 됐으며, 2003년 미국발 광우병 파동은 축산물을 안전하게 생산하지 않으면 소비자들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외면하게 된다는 것을 절감했다. 이제 철저한 차단 방역이나 위생적이고 안전한 축산물 생산이 돈으로 직결된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 것이다. 실제 위생등급에 따라 가격이 매겨지는 우유의 경우는 목장의 철저한 위생관리가 돈이 된다는 것을 유대 정산때마다 확인한다. 양돈농가나 양계농가 또한 항생제 사용 여부가 축산물 판매 가격을 좌우하고 있음을 실감한다. 이에 비해 한우 사육농가는 위생이나 방역이 돈과 직결된다는 인식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한우를 사육하면서 항생제를 사용하는 예가 거의 없고, 사료 또한 항생제를 첨가하지 않기 때문에 한우는 안전성 논란과 거리가 먼 것으로 인식해 왔던 것이다. 그러나 한우 농가들도 최근 브루셀라 때문에 인식이 확 달라졌다. 특히 브루셀라 강제폐기(살처분) 보상을 내달부터 80%, 내년 4월부터 60%로 줄이기로 정책을 세우면서 한우 사육농가들은 브루셀라 방역이 돈임을 절감하고 있는 것이다. 브루셀라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미적거리다가 내년 5월쯤에 소를 내다 팔려고 하는데 브루셀라 검사 결과 양성이 나오면 6백만원 받을 소를 3백60만원 밖에 받을 수 없으니 방역의 댓가가 이 보다 더 확실하게 증명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렇듯 안전경쟁력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력으로, 앞으로 우리 축산 농가들의 축산 경영을 좌우하게 될 것이 뻔하다. 때문에 한우 농가들 중에는 한우 사육에 있어 브루셀라 청정화를 최우선 과제로 하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앞으로 브루셀라 청정화가 한우 사육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임이 눈에 보이는 것이다. 즉 눈에 보이지 않은 돈에 눈을 뜨고 있는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돈은 이 뿐이 아니다. 최근 가축 사육환경과 관련한 각종 질병이 문제되고 있는데, 가축의 적정 사육밀도를 유지하는 것 또한 눈에 보이지 않는 돈을 찾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강조되는 것은 크린팜이다. 농장을, 목장을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이 우선은 비용이 수반되고, 노동력이 뒤따르는데 비해 그것이 당장 돈이 안 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농장을 깨끗하게 가꾸는 것을 급하지 않는 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머지않은 장래에 깨끗한 농장이 바로 돈으로 연결되는 시대가 온다. 아니 이미 왔다고도 할 수 있다. 그동안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추진하던 크린팜 운동이 이제 정부 정책의 일부로 소화되면서, 크린팜에 대한 정책 자금 지원 등의 인센티브가 주어진다고 하니 분명 크린팜, 그것이 곧 돈이 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경쟁력있는 축산인가의 여부는 축산 경영자가 크린팜 등을 통한 눈에 보이지 않는 돈을 얼마나 제대로 챙기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눈에 보이는 돈은 누구나 챙기기 때문이다. 장 지 헌 편집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