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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협 파업사태 해결점은 없는가

조합원·노조 차원 불씨 번져 사태 진화 ‘가시밭길’ 예상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6.10.30 11: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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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부 축협의 쟁의사태는 협동조합 노사 역사상 가장 최악이라고 할 만한 것이다. 27일 현재 파업이 진행 중인 7개 축협 가운데 업무가 완전 마비된 조합은 2개지만 나머지 조합도 결코 정상운영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상처를 입고 있다. 조합원과 고객들의 신뢰를 잃어 대량 예금인출사태가 빚어지는 등 심각한 사태를 맞고 있는 것이다.
화천양구축협은 24일 기준으로 파업 전에 비해 예수금 103억원, 정기예치금 65억원이 빠져나가 유동성 위기에 봉착, 중앙회의 추가지원이 없을 경우 영업정지조치가 불가피한 상항에 놓여 있으며, 연천축협도 27일 현재 파업 전에 비해 무려 175억원이 감소, 유동성 확보차원에서 인근조합의 수혈을 받는 실정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장기화되고 있는 파업국면도 그렇지만 협동조합의 주인인 양축가 조합원들에 의해 조합의 존폐가 논의되는 국면으로 까지 치닫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이번 쟁의사태가 축협노사의 차원을 넘어 축산업 전체의 문제로 번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현재 대의원총회의 해산결의가 이뤄진 조합은 2개지만, 상당수 조합에서 이를 논의 중에 있어 해산결의가 잇따를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일부 조합의 해산결의는 노사문제가 법상 사용자인 조합장을 비롯한 집행부와 노조의 관계를 넘어 조합의 주인인 양축가 조합원과 노조와의 관계로 발전한 것이라는 점에서 해결이 더욱 어려운 사안이다.
더욱이 전축노와의 교섭대상 조합 중 14개가 단체협약해지를 통보한데다 전축노는 단협해지통보와 해산총회가 자신들을 와해시키려는 의도로 판단하고 강경투쟁방침을 밝히고 있어 이번 사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가 조합해산이라는 파국으로 까지 치달아서는 안 된다는 게 축산인들의 인식이다.
많은 축산인들은 어려운 축산현실과 영세한 양축조합원들의 처지를 고려할 때 장기파업이나 조합해산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이번 사태를 보는 조합원들은 축산의 입지가 갈수록 위축되어 심각한 생존권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권익을 지켜주어야 할 조합이 이유야 어떻든 투쟁의 장이 되고 있는데 대해 허탈감과 배신감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 조합원들 사이에서 이럴 바에야 조합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극단적 얘기들이 난무하고, 이러한 정서가 해산결의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조합원과 노조와의 문제로 발전한 현재의 사태는 어느 정도 갈 데까지 간 상황인 만큼 생존권 차원에서 더욱 절실한 입장인 영세한 조합원의 관점에서 풀어야 한다는 게 뜻있는 축산인들의 의견이다. 또 이번 사태를 계기로 양축가가 진정한 주인이 되는 협동조합으로 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노사문화의 정착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신정훈 jhshin@chuksannews.co.kr