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중국 상해에서는 제27차 세계낙농연맹 총회가 개최됐다. 총회에서 중국은 자국 낙농산업의 발전현황을 전 세계에 알리고 세계적인 낙농대국으로 성장하겠다는 자신감을 보여주었다. 이번 총회에서 발표된 중국 낙농관련 최근 동향을 소개한다. 첫째, 중국 낙농산업은 말 그대로 규모나 범정부적인 관심에서 세계 낙농시장의 엄청난 대국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모든 인민들이, 특별히 모든 어린이들이, 하루에 500㎖의 우유를 마시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지난 4월 중국 사천성에 있는 한 낙농목장을 방문해 언급한 내용이다. 세계낙농연맹 총회장의 한쪽 벽면을 차지한 이 말은 오늘의 중국 낙농현황을 가장 잘 대변하고 있다. ’05년 현재 중국의 우유생산량은 2천5백만톤으로 한국 생산량의 11.2배에 달한다. 1인당 소비량은 도시지역 기준으로 25kg 수준이고 일부 지역은 48kg에 달하는 것으로 발표됐다. 우유생산량만으로는 ’00년에 비해 211.7%가 증가했으며, 소비량은 지난 10년간 매년 14.6%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목표대로 2억명에 달하는 초·중등 학생들이 1일 500㎖의 우유를 소비한다면 그 물량은 4천만톤에 달하고, 13억의 인구가 하루에 같은 량의 우유를 소비한다면 연간 소비량은 2억3천7백만톤에 달한다. 지난해 2500만톤 생산…한국의 11배 이는 전 세계 우유소비량의 1/3을 초과하며, 한국이 1년간 생산한 우유량을 3.5일 만에 소비할 수 있는 엄청난 물량이다. 이러한 낙농업을 위해 중국 정부는 이미 지난 ’04년 국가 주요육성산업으로 지정, 농가면세와 직접보조로 지원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초지육성과 종축 육종번식을 중점 지원하고 있다. 둘째, 중국 유업체들은 끊임없는 경쟁을 통해 시장 확보에 혈안이 돼 있다. 또 우유시장은 분유를 활용한 환원유 시장에서 자국산 우유를 활용한 음용유 시장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었다. 현재 중국 내 유업체는 1천600개사로 이중 ’04년 기준으로 연간 매출액이 60만달러(한화 6억원)이상인 업체는 630개사이다. 이중 30%는 가격 경쟁에 따른 비용증가로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우유처리량은 255개사만이 1일 50톤을 넘는 것으로 발표됐다. 지역별로는 내몽고지역이 전체생산량의 28.5%를 차지하고, 하북성 13.3%, 흑룡강성 8.1%, 산동성이 6.3%로 상위 4개성 58개 업체가 전체물량의 56.2%를 처리하는 것으로 발표됐다. 중국 우유소비 형태는 대부분 운송 및 보관체계 미비로 분유 또는 환원유 형태였지만 ’03년을 전후해 시유, 멸균유, 발효유를 포함한 액상유가 전체 소비량의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발표됐다. 그러나 시유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업체들은 수익성이 좋은 발효유 시장 확대에 주력해 ’00년부터 ’04년까지 30%의 시장 성장이 있었던 것으로 발표됐다. 해외 메이저 유업체…점유율 경쟁 치열 셋째, 중국에는 현재 외국의 주요 유업체들이 거의 모두 진출해 낙농산업 발전을 이끌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계기로 유제품에 대한 개방폭도 확대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었다. 중국시장에 대한 세계적인 유업체들의 진출은 지난 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됐는데 기반시설 미비로 미국, 이태리, 네덜란드의 일부 유업체가 철수를 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다시 자본참여 형식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발표됐다. 특히 세계 최대 유업체인 네슬레는 1990년부터 자체 브랜드로 유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뉴질랜드의 폰테라사를 비롯해 미국 4개사, 프랑스 2개사, 네덜란드 2개사, 덴마크, 스웨덴, 호주, 이태리, 영국은 물론 일본의 유업체도 현지에 진출해 자체 브랜드로 우유를 판매하고 있었다. 유제품에 대한 관세율은 ’01년 세계무역기구 가입을 계기로 대폭 완화해 액상유 15%, 치즈 12%를 제외한 전체 유제품이 대부분 10% 미만 저율 관세로 유지되고 있으며, 이러한 관세 인하에도 불과하고 자국산 유제품의 지속적인 품질 향상과 소비 확대로 전체 소비량 중 수입 유제품의 점유율은 오히려 줄어들어 ’00년 18.5%에서 ’04년 기준 13.7%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에서 볼 수 있는 중국 낙농산업의 잠재력은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상을 진행 중인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특히 중국은 이미 지난 ’04년 아세안(ASEAN)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해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시아를 비롯한 6개국과 금년부터 유제품 수입에 대해 관세를 철폐했다. 현재는 호주, 뉴질랜드와 자유무역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도 언젠가 다가올 중국과의 협상에 대비하기 위해 가까운 ‘낙농대국’ 중국을 보다 철저히 분석하고 준비하는 자세를 지금부터라도 가져야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